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중립 위한 기후금융 실행 선언
“기후금융, 책무 아닌 기회 될 것”

'코스피 200 ESG 지수'는 대한민국 경제 주역들로 구성된 코스피 대표 지수로 '코스피200지수' 내에서도 ESG참여도가 높은 기업이 경영 성과와 수익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112개 금융기관이 ‘2050 탄소중립’을 적극 지지하고, ‘기후금융’에 힘써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은행 중심 종합금융그룹 대부분과 삼성과 한화 금융계열사가 모두 참여했다. 지지선언에 참여한 112개 금융기관의 2020년 말 기준 총 운용자산 규모(AUM)는 약 5563.5조 원에 이른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국내 112개 금융기관이 ‘2050 탄소중립’을 적극 지지하고, ‘기후금융’에 힘써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은행 중심 종합금융그룹 대부분과 삼성과 한화 금융계열사가 모두 참여했다.

국내 112개 금융기관이 9일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서 기후금융 실행을 약속했다. 이들은 이날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시대의 방관자나 수동적 대응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가가 되겠다”고 밝혔다. UN에서는 기후금융에 대해 “기업과 사회의 탄소배출 경감을 유도하고 저탄소 경제로 이행하는 데 기여하는 금융회사의 대출과 투자, 관련 금융상품 개발” 등으로 정의한다.

이날 선언식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공동 주최했고, 환경부·금융위원회·주한영국대사관 후원으로 열렸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이번 선언에 따라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금융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주요국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과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2050 탄소중립’과 관련한 기후금융 지지선언은 국내 최초다. 특히 한 나라에서 은행을 중심으로 한 종합금융그룹을 필두로 주요 보험사와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공제회 등 다양한 금융업종이 대거 참여한 지지선언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이번 지지선언에 참여한 112개 금융기관의 2020년 말 기준 총 운용자산 규모(AUM)는 약 5563.5조 원에 이른다.

은행 중심 종합금융그룹 중에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만 참여한 JB금융그룹을 제외하면 KB, 신한, 우리, NH, 하나, BNK, DGB 금융그룹은 계열사 모두가 지지선언에 동참했다. 삼성과 한화의 금융계열사 모두가 참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책은행으로는 IBK기업은행, 공적연기금과 공제회에서는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참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책은행 등 공적금융의 참여는 민간에 비해 저조하다”는 지적도 있다.

◇ 은성수 “기후금융, 탄소중립 위한 ‘책무’아닌 ‘기회’ 될 것”

지지선언 참여 금융기관들은 선언문을 통해 “사회변화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바로 자본의 이동”이라고 지적하면서 “자본이 고탄소 산업에서 저탄소, 궁극적으로 탈 탄소 산업에 대규모로, 그리고 빠른 속도록 유입되어야만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금융은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후금융 실행을 위한 ‘6대 약속’을 밝혔다. 2050 탄소중립을 적극 지지하고, 금융 비즈니스 전반에 기후리스크를 비롯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적극 통합한다는 약속이다. 이와 더불어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인 기준의 정보공개 지지 및 이에 따른 재무정보공개에 적극 노력한다.

대상기업에 기후변화를 비롯한 ESG 정보공개를 적극 요구하고, 다양한 기후행동으로 고탄소 산업에서 탈탄소 산업으로 자본 유입에 적극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와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 관련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도 언급했다. 6대 약속과 관련해 각 금융기관은 자사의 여건에 부합하는 기후금융을 실천하기로 했다.

지지선언 참여 금융기관들은 6대 약속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의 일환으로 탈석탄 선언, TCFD지지,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등재 등 3가지 사항 중 최소 2가지 이상을 오는 5월 말 우리나라 주도로 열리는 P4G 정상회담 전까지는 충족하기로 약속했다.

신한은행, 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지지 선언식 당일 ‘탈석탄 선언’을 했다. 그리고 하나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중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다는 계획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기준이 되는 녹색분류체계를 마련하고, 환경정보 공개대상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후금융이 단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금융권에 요구되는 또 하나의 ‘책무’가 아니라, 향후 금융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개척하고 활용해야 할 ‘기회’임을 더 많은 금융회사들이 인지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도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탄소중립과 기후금융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면서 “금융기관의 기후금융 지지 및 실행 선언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은 법과 제도, 정책 인프라를 갖추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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