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선제적인 탄소중립 선언…친환경 금융 리더로 자리매김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기업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ESG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의 수장들도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치고 나섰습니다.
'ESG'란 비 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중심의 경영방침을 말합니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를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금융회사가 ESG를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금융이야말로 환경·사회적 가치 실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회사가 미래를 위해 올바른 이윤을 추구한다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닥쳐올 위기에도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새해 벽두부터 ESG를 외친 금융권의 ESG점수를 부문 별로 진단합니다. 네 번째 순서는 리딩뱅크, 신한금융그룹의 환경 부문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편집자 주]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신한금융그룹의 친환경 행보는 '기후금융' 확립으로 귀결된다. 기후변화를 위한 신한금융그룹의 저탄소경제 활동은 지난해 '탄소배출 제로 선언(Zero Carbon Drive)' 이전부터 중장기적으로 진행돼왔다. 그 결과 신한금융그룹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경제위기론 '그린스완' 앞에서 기후변화를 이끄는 친환경 금융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친환경 행보도 기후변화를 위한 저탄소 활동으로 시작됐다. 지난 2008년 유엔의 친환경 금융기관 파트너십인 'UNEP FI(유엔 환경계획 금융 이니티셔브)에 가입하고,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에 참여해 자발적인 탄소중립을 선택했다. 2009년에는 녹색경영 추진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친환경 경영 체제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2010년에는 금융회사 최초로 '통합 녹색경영시스템'을 구축해 당시 1300여개에 이르는 사업장과 전 영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며 선진화된 친환경 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이후 2011년부터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공식화했다. 2012년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획득했으며, 2013년에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서 은행 부문 리더로 선정된 데 이어 세계적인 ESG평가지수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지수(DJSI)'에 편입하는 데 성공했다. 또 그 해 그린랭킹 평가에서 종합 1위에 선정되며 녹색경영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사 차원의 활동뿐만 아니라 계열사의 활약도 있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지속가능기업 1위 선정 및 그룹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을 수상하며 그룹사의 녹색경영에 보폭을 맞췄다.
2014년에는 탄소중립 노력이 결과를 보이며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선정됐다. 탄소경영 아너스클럽은 CDP한국위원회가 그 해 탄소중립 활동 평가에서 국내 기업 중 상위 5개사에만 주는 훈장으로 신한금융그룹은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금융사 최초로 7년간 최고 등급을 받으며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녹색경경 가속화, '사회책임경영위' 세우고 저탄소경제 비전 제시
2015년에는 더욱 보폭 넓혀 금융회사 최초로 이사회 내 사회책임경영위원화를 신설하며 친환경 및 사회책임 경영 내재화 단계에 돌입했다. 매년 탄소중립과 녹색경영을 점차 확대하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 선정됐으며 8년 연속 DJSI에 편입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조용병 회장의 지휘 아래 저탄소경제 활동이 본격화됐다. 먼저 그룹사의 중장기 친환경 비전 'ECO 트랜스포메이션 20·20'을 추진해 저탄소경제 전환에 앞장섰다. 'ECO 트랜스포메이션 20·20'은 저탄소경제로 전환에 기여하기 위한 기후대응 프로그램으로 2030년까지 녹색산업에 20조원을 지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실행됐다.
이를 통해 친환경 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탄소관리체계 등 환경리스크 관리체계를 확립하며 녹색금융·기후금융의 틀을 마련했다. 지난 2019년 기준 누적 친환경금융 지원 규모는 16조2천억원에 이르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2012년 대비 19% 가량 감축했다.
더불어 그해에는 파리협정에 가입해 글로벌 친환경 행보에 동참했다. 파리협정은 지구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고, 나아가 온도 상승 혹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다.
2019년에는 금융권 최초로 '기후변화대응 5대 원칙'을 제정하며 기후변화를 위한 본격적 활동을 개시했다. 기후변화대응 5대 원칙은 신한금융이 'ECO 트랜스포메이션 20·20'과 더불어 기후변화를 앞당기기 위한 다짐으로 △기후변화를 주요 경영 원칙으로 제정하고 대응전략 수립 및 실행 △기후변화 리스크의 선제적 관리 △자체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사용 △기후변화 리스크를 위한 지배구조 강화를 선언했다.
실제 이미 2018년 9월부터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무 정보 공개를 위한 태스크포스(TCFD)에 가입해 기후변화를 위한 지배구조 등을 공개하고 있다.
◇동아시아 최초의 '탄소배출 제로 선언' 기후금융 체제 드라이브
이 같은 탄소저감과 친환경 활동들을 토대로 저탄소경제 전환을 위한 '기후금융' 체제를 확립했다. 지난해 10월 13일 신한금융그룹은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열고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탄소배출 제로(Zero Carbon Drive)'를 선언했다. 탄소배출 제로 선언은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의 행보로, 기후금융 초석을 마련해 국제적인 탄소중립 노력에 기여하고 저탄소경제를 앞당기기 위함이다.
특히 지금까지 업계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자산의 탄소 배출량까지 정밀하게 측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자체적인 체계를 마련해 친환경 금융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향후 신한금융은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SBTi'에 가입해 그룹사의 탄소 배출량을 2030년 46%, 2040년 88%까지 감축하고,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도 2030년 38%, 2040년 69%까지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SBTi(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는 과학 기반의 온실가스 감축 이니티셔브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검증하는데 필요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국제기구다.
더불어 친환경 기술 기업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오는 2050년까지 관련 기업과 산업의 친환경 설비 전환 등 친환경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를 위해 국내 1042개 업체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반영해 탄소배출량을 산출 및 관리하는 DB를 구축했다.
또 정부의 친환경 산업 육성 정책인 '그린뉴딜'에 발맞춰 ESG관련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수소충전 사업 '코하이젠'을 지원했으며, 신한은행은 신재생에너지 기업 OCI등과 손잡고 친환경 사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지난해 저탄소 생활 실천부문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신한은행과 카드를 중심으로 친환경 산업 지원을 위한 '녹색채권(그린본드)' 발행도 꾸준히 이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은행 중 최초로 2천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으며,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기준 4천억원의 녹책채권을 발행해 친환경산업을 지원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저탄소경제를 위한 기후금융 확립 노력은 올해에도 지속된다. 조용병 회장은 "9년 연속 선정은 그동안 '탄소 제로 드라이브' 등 그룹차원의 다양한 ESG 활동을 추진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을 선도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서 ESG 경영성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정량화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ESG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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