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가 AI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약품·의료기기와 첨단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접목해 건강을 관리하는 분야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주목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19 이전(BC, Before Corona)과 이후(AC, 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는 예상만큼이나 코로나19는 일상은 물론, 산업 전반의 흐름을 바꿨다. 

코로나를 해결할 치료제·백신 개발 등에 대한 이슈로 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정부 역시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 산업 육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탄탄한 펀더멘털(기초)과 글로벌 연구개발(R&D) 추세에 부합하는 기업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졌다. 특히,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접목해 건강을 관리하는 분야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주목되고 있다.

◇ 코스피·코스닥에 이어 K-OTC까지 장악한 K-바이오

코로나19를 계기로 산업의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시총이 21일 85조원을 넘어서면서 시총 2위 SK하이닉스를 앞질렀다. 

지난달 25일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 글로벌 임상 2상 투약 소식에 더불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CT-P43’의 글로벌 임상 3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28조3517억원에서 53조1305억원까지 늘었다. SK그룹은 신약개발과 CMO(의약품 위탁생산) 덕을 톡톡히 봤다. SK바이오팜은 신규 상장으로 13조509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를 자회사로 둔 SK케미칼은 올해 7832억원이던 시가총액이 지난 22일 4조5204억원까지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바이오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진단키트 분야의 대장주 격인 씨젠은 주가는 500% 이상 상승했다. 시총 33위였던 알테오젠 역시 원천기술인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에 기반한 기술이전 계약 체결로 연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장외주식시장인 K-OTC도 예외는 아니다. K-OTC는 올해 들어 총액이 2조원 넘게 증가했다. 변동성이 큰 장외 주식시장에 매력을 느낀 투자자들이 K-OTC 시장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를 공급하는 오상헬스케어의 주가는 연초 4640원에서 최근 7만원 대까지 오르며 약 1400% 이상 증가했다.

◇ 정부, 바이오 산업 육성에 5237억원 투입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등 바이오 연구개발(R&D) 지원을 위한 내년도 예산으로 523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본예산인 4193억원 보다 24.9% 증액된 규모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는 317억원이 투입된다. 코로나19 이후에 찾아올 수 있는 신·변종 감염병 위기에 신속 대처할 수 있는 ‘감염병 플랫폼 기술’ 확보를 위해 102억원이 신규로 편성됐다.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치매 등 뇌질환 치료와 뇌-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등 뇌 분야 핵심원천기술 확보에 533억원이 쓰인다. 약물의 타깃(치료 표적)을 찾아 약물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등 신약 개발 초기 단계를 집중 지원하고 개발된 약물에 대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560억원이 지원된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AI), 로봇 기반 차세대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장애인, 노인 등에게 보급하기 위한 의료기기 사업 예산도 618억이 배정됐다. 오가노이드(인공적으로 만든 미니 장기), 역분화 줄기세포 등 재생의료 분야 원천기술 개발부터 임상까지 전주기를 지원하기 위해 311억이 쓰인다. 바이오 신소재,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천연물 기반 바이오 혁신제품 등을 개발하는 데도 271억이 지원된다.

김봉수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래 핵심기술을 지속 발굴하고 대학·연구소에서 개발된 우수 원천 기술이 기업으로 연계돼 시장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비대면·언택트로 앞당겨진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스마트 헬스케어산업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동안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온 디지털 헬스케어도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도입이 앞당겨졌다. 코로나19 초기 병원 방문 환자가 급감하면서 비대면 진료인 원격의료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떄문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말그대로 의료 및 헬스케어 시장을 디지털 환경에 접목시킨 것을 뜻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디지털 헬스케어의 시장의 주축이 되고, 사물인터넷, 센서 등의 기기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면서 더욱 정밀한 분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독일 Statista는 2015년 790억달러에 머물렀던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올해는 2060억 달러 규모로 향후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존 치료 중심의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금융, 서비스 등으로 확장해가면서 기존 치료 위주의 산업 생태계에서 예방을 중심으로한 산업으로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기반 스마트 병원과 건강취약계층을 대상으로 IoT, AI를 활용한 디지털 돌봄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나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격진료는 이미 미국과 영국, 유럽 등 의료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맞춤 진단과 치료, 건강관리 방법 등을 제시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집에서도 개인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관리하는 등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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