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입장문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내용 비판
증권가 “3자연합, 산은의 한진칼 증자 참여 저지 노력 예상”

HDC현대산업개발이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점검 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CGI가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이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민 혈세를 활용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라며 전면 비판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KCGI가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이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민 혈세를 활용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라며 전면 비판하고 나섰다.

KCGI는 17일 “조원태 회장 외의 모두가 피해자입니다”라는 이름의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 항공 니수 결정을 전면적으로 비판했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의 지분 6%만을 가지고 1원의 출자도 없이 산업은행을 통한 막대한 혈세투입과 다른 주주들의 희생하에 경영권을 지키고 세계 7대 항공그룹의 회장이 된다”고 주장했다.

KCGI는 이날 산업은행의 자금보달과 자금 선집행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KCGI는 “한진그룹이 보유한 빌딩 한 두개만 매각하거나 기존 주주증자로도 충분히 조달 가능한데, TRMADL 투입된 산업은행의 3자배정증자와 교환사채 인수를 동원하는 것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신고 등의 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은행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는 사례도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산업은행이 2019년 3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조차도 아직 산업은행의 출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절차와 방식, 가치산정으로 이해관계자 및 국민의 공감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성부펀드’로 유명한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함께 이른바 ‘3자연합’으로 불린다. 이들은 조원태 회장과 현재 경영권 분쟁 중으로, 한진칼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서면 3자연합의 지분이 희석돼 인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 박성봉 연구원은 “현재 한진칼은 경영권 분쟁 진행 중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 불허 사례를 들어 3자연합측이 소송 등의 방식으로 산은의 한진칼 증자 참여 저지 노력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결합승인 심사의 경우 국내 공정위는 과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승인 당시 이스타항공의 회생 불가능 판단 이유로 승인한 바 있고 국내 항공산업의 중요성 감안 시, 승인 가능성 높으나 해외는 승인 기간 장기화와 승인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EU는 과거 그리스 양대 항공사 합병을 승인한 사례가 있다.

박 연구원은 같은 보고서에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의 종식에 따른 여객 수요의 빠른 회복 시, 그만큼 수혜가 예상되나 여객수요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동반 부실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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