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거나 배달 시킬 때는 주는 물건 거절하기
집안의 필요하지 않은 물건 및 쇼핑 목록 줄이기
일회용품은 다회 사용... 재사용 가능한지 확인하기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고 날씨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물과 공기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떠 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먼 나라 이야기 같던 환경 문제들이 이미 생활 속 깊숙이 알게 모르게 들어와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손길과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 쓰레기가 남습니다. 어쩐지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라는 시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서글픈 느낌도 듭니다. 내 손 끝에서 시작되는 일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내가, 내 이웃이 함께 움직인다면 결과도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생활 속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명 지구를 살리는 생활의 기술입니다. 매주 주말마다 한 가지씩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보를 가져가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합니다. 실천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요. 1분 환경 정보의 의미는 거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 번째 시간은 ‘제로웨이스트 실천법’입니다. [편집자주]

제로웨이스트는 그 무엇도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는 삶, 말 그대로 쓰레기가 제로인 상태를 지향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제로웨이스트는 그 무엇도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는 삶, 말 그대로 쓰레기가 제로인 상태를 지향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환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제로웨이스트는 생활 속에서 어떠한 쓰레기도 만들어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쓰레기가 제로인 상태를 지향한다.

세계적인 제로웨이스트 실천가 ‘비 존슨(Bea Johnson)’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년간 그녀의 4인 가족이 배출한 쓰레기 양을 공개한 적이 있다. 작은 유리병 한 병을 채운 정도의 양이었다. 1년 동안 배출한 쓰레기가 작은 병 하나에 모두 담기다니,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비 존슨은 2006년부터 14년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해온 사람이다. 그녀가 제안하는 제로웨이스트 실천 노하우는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그녀는 이 순서를 차례대로 지키며 다음 단계로 나아갈수록 자동으로 쓰레기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1단계는 거절하기(Refuse)다. 장을 보거나 배달을 시킬 때 주는 물건을 거절하는 것이다. 비닐, 빨대, 일회용 젓가락, 반찬 등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물건을 거절할 수 있다. 

2단계는 줄이기(Reduce)다.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중고로 판매하거나 기부를 통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장을 볼 때는 구매하는 물건 수를 줄여 필요한 것만 고르고, 비닐이나 유리, 플라스틱에 포장되지 않은 제품만 골라 담음으로써 포장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이 줄이기 과정을 통해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을 간추릴 수 있다. 

3단계는 재사용(Reuse)이다. 일회용품을 다회 사용하는 방법이 있고, 아예 재사용이 가능한 물건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기존의 아이스팩이나 배달용기를 깨끗하게 씻어서 다시 사용하거나, 일회용 화장솜을 대나무 섬유로 만들어져 자연분해되는 다회용 화장솜으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장을 볼 때 비닐 봉투 대신 천주머니를 이용하는 것도 재사용 습관이다. 

4단계는 재활용(Recycle)이다. 거절하거나 줄이거나 재사용하지 못한 물건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한 우유팩을 모아 휴지로 교환하거나 김치나 고기 등을 썰 때 도마로 재활용할 수 있다. 테이크아웃 컵은 식물을 심어 화분으로 이용할 수 있다. 

마지막 5단계는 분해가 되도록 하는 부패(Rot) 단계다. 채소나 과일 껍질뿐만 아니라 자연분해 포장지로 포장된 제품을 구매해 이를 썩히는 것까지 하는 단계다. 국내에서는 최근 스타벅스 등에서 이러한 자연분해 포장지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이 ‘5R 단계’는 부패 단계를 뺀 4R, 거절하기와 부패 단계를 뺀 3R로 소개되기도 한다. 제로웨이스트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쓰레기 양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로우웨이스트, 레스웨이스트를 시도할 수도 있다. 많은 제로웨이스트 실천가들은 “단계나 이름과 관계없이 내가 가진 물건을 쓰레기로 만들지 않겠다는 노력만으로 소비에 대한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된다”며 “삶에서 꼭 필요한 소수의 물건만 소유하게 되면 오히려 그 물건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다”고 제로웨이스트의 장점을 말한다.

ke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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