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맞으며 제약 바이오 업계의 전년도 매출이 급증한 가운데, 수장 교체뿐만 아니라 사업 확장을 위한 신규 사업, 사업 분할 등 주요 안건들을 상정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맞으며 제약 바이오 업계의 전년도 매출이 급증한 가운데, 수장 교체뿐만 아니라 사업 확장을 위한 신규 사업, 사업 분할 등 주요 안건들을 상정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동국제약, 휴온스, 대원제약, 부광약품 등이 지난 19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2일에는 대한뉴팜과 바이넥스, 23일에는 제일약품이 주총을 열고 주요 안건들을 논의했다.

오는 24일에는 동아에스티와 SK바이오팜, 25일은 GC녹십자, 동화약품, 코오롱생명과학 등의 주총이 이어진다. 26일에는 셀트리온, 종근당, 한미약품, 광동제약, 보령제약, 일동제약, JW중외제약, 한독, 휴젤 등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주총을 여는 ‘슈퍼 주총 데이’다. 29일에는 경동제약과 동성제약, 30일에는 하나제약과 신라젠, 31일엔 신풍제약, 레고켐바이오,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등이 주총을 개최한다. 

◇ 수장 교체 앞둔 제약·바이오,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도 ‘눈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년 내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창립 후 9년 만의 쾌거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액 상승률은 66.4%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립 때부터 회사를 이끈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전 사장이 지난해 12월 물러나면서 존림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림 사장은 “지난 10년은 사업을 안정화하고 생산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면, 향후 10년은 생산 규모·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을 동시에 확대하는 다각화된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삼일제약은 30여 년 만에 '오너-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다.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허강 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갑자기 사임하면서 '허승범 부회장과 김상진 사장'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최근 실적 호조를 이어가면서 재무 건전성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삼일제약 매출은 2018년 946억원에서 2019년 1211억원, 2020년 123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8년 57억원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9년 4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 65억원을 달성하면서 36% 성장했다. 순이익도 2019년 흑자 전환한 뒤 작년 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체제 변화로 내년 베트남 점안제 공장 완공 및 신약 연구개발을 앞두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해 안정적인 자금확보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셀트리온은 서정진 명예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과 김형기 셀트리온 헬스케어 대표가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올해 주총에서는 서정진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수석부사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서진석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임기를 채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대표는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GC녹십자홀딩스 공동 대표인 허일섭 회장과 허용준 부사장, 김영주 종근당 사장, 윤재춘·전승호 대웅제약 사장, 엄대식 동아에스티 회장 등이다.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등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업계 ‘최장수 CEO’로 불리는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회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자발적으로 대표이사 용퇴를 선언했다. 이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지만, 회사에 남아 고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조욱제 부사장에 차기 대표이사 자리를 내준다. 지난 6년간 유한양행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정희 사장은 더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다. 유한양행은 정관상 대표이사는 1회만 연임할 수 있다.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이정희 사장은 등기임원에 포함돼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지만, 회사 경영에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자문 역할을 행하게 된다.

◇ 신사업 통한 수익성 확대...‘캐시카우’ 확보할까

주요 제약 바이오 기업의 신사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의약품 매출이나 자체 연구개발만으로는 성장동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부동산투자나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휴온스글로벌은 주주총회에서 올해 사옥 이전을 앞두고, 사업목적에 ‘부동산 매매, 임대, 개발 및 공급업’으로 변경하는 안을 상정했다. 또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사업을 주관할 휴온스바이오파마를 내달 신설하기로 하면서 국내 보톡스 산업 시장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휴온스그룹의 보톡스 임상 개발, 신약 개발 사업 등 바이오사업 부문을 담당할 계획이다.

22일 열린 주총에서 바이넥스는 세포조직은행 사업을 사업목적에서 삭제하는 정관일부변경 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또한 사업목적에 부동산 매매업 및 임대업을 추가하기로 의결하고, 업종 다각화에 따라 수출입업 및 대행업, 수입물품 판매업, 연구 용역 및 투자업무, 생명공학 및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연구 등도 추가했다.

한미약품·종근당·신풍제약 등은 정부의 R&D 국책과제 지원을 위해 사업목적 확장을 추진한다. 한미약품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정관에 '의학 및 약학 연구 개발업'을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한미약품은 향후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기존에 기타 항목에 포함돼 있던 사업목적을 명시적으로 구체화했다. 

종근당도 26일 개최될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연구, 개발, 기술정보, 학술 등의 제공업 및 관련 용역 수탁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신풍제약도 오는 3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학술연구 등 연구개발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위의 안건들은 전부 정부과제지원 및 공동연구진행 등 회사의 목적사업에 원활한 진행을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동구바이오제약은 정관에 벤처기업 투자 및 관리운영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투자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소 자본금이 100억원인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 자회사 설립도 추진한다. 앞서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놈앤컴퍼니, 뷰노 등 투자 바이오벤처의 상장 또는 임상 진전 등으로 기업 가치 제고 효과를 거둔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신기술사업자, 창업자, 벤처기업,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투자 및 관리·운영 사업, 사업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 자회사 설립·경영 및 투자업무, 자회사 등에 대한 자금 및 업무지원 사업 등이다.

셀트리온은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수출, 도매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 건을 상정하면서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과 의료기기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단키트 개발 업무 실시함에 따라 기존 '의약품 등의 제조, 수출, 도매 및 판매업'으로 돼 있던 사업 목적을 '의약품·의료기기 등의 제조, 수출, 도매 및 판매업'으로 변경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부동산이나 의료기기, 투자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며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사업 확장을 통한 캐시카우로 이를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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