물건을 제대로 버리는 방법에 대하여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마흔 다섯번째 사진은 잘못된 분리배출 사례들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 한 주택가 1층에 버려진 전기장판.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을 분리수거하는 곳에 함께 버려져있다. 전기장판은 재활용품이 아니라 대형폐기물이다. 기자가 열흘 후 다시 저곳에 방문해보았는데, 그때도 수거되지 않은 채 버려져있었다. (이한 기자 2020.3.12)/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한 주택가 1층에 버려진 전기장판.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을 분리수거하는 곳에 함께 버려져있다. 전기장판은 재활용품이 아니라 대형폐기물이다. 기자가 열흘 후 다시 저곳에 방문해보았는데, 그때도 수거되지 않은 채 버려져있었다. (이한 기자 2020.3.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쓰레기 박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을 인터뷰한 적 있다. 홍수열 소장은 당시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재활용품을 종량제 봉투에 버리면 안 된다는 인식은 높은데, 반대로 재활용되지 않는 쓰레기가 분리배출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관행적으로 눈을 감거나 잘 모르고 넘어갔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쓰레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흐려졌다”

위 아래의 사진 두 개를 보자. 누군가 전기장판을 버렸다. 나무로 된 목재도 보인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커다란 스티로폼 등도 보인다. 저곳들은 서울의 한 빌라 1층 재활용품 수거함이다. 재활용을 하라고 내놓았다는 의미다. 가전제품 속 금속이나 나무 등은 무언가 재활용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도 든다. 하지만 그런 느낌과 달리 재활용 방법은 잘못됐다.

환경부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에 따르면 목재는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한다 종량제봉투에 담을 수 없으면 대형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전기장판은 대형폐기물이고, (아래 사진 속 커다란 물건의 용도를 잘 모르겠지만) 요가매트나 에어매트, 스티로폼 완충재 등도 저마다의 배출방법이 정해져있다. 귀찮고 복잡하겠지만, 버리는 방법을 좀 더 자세히 찾아보자. 정보를 찾기 어렵다면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을 다운받으면 된다.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기 애매한 것들을 모두 모아두는 게 '재활용품 수거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아니다. (이한 기자 2020.3.15)/그린포스트코리아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기 애매한 것들을 모두 모아두는 게 '재활용품 수거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아니다. (이한 기자 2020.3.15)/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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