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의 시대다. 인류가 내뿜는 온실가스가 지구를 데워 극지방 빙하가 녹고 영구동토층이 세상에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저기압과 고기압이 복잡하게 얽혀 예전에는 겪지 못했던 기괴한 날씨와 현상들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 

온실가스는 누가, 어떻게 배출하는 걸까. 소비자가 구매하고 소비하고 버리는 과정이 모두 영향을 미치지만, 그보다 더 큰 덩어리가 있다. 대규모 기업들이 원료를 캐내어 운송하고 가공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유통하는 과정에서다. 

그린포스트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의 매출액과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해봤다. 그리고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했는지에 따라 순위를 매겼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상대적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는 곳이 있고, 비교적 덜 배출한 곳도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배출량’임을 고려해 일괄적으로 순위를 매겼다. 온실가스 지분이 높은 기업과 업종을 여러 회차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매출 상위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매출 상위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 (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포스코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몇 곳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포스트코리아가 19일 국내 매출액 상위 기업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포스코가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4조 3668억원, 영업이익 3조 8689억원을 달성해 매출액 3위를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8148만 1198tCO2-eq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30조 4009억원, 영업이익 27조 7685억원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1위를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8148만 1198tCO2-eq로 3위에 랭크됐다. 

매출액 105조 7464억원, 영업이익 3조 6055억원을 매출액 2위에 오른 현대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581만 941tCO2-eq로 11위를 차지했다.

다만, 에스케이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한국산업은행, 한화생명, S-Oil, 삼성화재해상보험 등의 기업은 매출액이 상위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목표관리업체에 해당하지 않아 순위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녹색법) 제42조에 따라 매년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선정된 기업은 제3자의 검증을 마친 당사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사용량을 2011년 5월부터 정부 당국에 신고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녹색법에 따르면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으로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하거나 재방출하여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대기 중의 가스 상태의 물질을 말한다. 여기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대표 온실가스인 이산화 탄소로 환산한 양이다. 각각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온실가스별 온난화 지수를 곱한 값을 누계해 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국가들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이 나서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미온한 게 현실”이라며 “기후변화를 넘어서 기후 위기의 시대에 온실가스 배출량 신고를 업종별, 분야별로 의무화해 기업들이 책임지고 감축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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