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리스 상자부터 자동 포장 시스템까지
택배 박스 친환경 소재로 바꾸거나 공간 줄이거나
아이스팩 소재 바꾸고 비닐은 업사이클링 진행 

택배 전쟁으로 택배로 인한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온라인 배송 업체에서는 배송 자재 혁신을 통해 환경보호에 손을 보태고 있다. 사진은 11번가가 도입한 비닐 테이프 없이 조립 사용이 가능한 ‘테이프리스’ 택배 상자. (11번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배송 전쟁으로 택배로 인한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온라인 배송 업체에서는 배송 자재 혁신을 통해 환경보호에 손을 보태고 있다. 사진은 11번가가 도입한 비닐 테이프 없이 조립 사용이 가능한 ‘테이프리스’ 택배 상자. (11번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팬데믹 장기화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신선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생활 전반에 필요한 물품을 택배로 배송시키는 사람들이 늘었다. 택배 물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택배로 인한 쓰레기 배출량도 증가했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택배 쓰레기는 안전 배송을 위해 사용된 에어캡 등 완충재, 신선식품과 함께 온 아이스팩, 스티로폼 또는 박스, 박스를 동봉했던 테이프까지 다양하다. 

이에 이커머스 및 온라인 배송 업체에서는 배송 자재 혁신을 통해 환경보호에 손을 보태고 있다. 일회용 택배박스를 보냉가방으로 바꾸고 박스의 공간을 줄이고 안에 들어가는 충전재와 아이스팩 소재를 바꾸는 등 보다 환경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 택배박스 친환경 소재로 바꾸거나 공간 줄이거나

친환경 택배 상자 하면 가장 먼저 프레시백을 떠올릴 수 있다. 일회용으로 한 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아이스팩과 충전재 등이 불필요해 포장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재사용 가방이다. 대표적으로 업계 최초로 다회용 가방 알비백을 도입한 SSG 닷컴과 쿠팡의 친환경 프레시백이 있다. 헬로네이처도 최근 재사용 보냉가방에 상품을 담아 배송하는 ‘더그린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마켓컬리는 2019년 9월부터 모든 배송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변경하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박스, 아이스팩, 완충 포장재, 테이프, 파우치 등 모든 새벽배송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및 단일 소재로 변경하는 것이다. 마켓컬리는 ‘올페이퍼 챌린지’ 선언 후 1년간 4831톤의 플라스틱 절감 성과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적으로 별도의 패키징 팀을 운영하며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자체 개발한 ‘보냉 기능을 가지는 포장용 종이 박스’로 세계포장기구가 개최하는 2021년 월드스타 패키징 어워드 배송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11번가는 택배 포장 시 없앨 수 있는 것을 찾았다. 바로 테이프. 11번가는 지난 1월부터 일부 상품에 비닐 테이프 없이 조립 사용이 가능한 ‘테이프리스’ 택배 상자를 도입했다. 테이프리스 택배 상자는 100%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택배 박스로 접착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아 폐기 시 테이프 제거가 필요 없고 분리배출이 용이하다. GS샵도 지난해 테이프 사용 없이 상자를 봉인할 수 있도록 만든 신발용 친환경 박스 원 박스를 도입한 바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친환경 배송 박스 자동 포장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상품 크기에 맞춰 박스를 제작하고 자동 포장하는 설비다. 예스24에 따르면 이를 통해 비닐 충전재와 OPP 테이프 사용률을 약 25% 절감했다. 일반적으로 도서를 주문하면 실제 상품보다 크기가 큰 박스를 이용해 배송되는 경우가 많다. 여유 공간이 많다는 것은 버려지는 쓰레기도 많다는 의미다. 예스24는 박스를 상품 크기에 맞춤으로써 쓸데 없는 폐기물을 절감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은 지난 11월부터 일부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신선식품 포장용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박스로 대체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종이박스는 100% 재생지로 만든 제품으로 종이를 두 겹으로 제작해 보냉력과 완충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내부에는 특수 코팅을 적용해 습기로부터 종이박스가 파손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더반찬&에 따르면 친환경 종이박스 도입으로 연간 약 40만 개의 스티로폼 박스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게로 환산하면 약 62톤에 이른다. 

홈쇼핑에서도 다회용 포장재를 도입했다. NS홈쇼핑은 지난 1월 일회용이 아닌 여러 번 사용 가능한 다회용 포장재를 시범 적용했다. NS홈쇼핑은 수원시 권선구에 상품 배송 후 박스 수거까지 진행한 결과 배송시간·품질·고객편의 등 전반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환경부와 수원시와 다회용 수송 포장재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처음으로 현장 적용한 것으로 해당 시범사업으로 NS홈쇼핑은 연간 포장재 폐기물 배출량이 66톤이 감량될 것으로 예상했다. 

◇ 아이스팩 소재 바꾸고 비닐은 업사이클링 진행 

온라인 식품 구매 급증으로 신선식품 주문 시 함께 오는 아이스팩이나 충격을 완화시키는 용도로 사용되는 비닐 완충재등 포장재에 대한 환경적인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업들은 나름의 다양한 친환경 시도를 하고 있다. 

더반찬&은 2019년부터 기존 아이스팩을 얼린 생수 ‘동원샘물 프레쉬’병으로 교체했다. 동원샘물 500ml 제품을 페트병채로 얼려 아이스팩 대신 사용하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1년간 약 280만 개의 아이스팩 대체 효과를 거뒀다. 

헬로네이처도 3월부터 재생지 안에 물과 전분 등 자연 성분으로 만든 아이스팩을 도입해 재활용을 돕고 있다. GS프레시몰도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박스와 물 성분으로 제작된 아이스팩 등의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했다. 

관련한 제품 개발도 이뤄졌다. 생활용품 기업 바인컴퍼니가 개발한 종이 아이스팩의 경우 물, 종이, 산화생분해성필름으로 만들어진 특허 제품으로 쿠팡, G마켓, 우아한형제들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편 박스에서 친환경 시도를 한 11번가는 3월부터 비닐 완충재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완충재로 교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택배 쓰레기로 배출되는 비닐 포장재를 업사이클링하는 사례도 있다. 위메프는 택배 비닐봉투 1만장을 열과 압력으로 녹여 튼튼한 소재로 가공해 이를 원단으로 활용해 가방이나 파우치, 카드지갑 등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용설명서도 추후 엽서로도 활용 가능한 재생지로 제작했다.

이와 함께 올해 들어 택배 비닐봉투의 자원 순환을 위해 ‘새사용 캠페인’도 펼쳤다. 위메프가 용도 변경으로 사용하지 않고 보관 중인 10만장의 택배 비닐 봉투를 별도 가공 없이 본래 용도대로 창작자·소셜벤처·소규모 판매자 등에 무료로 지원하는 것이었다. 버려질 뻔한 택배 비닐봉투를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곳에 제공한 것으로 위메프는 자원 낭비를 줄이고 소상공인은 물품 구매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위메프 관계자는 “택배 비닐봉투는 꼭 필요한 포장재이나 쉽게 버려지는 자원으로 이를 새사용 하는 것만으로도 환경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ke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