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을 넘어 필환경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국내만 해도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사회, 그린뉴딜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넘칩니다. 이중 현재 국내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부분은 ‘에너지’입니다. 언론을 통해 에너지 관련 기사가 자주 나오곤 하는데, 공장을 가동하는 것부터 우리가 일상에서 타고 다니는 자동차, 집 안을 환하게 밝혀주는 전기까지 모두 에너지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너지는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해당 분야를 맡고 있는 기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도 취재와 기사 작성을 위해 관련 공부를 합니다. 이 중 기사로 작성하기엔 조금 약한(?) 소재나 기자 역시 잘 모르고 있던 부분, 기사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부연 설명이 필요한 용어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편집자 주]

 
최근 국내 에너지 관련 이슈 중 하나는 '수소'이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국내 에너지 관련 이슈 중 하나는 '수소'이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최근 에너지 관련 기사를 통해 어떤 단어를 가장 많이 접하셨나요? 아마 기자가 생각하기엔 신재생에너지, 그중 ‘수소(hydrogen)’가 아닐까 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이른바 ‘수소경제’를 역점 정책으로 추진 중입니다. 이에 국내 5대 발전공기업은 물론 현대자동차, SK, 한화, 두산중공업, 효성 등 이름만 들어도 ‘아하~!’하는 기업들이 수소 분야에 뛰어들었거나 뛰어들고 있는 중이죠.

수소의 활용은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길을 걷다 보면 도로를 누비는 수소차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국내 대표 수소차인 ‘넥쏘’가 떠오르시죠? 그리고 서울의 경우 수소 택시도 볼 수 있습니다. 아직 많지는 않지만 ‘친환경’이란 이름을 단 수소 버스도 종종 목격할 수 있죠. 

특히, 수소는 환경오염 없는 에너지로 많이들 알려져 있죠.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불리는 ‘석탄발전’과 달리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청정 그 자체. 하지만 이러한 수소도 생산 방식에 따라 제각기 종류가 있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때도 있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수소가 ‘친환경’이란 말은 일부 생산 방식에 국한되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에서는 수소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죠.

먼저, 생산 방식에 따른 수소의 종류에 대해 간략히 짚고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가 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초창기에는 수소의 생산 방식에 따라 보통 ‘그레이 수소(Grey hydrogen)’와 ‘그린 수소(Green hydrogen)’로 나뉘었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또 다른 녀석이 등장했더군요.(물론 기자가 미처 알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블루 수소(Blue hydrogen)’입니다.

수소 앞에 붙은 색깔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레이는 환경오염물질 즉,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생산 방식에는 ‘부생수소’와 ‘천연가스 개질’이 있죠. 전자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들 때 발생하는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입니다. 후자는 천연가스를 고압·고온의 수증기로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방식이죠. 특히, 천연가스 개질의 경우 수소 1㎏을 생산하는데 10㎏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죠.

그리고 중간 단계 같은 녀석도 있답니다. 그레이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탄소 포집·저장(CCS)해 배출을 줄이는 블루 수소가 그 주인공이죠.

그린 수소는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친환경’이 맞습니다. 여기에는 수전해 방식이 활용되는데 전기를 물에 가하면 수소와 산소로 분해돼 수소를 얻을 수 있죠. 이용되는 전기 또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그린’입니다.

하지만 궁극의 수소라 불리는 그린 수소는 전 세계적으로 활용이 적다고 합니다. 수전해 방식의 경우 조건이 까다롭고 우리가 언제나 말하는 문제, 바로 ‘돈’ 때문이죠. 앞서 말한 부생수소는 수소를 1㎏ 생산하는데 2000원 미만으로 가장 저렴합니다. 천연가스 개질은 수소 1㎏을 만드는데 2700~5100원 정도 든다고 해요. 하지만 수전해 방식은 수소 1㎏을 생산하는데 무려 9000~1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수전해에 사용되는 촉매가 비싸다 보니…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린수소 생산 비용은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 기업인 우드 멕켄지에 따르면 2040년까지 그린수소 생산비용은 64% 감소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국내 연구진들이 값싼 수전해 촉매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까지 합쳐진다면 친환경 그린 수소가 주류가 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kds032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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