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없애라...‘레스 플라스틱’ 제품 속속 출시
버려지는 화장품 공병...친환경 벤치로 업사이클링
“공병 1400개로 만든 벤치...환경 중요성 상징”
미래 소비자와 그린 소통...디지털 환경캠프 진행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기업들은 저마다의 기술과 제품으로 험난한 파도를 넘고 있습니다.

당장 급한 것은 매출과 실적을 회복하고 달라진 소비패턴과 사회 경향에 적응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팬데믹의 원인이 지구를 함부로 사용한 인류에게 있다’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올해 국내 주요기업들은 지구를 위해 어떤 활동을 했을까요. 그 활동은 단순한 계획에 그쳤을까요 아니면 꼼꼼한 실천으로 이어졌을까요. 환경 관련 뉴스와 키워드로 기업들의 2020년을 돌아봅니다. 일곱 번째 순서는 적극적인 업사이클링 등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크게 줄이겠다고 나선 아모레퍼시픽입니다. [편집자 주]

모레퍼시픽이 글로벌 친환경 기업 테라사이클과 협업해 업사이클링 벤치를 제작한다.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해 만든 이 벤치는 6월 중 공공장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글로벌 친환경 기업 테라사이클과 협업해 업사이클링 벤치를 제작했다.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해 만든 벤치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수많은 화장품과 뷰티 제품은 대부분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다. 국내 대표 뷰티기업 중 하나인 아모레퍼시픽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지구의 날’을 맞아 ‘Less Plastic(레스 플라스틱)’을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이 잘 되는 제품을 사용하자는 취지다. 

아모레퍼시픽은 환경 분야에서 꾸준한 행보를 보여왔다. 2009년 국내 뷰티 업계 최초로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고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을 통해 다 쓴 화장품 공병을 매장에서 회수해 리사이클링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제품을 생산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부산물들도 창의적으로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으로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왔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프리메라는 매년 지구의 날에 ‘러브 디 어스(Love the Earth)’ 캠페인도 진행했다. 지구 생명의 원천인 생태습지를 보호하고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친환경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9년째 이어진 캠페인에서 프리메라는 생태 습지 보호 의미를 담은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해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동아시아 람사르 지역센터’의 습지 보호 활동에 기부한 바 있다. 그렇다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어떤 환경 관련 행보를 보였을까.

◇ 플라스틱 없애라...‘레스 플라스틱’ 제품 속속 출시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화장품 용기에 메탈 제로 펌프를 도입하거나 100% 재생 플라스틱 용기를 활용하는 등 친환경 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2022년까지 약 700톤의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감축하고 재활용성을 높이는 ‘레스 플라스틱’ 실천 일환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7월, 자신들이 최신 출시했거나 현재 판매중인 레스 플라스틱 제품들을 소개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메탈 제로 펌프를 적용한 제품은 토탈 바디케어 브랜드 해피바스의 자몽에센스 바디워시다. 내용물 펌핑을 돕기 위해 사용해온 금속 스프링을 적용하지 않아 다 쓴 뒤 별도의 분리 작업 없이 그대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용기를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작했고 겉면 포장재인 수축 필름에 절취선을 넣어 재활용이 쉽다.

바이탈뷰티 메타그린도 레스 플라스틱 실천 제품이다. 기존 PVC재질을 사용한 캡슐 형태 포장을 재활용이 가능한 보틀, 파우치 형태로 바꿔 메타그린 슬림, 메타그린 골드로 업그레이드 출시했다. 바이탈뷰티는 향후 전 제품에 친환경 포장재 적용을 확대해 이른바 ‘그린슈머’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니스프리는 그린티 씨드 세럼 용기에 종이 포장재를 적용한 페이퍼 보틀 에디션을 선보였다. 용기의 플라스틱 함량을 약 52% 감량했고(기존 대용량 160ml 제품 대비), 캡과 숄더에는 재생 플라스틱을 10% 사용했했다. 제품 사용 후 종이 보틀과 가벼워진 플라스틱 용기는 각각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프리메라는 슈퍼 블랙 씨드 콜드-드랍 세럼TM 리미티드 세트에 유리 용기와 재생 플라스틱 캡을 적용하는 등 레스 플라스틱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또한 사탕수수 부산물로 만든 지류를 사용하고, 내지 설명서 대신 콩기름 잉크로 단상자에 제품 정보를 인쇄해 지류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기준 159톤의 플라스틱을 감량하는 성과를 보인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최근 친환경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PTP 형태의 기존 메타그린 제품(왼쪽), 보틀 형태의 메타그린 슬림 제품(오른쪽). (아모레퍼시픽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친환경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PTP 형태의 기존 메타그린 제품(왼쪽), 보틀 형태의 메타그린 슬림 제품(오른쪽). (아모레퍼시픽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친환경 벤치로 업사이클링

최근 소식을 하나 더 짚어 보자. 지난 12월 3일, 아모레퍼시픽은 “삼표그룹 및 디크리트와 협업해 만든 업사이클링 벤치 8개를 서울시 종로구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종로구가 최근 ‘벤치 더 놓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해당 프로젝트에 공감한 기업들이 뜻을 모아 기부를 진행했다. 이들은 앞으로 3년간 다양한 장소에 기증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벤치가 환경적인 이유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화장품 공병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ㅍ로젝트를 위해 화자움 플라스틱 공병을 기부했다. 삼표그룹은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를 원료로 기부했다. UHPC 전문 기업 디크리트가 벤치 디자인과 제작을 맡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언급한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 일환으로 화장품 플라스틱 공병 1400여 개를 재활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벤치를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 설치한 바 있다. 그린사이클은 화장품 플라스틱 공병 등을 리사이클링하거나 예술작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도 창의적인 자원 재활용 방법을 모색하며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국내 유통업계 10개사와 함께 환경부와 ‘과도한 포장재를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포장재 감량을 위해 판촉이나 과도한 포장 등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환경 관련 이슈가 더 중요해지면서 포장재 관련 폐기물을 줄이자는 데 기업과 정부가 뜻을 모은 사례다.

◇ “플라스틱 공병 1400개로 만든 벤치...환경 중요성 상징”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글로벌 친환경 기업 테라사이클과 협업해 업사이클링 벤치를 제작한 바 있다. 소비자가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장에 반납한 화장품 공병 분쇄품에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섞어 만들었다. 등받이 등도 공병으로 장식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1400여개를 재활용한 이 제품은 업사이클의 창의적인 사례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조형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벤치에는 환경 디자인 전문 스타트업 라디오비가 아이디어를 더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돕기 위해 벤치 중간에 가로 50Cm 화분을 고정하고 앉는 자리에는 1m 간격을 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테라조 기법이 업계 최초로 제작에 성공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그린사이클 캠페인의 일환으로 앞으로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공간문화개선 사업 및 매장 내 인테리어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테라사이클과 지난해 6월 공병 재활용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매년 100톤씩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을 수거하여 100% 재활용하고, 2025년까지 제품과 집기 적용 비율은 5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 미래 소비자와 그린 소통...디지털 환경캠프 진행

제품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도 다양한 행보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여름, ‘2020 Love the Earth 디지털 환경캠프’를 진행했다. 전국 초등학생(5·6학년)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 환경 캠프는 지난 1993년 당시 태평양그룹(현재 아모레퍼시픽)의 ‘태평양 여름 환경 캠프’를 계승한 것이다. 당시 이 캠프는 그룹이 선포한 ‘무한책임주의’ 중 환경에 대한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진행했다.

올해 열린 디지털 환경캠프도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지속가능경영 비전을 이해하고,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대응할 수 있는 ‘어린이 에코 크리에이터’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기획했다.

온라인 공개 모집을 통해 선정된 참가자들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미션을 수행하고 환경 전문가들과 함께 플라스틱 문제를 고민해보는 온라인 환경 토크쇼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플라스틱 없이 생활해보는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나만의 환경 캠페인 영화 만들기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업사이클링, 그린 디자인, 환경 영상 제작 전문가들이 5주간의 언택트(비대면) 멘토링을 통해 아이들과 만났다.

올해는 참가자들이 직접 활동 영상을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도록 온라인 1:1 전문가 멘토링도 함께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캠프 수료자에게는 에코 크리에이터 2기 수료증을 수여했고 “아이들이 미래의 환경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그룹이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감축 등을 통해 기후변화 해결 및 순환 경제에 기여했다고 밝혔고,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사용해 온실가스 저감에 앞장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적극적으로 줄이는 ‘레스 플라스틱’ 실천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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