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가 AI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의료기기와 첨단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의료기기 시장이 변모하고 있다. 특히, 병원 방문이 줄고 원격진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의료기기 시장이 변모하고 있다. 특히, 병원 방문이 줄고 원격진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원격의료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면서 의료 접근성 제고와 시장 수요확대에 적극 대응하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과 성장도 함께 빨라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를 위한 산업·통상 전략'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3억 달러에서 연평균 29.5%씩 성장해 2026년에는 639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CES도 한국 가정용 의료기기 주목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엠투에스’는 눈 건강 헬스케어 솔루션 ‘VROR Eye Dr.’로 디지털 헬스케어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엠투에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엠투에스’는 눈 건강 헬스케어 솔루션 ‘VROR Eye Dr.’로 디지털 헬스케어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엠투에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오는 11일 월요일부터 14일 목요일(미국 시간 기준)까지 개최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행사 CES 2021. 사상 최초로 디지털 방식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국내외 의료기기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CES에 출품되는 제품들을 대상으로 기술력, 디자인, 사용자 가치 등의 혁신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하는 ‘혁신상’의 영광을 받은 국내 기술도 눈길을 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엠투에스’는 눈 건강 헬스케어 솔루션 ‘VROR Eye Dr.’로 디지털 헬스케어부문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VROR Eye Dr.는 VR을 이용해 10여가지 안과 측정과 케어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으로 엠투에스가 개발한 검사 알고리즘과 AI 분석을 통해 눈의 상태를 측정하며, 측정된 데이터를 수치화 하여 눈 건강 상태의 좋고 나쁨을 추적 관찰할 수 있다.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에 맞는 눈 케어 서비스도 제공되는 눈 건강 헬스케어 솔루션이다.​

AI 스타트업 브이터치는 CES 2021 ‘스마트 시티’와 ‘컴퓨터 주변기기 및 액세서리’ 2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브이터치의 ‘가상터치 패널’은 사용자를 AI(딥러닝)기술로 분석하여, 가리키는 위치와 동작을 정확히 파악하여 터치와 동일한 방식으로 직접 만지지 않고 멀리서도 터치하듯 조작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가상터치 패널은 기존의 디스플레이 전면에 부착하던 터치패널 대신 가상터치 센서를 얹기만 하면 어떠한 종류의 디스플레이도 비접촉, 원거리 터치 제어가 가능하게 해준다.

에이티센스는 대표 제품인 ‘에이티패치’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최대 11일 연속 검사가 가능한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로 두께 8.3mm, 무게 13g의 작고 가벼운 패치형 기기와 AI 알고리즘이 적용된 분석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어 보다 간편하고 정확하게 부정맥 질환을 검출할 수 있는 혁신 의료기기다. 

로봇기술 기반 헬스케어 기업 에이치로보틱스는 로봇기술과 IoT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원격재활 솔루션 ‘리블레스(Rebless)’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리블레스는 재활 운동기기와 원격재활 플랫폼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병원 방문이 어려워진 환자들이 가정에서도 리블레스를 이용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효과적인 재활운동을 수행할 수 있어 관련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 국경 오가는 원격의료에 새로운 수요 창출

원격의료 시행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스마트 의료기기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편, 이같은 스마트 의료기기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화 상담‧처방 및 대리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원격의료에 대한 국내 수요가 확인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코로나19 이후 가장 필요한 비대면 기술로 ‘원격의료’가 꼽히면서, 취약 계층의 의료접근성 향상이 가장 중요한 이유로도 언급됐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데 제약이 크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전화상담‧처방 등이 한시적으로 허용되었으나 진료 안전성, 수납방법 등에 대한 모호한 지침 등 관련 규제 및 인프라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앞으로 비대면 의료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 관련 산업 활성화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준명 무협 수석연구원은 “원격의료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선진국의 시장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과 통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원격의료 규제 개선을 위해 우선 기술·데이터 표준과 안전성 평가·교육 체계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격의료 도입 시 우려되는 부작용을 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격의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국내의 대표적인 규제로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행위 금지와 △웨어러블 기기 활용 및 DTC 유전자 검사항목에 대한 제한, △건강-의료 데이터 통합 및 활용에 대한 제약 등이 있다. 각각의 규제 항목에 대해서는 원격의료의 유형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일본,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및 DTC 유전자 검사 기업 사전인증제 도입한 미국, 국민 개인 중심의 건강-의료 데이터 통합 및 활용한 핀란드의 규제 합리화 모범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뛰어난 의료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나, 높은 시장 진입규제와 부처 간 중복규제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업계는 원격의료의 도입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을 촉진함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건강관리 및 질병예방을 통한 의료비 절감 등 의료적 과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준명 무협 수석연구원은 “원격의료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의료 소비자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한편 급변하는 국제통상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요 확대, 우리의 우수한 의료기술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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