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회장직 승계 시점 관심
국내 주요 기업 3~4세 경영인 체계 본격 돌입
30~40대 젊은 회장, 재계 세대교체 이끌까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타계하면서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 국내 주요 기업은 이병철, 구인회, 정주영 등 1세대 회장님에 이어 본격적으로 3-4세 회장 체제를 맞는다. 대한민국 재계가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접어드는 셈이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타계하면서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 국내 주요 기업은 이병철, 구인회, 정주영 등 1세대 회장님에 이어 본격적으로 3-4세 회장 체제를 맞는다. 대한민국 재계가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접어드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동일인에 지정되면서 공식적으로 삼성 총수가 됐다. 하지만 아직 회장 직함은 달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면 국내 4대 그룹 모두 3~4세 회장 시대가 열린다.

그룹 ‘회장’은 소비자에게는 매우 익숙한 단어지만 상법상 명시된 법률적인 직함은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부회장(담당업무)이지만 미등기임원이다. 대표이사나 이사회 의장도 아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대표가 따로 있고 이사회 의장은 장관 출신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부친 이건희 회장의 업무를 물려받는 경우라면 이사회 동의와 지지 절차만으로 회장 취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이 되거나 ‘이사회 의장 겸 회장’이 되려면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돼야 한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그 시점과 방식이 어떨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앞서 이건희 회장의 경우 선대 이병철 회장이 타계하고 약 2주가 지난 후 회장에 오른 바 있다.

다른 기업의 경우는 어떨까.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최태원 SK회장은 아버지 최종현 회장 타계 후 일주일 뒤, 구광모 LG 회장은 구본무 선대 회장 타계 후 약 한 달 후 회장에 취임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10월 14일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정몽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앞서 정몽구 명예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 별세 이전 그룹 회장에 취임했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취임하면 국내 4대기업은 모두 1960~70년대생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된다. 이들은 모두 3~4세고 대부분 3040세대에 회장직에 올랐다. 이들(이재용, 정의선, 구광모, 최태원)은 최근 미래차 배터리 관련 건으로 타사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CEO간 회담을 진행하는 등 폭넓게 교류해왔다. 1960년생인 최태원 SK 회장이 나머지 세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배지만, 최 회장 역시 과거 38세 나이로 회장에 취임한 바 있다.

◇ 국내 재계에서 이미 익숙한 ‘40대 기수론’

재계 ‘젊은 회장’바람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건희 회장도 1987년 45세 나이로 회장에 올랐다. 당시 이 회장은 1966년 동양방송에 입사한 후 삼성물산 부회장과 삼성그룹 부회장을 거치는 등 20여년 동안 회사에 몸담았다.

현재 국내 대기업 총수 중 가장 젊은 나이에 회장이 된 사람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승연 회장은 1981년 한국화약그룹 창업자인 김종희 선대 회장이 타계한 후 29살에 회장이 됐다. 김 회장은 이후 여러 건의 인수합병 등을 성공시키며 그룹을 키워왔다.

현재 국내 4대그룹 총수 중 CEO 경험이 가장 긴 최태원 SK 회장은 1998년 최종현 선대 회장이 타계한 후 38세에 회장에 취임했다. 그보다 더 젊은 나이에 경영권을 이어 받은 30대 회장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 정몽준 이사장은 36세에 현대중공업 회장이 됐고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은 35세에 그룹 회장에 올랐다.

1978년생으로 올해 43세인 구광모 LG 회장의 젊은 리더십이 재계에서 꾸준히 관심을 끈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조양호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이후 보름여만에 44세 나이로 회장에 취임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은 아버지 조석래 전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49세에 회장에 취임한 바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이 모두 3~4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면서, 대한민국 재계는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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