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햄 플라스틱 뚜껑 없애고 식용유 용기 바꿔
플라스틱・부직포 포장재 종이로 바꾸거나 없애거나

아모레퍼시픽이 생분해가 가능한 사탕수수 원료와 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종이로 포장재를 구성한 설 선물세트 ‘지구를 부탁해‘. (아모레퍼시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아모레퍼시픽이 생분해가 가능한 사탕수수 원료와 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종이로 포장재를 구성한 설 선물세트 ‘지구를 부탁해‘. (아모레퍼시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올해는 유난히 설 선물세트 수요가 많았던 명절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선 공통적으로 프리미엄 선물세트의 수요가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귀성 대신 선물만으로 마음을 전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늘어난 선물만큼 포장 쓰레기도 증가한다는 데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몇몇 식품・유통업계는 ESG 경영 기조에 맞춘 친환경 포장재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포장을 과감히 없앤 기업부터 재생 가능한 소재 및 친환경 원료를 포장재에 적용하거나 포장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다시 설계한 기업까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추석 노란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스팸 선물세트’ 2종을 선보인 CJ제일제당이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추석에 이어 올 설에도 이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백설 고급유’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제품 구성을 모두 재활용이 용이한 투명 용기로 바꿨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5월 유색의 ‘백설 식용유’ 용기를 투명 용기로 교체하고 포장재 라벨을 수분리성으로 바꾼 바 있다. 이 ‘백설 고급유’를 설 선물세트 전량에 적용한 것이다. 선물세트 전면에는 ‘투명한 용기, 수분리성 라벨, 플라스틱 사용량 94톤 절감’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CJ제일제당은 바뀐 설 선물세트를 통해 지난해 설 대비 약 173톤의 플라스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0.7g 빨대로 환산하면 약 2억5천만 개의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282t 줄인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오는 추석부터는 모든 스팸 선물세트에 ‘뚜껑 없는 스팸’을 적용할 계획이다.

동원F&B도 리챔의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리챔18호’를 설 선물세트로 선보였다. 이 상품은 동원F&B가 동원참치로 구성한 ‘현호’와 더불어 이번 설에 선보인 ‘노 플라스틱’ 선물세트 중 하나다. 

노 플라스틱 선물세트는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 재질로 바꾸고 기존 부직포 가방을 종이가방으로 바꾸는 등 모든 포장을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절감할 수 있는 플라스틱 양은 연간 총 70톤. 500ml 생수병으로 환산하면 400만 개에 달하는 양이다. 동원F&B는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에서 플라스틱 트레이 무게를 평균 10% 줄인 바 있다. 

풀무원 계열의 올가홀푸드는 100% 저탄소 인증 과일로만 구성된 ‘유기농 사과⋅감천배 세트’를 100세트 한정 판매했다. 이 상품은 기존 플라스틱 과일 보호망 대신 한지를 사용하고 선물상자에서 잉크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등 제로 웨이스트 가치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화장품 및 생활용품 업계에서도 플라스틱 절감을 위해 설 선물세트의 포장재 재질을 바꾸거나 설계를 바꿨다.

아모레퍼시픽은 명절 생활용품 선물세트 ‘지구를 부탁해’를 통해 생분해가 가능한 사탕수수 원료와 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종이로 포장재를 구성,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무색 페트 용기를 사용하고 접착제 라벨 대신 종이 슬리브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세트에는 재활용 페트로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인 ‘리사이클 페트 에코백’도 포함돼 있다.

애경산업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샴푸, 린스, 치약 등으로 구성된 실속 선물세트 케이스를 쇼핑백과 일체화한 ‘쇼핑백 일체형 선물세트’ 17만 개를 선보였다. 불필요한 포장재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자 이동 시 편의를 위해 제공하던 쇼핑백을 제거한 것이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이를 통해 지난해 자사 선물세트 대비 트레이 공간 비율을 15%까지 낮춰 지류, 플라스틱 트레이 등 선물세트 포장재의 총 중량을 줄였다. 선물세트는 손잡이, 트레이, 케이스 등을 각각 분리배출하기 쉽도록 설계됐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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