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기후변화대응지수 발표, 한국 뒤에서 9위
전년 대비 5계단 상승...여전히 ‘매우 낮음(very low)’
소극적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지적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기후변화와 전염병은 3가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 관계를 끊기 위해 인류는 어떤 활동을 줄여야 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성적이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나섰지만 우리나라 기후변화대응지수는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53위로 최하위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성적이 ‘매우 미흡’하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나섰지만 우리나라 기후변화대응지수는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53위로 최하위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파리협정 5주년을 앞두고 유럽 독립 평가기관인 저먼워치, 뉴클라이밋연구소, 기후행동네트워크(CAN)가 ‘2021 기후변화대응지수’를 발표했다. 한국은 조사대상 전체 61개국 중 5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8위에서 5계단 상승했으나, 평가기관은 "한국 기후변화 대응 수준이 여전히 매우 낮으며(very low) 최하위권에 머물러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대응지수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를 차지하는 온실가스 다배출 상위 57개국과 EU의 기후 정책을 비교 평가하는 조사로 매년 발표된다.

조사는 한국의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과 소극적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는 지구온도 상승을 1.5°C 이내로 억제하기로 한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는데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재생에너지 관련 평가 순위는 지난해 ‘보통’(32위)에서 ‘미흡’(40위)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된 국가의 절반을 넘는 38개국에서 재생에너지의 1차 에너지 비중이 이미 10%를 상회하는 반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3%로 크게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비중을 2030년까지 20%, 2040년까지 30~35%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의욕적이지 않다'고 지적됐다.

온실가스 배출 관련 모든 지표에서도 한국 점수는 낮았다. 조사 대상국의 절반 이상인 32개국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냈으나 한국의 경우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가기관들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정책 의지가 약하다'고 평가 받았다.

◇ “글로벌 위기대응 노력 전반적으로 부족”

환경운동연합은 “5년 전 수립한 2030년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부족하다는 국내외 비판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유엔에 목표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고, 지난 9월 국회 본회의에서 채택된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에서도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1.5℃ 특별보고서의 권고에 부합하도록 상향하라고 촉구했지만, 정부는 2030년 목표 상향을 차후 추진하겠다고 유보했다”라고 덧붙였다.

녹색기후기금(GCF) 공여금을 2억달러로 확대하고 올해 ‘그린뉴딜’을 통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에 따라 한국의 기후 정책에 대한 평가 순위는 개선됐다. 반면, 보고서는 석탄발전 퇴출 목표가 없는 가운데 한국이 국내외에서 석탄발전 건설을 계속한다며 비판했다.

이번 보고서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그린딜’ 정책을 표방한 유럽연합의 기후변화대응지수가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16위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저먼워치는 '유럽연합이 녹색 코로나 부양책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에서 모범이 될 수 있을지 갈림길에 서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파리협정 5주년을 앞두고 각국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은 전반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1~3위를 선정하지 않고 4위(스웨덴)부터 순위를 매겼다. 미국(61위), 캐나다(58위), 호주(54위), 한국(53위), 러시아(52위) 등 국가의 기후변화대응지수가 “매우 낮다(very low)”라고 분류됐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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