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등 ESG이슈, 단순한 요청이나 자율적인 이행 수준 넘어 이제 글로벌 스탠다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ESG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수장들도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ESG'란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중심의 경영방침을 말합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금융회사가 ESG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융이야말로 환경·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이윤을 추구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닥쳐올 위기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친 금융권의 ESG점수를 부문 별로 진단합니다. 여섯 번째 순서는 하나금융그룹입니다. 첫 번째 파트, 환경 부문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편집자 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그래픽 최진모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ESG이슈는 단순한 요청이나 자율적인 이행수준을 넘어 이제 글로벌 스탠다드로서 급속도로 제도화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국내 발전회사에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석탄발전 투자의 중단을 요구하는 등 해외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기업의 경영변화를 적극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ESG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이같이 언급했다. 자율적으로 사회적책임(CSR)을 이행하던 차원에서 나아가 환경 사회적 책임을 제도화가 필요해진 시점에 봉착했음을 강조했다.

친환경 금융의 포커스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위기론 '그린스완' 현상을 막기 위해선 이산화탄소 및 온실가스 감축이 필수적인 시대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TCFD(기후변화 관련 금융정보 공개를 위한 태스크포스)에 따르면, 21세기 내 기후변화로 인해 하락할 잠재적 자산가치는 43조 달러(약 48조원 상당)로 추산됐다.

하나금융그룹도 친환경 금융에 발맞춰 친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 등을 이행해왔다. 올해에는 경영전략본부 산하에 ESG전담부서를 설치해 ESG경영 내재화에 힘을 실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기후금융을 확대하는 등 금융의 환경사회적 역할을 적극 실천하기 위함이다.

◇환경영시스템도입,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

대표적으로 지난 2018년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내부에서부터 온실가스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감축해 친환경 경영을 내재화했다.

환경경영시스템을 통해 매년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CDP(탄소배출량공개프로젝트)에 참여해 온실가스 감축 데이터 등을 공시하고 있으며 꾸준히 금융부문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에 합류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9년까지 2050년까지의 목표 대비 57%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CDP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부문서 최고 등급(A)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탄소중립 2050」정책에 따라 탄소배출량 중장기 목표를 재설정하는 등 탄소중립 실천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배구조 또한 개편하고 있다. '사회가치경영위원회'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과제에 대해 이사회의 감독과 평가를 거치도록 해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꾸준히 지속되도록 관리하고 있다. 환경과 관련한 경영환경 및 내·외부 이슈변화 모니터링한 뒤 이슈 중요도와 영향도에 따라 환경 목표에 반영하고 있다. 작년에는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규정 개정을 통해 관련 내용을 결의사항으로 추가했으며, 향후 2년 내에 기후변화를 포함한 주요 환경 이슈를 이사회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또 친환경 경영전략을 수립해 기후변화가 조직의 사업과 전략 및 재무 계획 등 경영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기후 관련 과제를 단기·중기·장기적으로 세우고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가 조직 경영, 전략, 재무 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기후대응력'을 제고하고 있다. 기후오염으로 인한 시나리오 등을 고려해 조직의 회복탄력성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단기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수립해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탄소배출량 공개범위를 확대해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중기적으로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고 여신포트폴리오에 환경리스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정비하고 있으며, 녹색금융상품 개발도 확대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를 기회 요인으로 식별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은 향후 5년 이내 기후 관련 위험 및 기회가 조직의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경영전략 수립 시 기후변화 노력 등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기후변화·환경오염 대비 녹색금융 확대…ESG전략 체계 강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에 대비한 녹색 금융의 역할도 늘리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0년까지 BAU대비 37%감축)의 공동 달성을 위해 탄소배출권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친환경 산업·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여신 기준에 친환경 지표를 도입해 기업들의 친환경 의식을 유제고했다. 탄소나 오염물질와 같이 심각한 환경오염 등을 유발하는 기업에 여신을 제한함으로써 이들의 온실가스 저감 노력 등을 유도하고 있다.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발행을 통한 녹색금융과 사회적책임 활성화도 이어지고 있다. 지속가능채권은 환경 친화적이고 사회적인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1월 30일 미화 6억 불(만기 3년/5년 Dual trench)규모의 지속가능채권 발행했으며 지난해 10월 기준 6억 달러의 사회책임투자채권을 발행했다. 이를 통해 연간 4,464 MWh의 에너지소비량를 줄이고 774,259 미터 톤(M/T)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최근에는 지난달 20일 5억유로 규모의 소셜본드(사회적채권)를 발행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ESG전략 체계 구축을 강화해 ESG경영에 힘을 싣는다. 김정태 회장은 "이제는 착하게 벌어야 한다는 단계를 넘어, 착하게 버는 과정을 공개하도록 요구받고 있다"면서 "하나금융그룹 또한 ESG 중심의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기회를 마련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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