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②] 코로나가 바꾼 소비...“지갑 여는 방식과 장소 변했다”
[포스트코로나 ②] 코로나가 바꾼 소비...“지갑 여는 방식과 장소 변했다”
  • 이한 기자
  • 승인 2021.01.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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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온라인 거래액 15조...거리두기·집콕 영향
코로나19가 바꾼 소비패턴...비대면 결제 17%↑
한국은행 “간편결제, 2020년 들어 빠르게 상승”
금융서비스 편리성 확대 속, 보안 등 새로운 숙제도
달라진 비대면 금융거래...현황과 전망은?

코로나19가 인류의 삶을 뿌리째 바꿨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다릅니다.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졌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새로운 표준이 됐습니다. 말 그대로. ‘뉴 노멀’ 시대입니다.

감염병 확산은 여전히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이 인류의 환경파괴 때문이라는 지적을 고려하면 코로나 이후 세상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또 생겨날 가능성 역시 있습니다.

코로나는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꿨을까요. 달라진 경향은 우리 산업과 소비, 환경과 주거, 그리고 레저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팬데믹으로 달라진 2021년 시대상을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두 번째 순서는, ‘비대면’이 바꾼 경제의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비대면 결제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기술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코로나19가 바꾼 생활 습관이 불쏘시개가 됐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비대면 결제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기술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코로나19가 바꾼 생활 습관이 불쏘시개가 됐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요즘 주식이 화제다. 평생 주식투자와 담 쌓고 살던 사람들도 최근에는 지인들에게 주식 계좌 개설하고 거래하는 방법을 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증권사에 가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계좌 만들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배달음식만 모바일로 간편하게 되는 게 아니라 금융서비스도 그렇다는 얘기다.

사실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이 익숙해진지 이미 오래고 ‘핀테크’가 업계 주목을 받은 지도 수년이 넘었다. 핀테크는 ‘금융’(파이낸스)과 ‘첨단기술’(테크놀로지)을 더해 만든 신조어인데 IT인프라를 활용한 편리한 금융 서비스로 소비자와 기업의 관심을 두루 받았다. 지난 2019년 봄에 열렸던 한 핀테크 관련 행사에서는 강연자로 나선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가 “현급과 지갑, 신용카드가 구시대 유물처럼 잊혀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세상이 예상보다 빨리 왔다. 비대면 결제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기술의 발전 때문일까. 그 영향도 있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기술은 예전에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비대면 결제가 늘어나는 이유는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거리두기가 상식이 되고 비대면이 매너가 되면서 금융의 모습도 달라졌다. 현금을 사용하지 않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카드도 쓰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실물’카드를 쓰는 경우가 줄었다는 의미다.

◇ 한달 온라인 거래액 15조...거리두기·집콕 영향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2020년 11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11월 온라인 쇼핑 규모는 15조 631억원으로 이듬해인 2019년 11월과 비교해 17.2% 늘었다.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쇼핑 거래액 비중은 29.2%였다. 2019년 연 평균이 21.4%였음을 감안하면 큰 폭의 성장세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월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매월 12조원 안팎으로 유지됐다. 그러다 지난해 8월 14조원을 처음 넘어섰고 이후 3개월간 14조원대를 기록하다 11월에는 15조원을 넘어섰다. 한겨레는 해당 자료를 인용해 “월 거래액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온라인 쇼핑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모바일에 익숙한 1020세대의 소비가 늘어서일까?

소비자들이 어디서 돈을 주로 썼는지 확인해보면 힌트가 보인다. 거래 모습을 바꾼 건 코로나19다. 지난해 11월 상품 부문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우선 서비스(-7.1%)에서 거래액이 줄고 식품(49.7%)과 가전(38.2%) 등에서는 늘었다. 누군가를 만나 대면하는 것 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탓이다.

세부 상품군별로 보면 그런 경향이 더욱 잘 나타난다. 문화 및 레저서비스(-65.8%), 여행 및 교통서비스(-52.0%) 등에서는 거래액이 크게 줄었다. 반면 음식서비스(60.6%)와 음·식료품(47.1%) 거래액은 크게 늘었다. 가전·전자·통신기기(42.4%)도 상승폭이 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거리두기와 이른바 ‘집콕’ 경향이 드러난 결과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관련 용품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배달음식은 1조 6393억원치 주문해 전년 동월 대비 60.6% 늘었고, 간편조리식·식재료 등 식품 주문(2조 2516억원) 매출도 같은 기간에 비해 49.7% 늘었다. ‘집밥’이 늘었다는 얘기다.

◇ 코로나가 바꾼 소비패턴...비대면 결제 1년 전보다 17% 늘었다

코로나19가 바꾼 결제와 소비 문화 흐름은 그 이전에도 관찰됐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3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기준 신용·체크카드 이용 규모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실물카드 보다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가 늘어나는 가운데 비대면결제 역시 늘었다.

당시 한국은행이 잠정 집계한 바에 따르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비대면 결제는 일평균 8천억원 규모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활성화되면서 1~9월중 (비대면결제) 이용규모가 전년동기대비 17.0%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에다 모바일 결제 사용 빈도수가 늘어난 것이 함께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면결제는 2019년과 비교해 –3.7% 감소했는데, 접촉시 사용하는 기기별로 나눠 보면 플라스틱 실물카드는 –5.6% 감소한 반면 모바일기기는 18.0% 늘었다. 한국은행은 “대면 및 비대면 모두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17.2%)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실물카드를 통한 결제규모(-5.6%)는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일 평균 1.0조원) 가운데 간편결제 방식을 이용하는 비율도 늘었다. 이 비율은 지난 9월 중 39.0%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1월 32.4%, 6월 35.1%, 2020년 1월 36.9% 등으로 꾸준히 늘어난 숫자다. 간편결제는 카드 정보를 모바일기기 등에 미리 저장해 두고 거래시 비밀번호 입력, 단말기 접촉 등의 방법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로 삼성페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카드사용은 코로나 확산과 비례했다. 한국은행은 “지급카드 이용규모를 월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4월 큰폭으로 감소했다가 5월 이후 증가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월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9월 들어 다시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당시 매일경제는 모바일 비대면결제 관련 기사에 ‘코로나 특수’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비대면 결제는 일평균 8천억원 규모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이후 더욱 활성화되면서 1~9월중 (비대면결제) 이용규모가 전년동기대비 17.0% 늘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제옥)/그린포스트코리아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비대면 결제는 일평균 8천억원 규모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 이후 더욱 활성화되면서 1~9월중 (비대면결제) 이용규모가 전년동기대비 17.0% 늘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제옥)/그린포스트코리아

◇ 달라진 비대면 금융거래...현황과 전망은?

코로나가 이끌어온 비대면 금융거래 상승세의 최근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23일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비대면 금융거래 현황 및 평가>자료를 함께 내놓았다. 한국은행은 이 자료를 통해 ‘디지털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확대된 비대면 거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해당 자료는 비대면 금융거래에 대해 “201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기술 발전과 함께 핀테크 기업 수가 크게 늘어났고 이들 기업의 금융부문 진출도 꾸준히 확대됐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금융기관들도 영업점포를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늘려왔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국내 산업계의 기술적인 배경은 마련됐다는 시선이다.

그러면서 “금년(2020년) 들어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영향 등으로 모바일 결제 등 비대면 거래가 보다 활성화되고 있으며 정부의 디지털금융 지원정책 추진 등으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들의 결제 습관 변화가 관찰되는 가운데, 정부 역시 정책을 통해 관련 경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당 자료는 2016년 이후 연도별 비대면 금융거래 규모를 결제(송금 포함), 여신, 수신, 증권(자산운용 포함), 보험, 기타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집계했다. 집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6개 부문의 거래 규모는 평균 5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결제 부문의 성장세(16년 대비 12.0배)가 가장 두드러졌다. 2020년에는 증권(177.4%), 여신(39.4%), 결제(16.9%) 등의 부문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한국은행 “간편결제, 2020년 들어 빠르게 상승”

자료에 따르면, 결제는 비대면 금융거래 중 가장 활성화된 부문이다. 한국은행은 해당 자료를 통해 “2016년 이후 금융기관 및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간편결제 및 간편송금 거래를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온라인쇼핑 등 전자상거래가 크게 확대됨에 따라 카드사의 간편결제 비중이 2020년 들어 빠르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핀테크 기업도 카드사와의 업무제휴 또는 자체 충전금 활용 등을 통해 간편결제를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은행의 비대면 채널별 송금·이체 등 금융거래 규모 추이를 비교해보면, 폰뱅킹 및 CD·ATM 이용 거래는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2020년 들어 인터넷뱅킹은 증가세로 전환되고 모바일뱅킹은 증가폭이 커졌다.

금융기관의 비대면 예금·대출 거래는 IT에 기반한 온라인·무점포 영업구조를 가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2017년 이후 크게 늘기 시작했다. 특히 은행권 가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온라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기업의 경우 비대면 채널 대출잔액(20년 9월말 4.6조원, 일반은행 기준)이 가계대출(56.0조원)에 비해 작지만 최근 비대면 대출상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어 향후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부문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접근성 제고 및 증권회사의 비용 절감 차원에서 객장거래의 비대면화가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진행돼 왔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모바일 등을 통한 주식매매거래가 늘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창구거래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고 수시로 이용할 수 있는 MTS 및 HTS를 통한 주식매매거래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 부문의 경우에도 온라인 전용펀드 판매규모가 최근 크게 늘어나는 등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전통적으로 대면 판매방식 비중이 높았던 보험 부문의 경우 지난해부터 손해보험을 중심으로 비대면 방식을 통한 보험가입액이 늘었다. P2P 금융, 크라우드펀딩 등은 지난 2019년까지 핀테크기업의 금융부문 진출 확대와 함께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연체율이 늘어나고 사모펀드 환매 연기 등으로 자금 유입규모가 둔화되는 추세라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온라인쇼핑 등 전자상거래가 크게 확대됨에 따라 카드사의 간편결제 비중이 2020년 들어 빠르게 상승했다"라고 분석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온라인쇼핑 등 전자상거래가 크게 확대됨에 따라 카드사의 간편결제 비중이 2020년 들어 빠르게 상승했다"라고 분석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금융서비스 편리성 확대 속, 보안 등 새로운 숙제도

한국은행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금융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비대면 거래가 늘어날수록 소비자에게 금융서비스의 편리성과 다양성을 제공하고 금융기관의 비용 절감, 금융산업의 디지털 혁신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라고 밝혔다.

특히 은행의 경우 영업점 등 업무용 고정자산 매각에 따른 수익이 비대면 서비스 등과 관련한 전산예산 비용을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빠르게 확산되는 과정에서 기존 금융산업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면서 금융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비대면 거래는 높은 IT 의존도로 인해 사이버·운영 리스크, 개인정보 및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 등에 취약할 수 있다. 아울러 비대면 거래는 상황에 따라서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고 가계부실을 증대시킬 우려가 있다.

비대면 방식으로 취급되는 P2P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에도 연체율이 일반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한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의 무담보·신용 대출의 경우 다중·취약차주 등의 대출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어 경기부진 시 부실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핀테크·빅테크 기업 등이 직접 제공하는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금융시스템 내 비중이 커지고 있어 이들 기업과의 경쟁 심화가 금융기관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금융기관들의 송금, 자산관리, 외환업무 등 수수료 기반 서비스뿐만 아니라 대출 등 핵심업무에서도 영업기반이 잠식되어 수익이 감소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위험추구 강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디지털금융 진전 등의 영향으로 비대면 금융거래의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비대면 거래가 갖는 효익을 극대화하고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산업의 변화, 핀테크 관련 국제논의 동향 및 주요국 대응사례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선제적으로 위험관리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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