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늘어나는 플라스틱…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 기업 속속 등장
한신P&L, 하이브리드 원료 ‘솔 코트’ 활용해 11년간 7920톤 플라스틱 줄여
솔 코트 원단으로 만든 종이컵 환경표지 인증…친환경 종이컵 시장 활성화 계획

한신P&L이 SOLE COAT(솔 코트)를 사용해 만든 친환경 종이컵 HY-SOL CUP’(하이-솔 컵). (한신P&L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신P&L이 SOLE COAT(솔 코트)를 사용해 만든 친환경 종이컵 HY-SOL CUP(하이-솔 컵). (한신P&L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현대는 플라스틱 시대다.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물성으로 가공하기 쉽다는 점에서 플라스틱은 과거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19로 개인위생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가운데, 배달 용기 등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올해 1~3월 재활용 가능 품목의 폐기물은 전년 동월 대비 평균 9.7% 증가했다. 각각의 달로 따져보면 전년 동월 대비 △1월 10.8% △2월 10.2% △3월 9.1%가 늘어났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 증가가 눈에 띈다. 코로나 이후 플라스틱 배출량은 전월 대비 각각 △1월 16.7% △2월 23.4% △3월 18.1%가 늘어 전체 재활용 가능 품목의 폐기물 중 증가율 1·2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또 한 번의 플라스틱 시대가 펼쳐진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기업은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제로 플라스틱(Zero Plastic)’ 시대로 가기 위한 첫 단 단계로 이른바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하나가 친환경 종이컵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종이컵 판매·유통 전문업체 ‘한신P&L’이다.

이름 그대로 ‘종이’를 가지고 만드는 종이컵과 플라스틱이 무슨 관계일지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물음은 종이컵 내부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보통 종이컵은 음료 등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내부에 코팅하는데, 이 코팅 소재가 플라스틱의 일종인 PE(폴리에틸렌)이다.

일반적인 종이컵은 내부를 PE로 100% 코팅하다 보니 몇 그램에 불과한 종이컵 생산 시 막대한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실제 2015년 기준 1년간 국내에서 사용된 일회용 종이컵은 166억개인데, 여기에 들어간 플라스틱양만 약 6000톤에 달하는 실정이다.

한신P&L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9년 개발해 특허 출원한 종이컵 코팅 소재 ‘SOLE COAT(솔 코트)’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원료인 이 소재를 사용하면 종이컵 내부 코팅을 위해 사용했던 PE를 20~25% 대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신P&L은 월 플라스틱 사용량 300톤 중 20%를 줄일 수 있었다. 연간으로 따지면 720톤, 솔 코트를 사용한 11년 동안 줄인 플라스틱 사용량만 7920톤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코팅 소재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솔 코트로 종이컵을 제작하면 일반 종이컵보다 탄소배출량이 적어 환경친화적이다. 일반적으로 PE로 내부를 코팅한 종이컵은 1개당 11g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솔 코트를 사용하면 이보다 20% 낮은 8.8g의 탄소만 배출한다. 생산 과정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은 물론 탄소배출량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코팅 소재인 셈이다.

한신P&L은 최근 친환경 종이컵 시장에도 진출했다. 자사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에서 한 발 더 나가 보유한 솔 코트 기술을 통해 종이컵 시장의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특히, 솔 코트를 사용한 친환경 종이컵은 관련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종이컵 보급에 항상 걸림돌이었던 ‘가격’ 문제를 해결했다는 게 그 이유다.

보통 친환경 종이컵은 제조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비싸다’라고 인식돼 있다. 이는 생산원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데, 일반적으로 친환경 종이컵이라고 하면 내부 코팅을 생분해성 수지(PLA)로 코팅한 제품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PLA 코팅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제조업체는 적합한 신규 생산설비를 설치하거나 기존 생산설비를 교체해야 한다. 그 결과, 생산원가가 높아져 친환경 종이컵 가격이 상승하고 최종 소비자 역시 비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쏠 코트 처리 원단을 사용하면 일반 종이컵과 같은 방식으로 가공할 수 있어 제조업체 측에선 기존 설비 활용할 수 있다. 즉,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쏠 코트는 PE 가격의 90% 수준인데, PLA가 PE보다 무려 4배 비싼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친환경 종이컵을 만들어도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생산원가가 낮춰짐으로써 소비자는 친환경 종이컵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신P&L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종이컵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솔 코트로 제작한 ‘HY-SOL CUP(하이-솔 컵)’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환경표지 인증을 받음에 따라, 국내 종이컵 제조업체들도 해당 인증을 받은 종이컵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다.

한신P&L 관계자는 “종이컵 제조업체에 하이브리드 코팅 소재 솔 코트 원단을 공급함으로써 이들도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종이컵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은 물론 제조과정에서도 친환경적인 이 소재로 국내 친환경 종이컵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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