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지난해 12월부터 소주병 뚜껑 개선
병에 고리 남지 않아 분리배출 용이해져

지난해 12월부터 개선된 하이트진로 소주 병뚜껑. 철사 부분이 양쪽으로 갈라져 병에 고리가 남지 않는다. (하이트진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12월부터 개선된 하이트진로 소주 병뚜껑. 철사 부분이 양쪽으로 갈라져 병에 고리가 남지 않는다. (하이트진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말부터 소주 제품인 ‘참이슬’과 ‘진로’의 뚜껑을 바꿨다. 바뀐 뚜껑은 철사 부분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형태로 병에 고리가 남지 않는다.

기존 제품의 뚜껑은 개봉 시 뚜껑의 끝단 부분이 링 형태로 병에 남곤 했다. 소주병을 재활용하려면 병에 남은 링을 제거해야 하는데 소비자들이 가위로 잘라 분리하기도 어렵고 위험해 그대로 배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병에 남은 고리를 없애려면 전문업체에서 선별기나 분류 인력 투입이 필요해 재활용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곤 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한번에 깔끔하게 열리는 뚜껑을 제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 뚜껑을 열 때 링이 병 입구에 남게 되면 공병 재사용 시 잔링 제거를 위해 분류 과정이 추가되고 비용과 인력이 더 필요하게 된다”며 “그동안 내부적으로 공병 재사용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한 논의가 있었고 테스트 후 지난해 12월부터 제품에 전면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뚜껑 하단부의 철사가 양 갈래로 나눠지는 모습에 일부 소비자들은 SNS 등을 통해 불량품이 아니냐는 의문을 표하기도 했지만 환경문제를 고려해 분리배출을 쉽게 만들기 위한 시도로 알려지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제품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소주 뚜껑 딸 때 떨어지지 않는 나머지 부분 때문에 그랬는데 환경 생각하는 기업 마인드 매우 좋습니다’라는 칭찬부터 ‘왜이렇게 만들었을까 그냥 의문만 남기고 마셨는데 이런 깊은 뜻이 있었네요. 앞으로 분리수거에 더 신경쓰겠습니다’, ‘플라스틱 음료들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가위로 자르려고 해도 가위가 안 들어가서 안 될 때도 많아요’라는 다짐과 바람까지 다양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개선된 병 뚜껑이 적용된 제품이 지난해 말부터 판매되고 있고 기존에 유통되던 제품은 예전 모습 그대로라 현재 두 제품이 섞여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개선된 제품을 조금씩 접하고 있는 과정으로 신기하게 봐주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패트 소주를 과거 초록색 패트에서 무색 패트로 변경하고 분리배출을 표시하는 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대표 신제품 테라와 진로 등 총 7종 제품에 대한 환경성적표지(EPD)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환경성적표지 인증은 환경부가 주관하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제도로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생산, 수송 및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 대한 환경적 영향을 계량적으로 표시해 공개하는 제도다. 환경적 영향이란 탄소발자국, 물발자국, 오존층 영향, 산성비, 부영양화, 광화학 스모그, 자원발자국 등 7가지에 대한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2010년 주류업계 최초로 ‘탄소발자국’ 인증을 획득한 후 참이슬 후레쉬, 참이슬 오리지널, 참이슬16.9, 자몽에이슬 등 주요 브랜드 총 21종에 대해 EPD 인증을 받아 주류제품 중 최다 환경성적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하이트진로의 병뚜껑 개선과 관련해 업계에서도 현재 병뚜껑 등 포장재 개선과 관련해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처럼’을 판매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현재 병뚜껑과 관련해 소비자 반응을 테스트하는 중“이라며 “친환경 움직임에 따라 긍정적인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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