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통해 지적
수소염화불화탄소계열 온실가스 3,333만톤...배출량 통계 미반영
“석탄화력발전 11기 수준, 감축 계획은 8년 전 목표 머물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과학기술정보보통신부는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환경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한다.(사진 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지구온난화물질로 규정된 수소염화불화탄소계열(HCFCs) 사용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2019년 3,333만tCO2_eq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화력발전 11기가 내뿜는 온실가스보다 더 많은 양으로 휘발유 자동차 1000만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온실가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지구온난화물질로 규정된 수소염화불화탄소계열(HCFCs) 사용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2019년 3,333만tCO2_eq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화력발전 11기가 내뿜는 온실가스보다 더 많은 양으로 휘발유 자동차 1000만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온실가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언급할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실은 5일 국정감사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통계에 잡히지 않는 온실가스가 3,333만톤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위와 같이 밝혔다. HCFCs는 몬트리올의정서 관리 물질로 파리협정에 따른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 잡히지 않는다.

의원실에 따르면, HCFCs는 프레온가스(CFC)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물질로 오존파괴지수(ODP)는 0.1로 개선됐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지수(GWP)는 최대 2,000으로 CO2가 유발하는 지구온난화보다 최대 2,000배 악영향을 미친다.

HCFCs는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라 선진국의 경우 올해까지 퇴출해야 하는 물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지위에 따라 2030년까지 퇴출하기로 되어있다. 지난 1991년 제정된 ‘오존층 보호를 위한 특정물질의 제조규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입 및 제조 허가제를 시행하고, 2012년 ‘특정물질(HCFC류)의 생산량 및 소비량 기준한도’ 공고를 통해 연차별 감축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양이원영 의원실은 이에 대해 “하지만 매년 수천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HCFCs 물질에 대한 감축 목표는 8년 전 기준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전기차 보급에 지원하고,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 양이원영 의원실, "관리업무 이원화...HCFC 혼합 폴리올 사용량 통계도 없어" 지적

의원실이 지적한 문제는 이렇다. 현재 HCFCs 관리업무는 산업부와 환경부로 이원화 되어있다. 기준한도 설정, 제조·수입 판매계획 연도별 수립 및 확정 등 종합계획은 산업부가, 냉매로 쓰이는 HCFCs 사용·폐기단계 관리는 환경부 담당한다.

환경부가 관리하는 냉매의 경우 판매·구매·보충·회수 등에 대해 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냉매정보관리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부가 관리하는 다른 용도의 경우 공급업체에 대한 보고만 받을 뿐 최종소비단계에서의 관리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출한 2019년 HCFCs 용도별 판매실적에 따르면 냉장고, 에어컨 등 냉매로 사용되는 비중이 약 41%, 단열재 발포제 용도로 사용되는 비중이 43%이며, 소화기, 반도체 등 정밀기계 세정제로 소량이 사용되고 있다.

의원실은 보도자료에서 “HCFCs의 43%가 사용되는 단열재 발포제로 공장에서 단열재를 생산하거나 건축현장에서 폴리우레탄 단열 뿜칠 작업에 주로 사용된다”고 언급하면서 “그러나 매년 할당량이 줄어들면서 건축현장에서 사용되는 폴리우레탄 단열재 작업에 사용되는 발포제 상당수가 HCFCs 쿼터를 회피하기 위해 폴리올이라는 혼합물로 수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에서 HCFC가 혼합된 중국산 폴리올을 아무런 제약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지난 4월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 화재현장에서 사용된 폴리우레탄(PU) 단열재도 이런 중국산 폴리올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의원실은 이 문제에 대해 “관리를 맡은 산업부는 이렇게 쿼터를 우회해 수입된 HCFC 혼합 폴리올 사용량에 대한 통계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단열재 발포제 용도로 사용된 HCFCs는 시공 후 대기 중으로 직접 방출되기 때문에 냉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공식 판매실적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만 해도 1,546만tCO2_eq으로 석탄화력발전소 5기에 해당하는 배출량이지만, 실제 사용되는 HCFC 혼합 폴리올까지 고려하면 얼마나 많은 양이 배출되는지 알 수조차 없다.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라 HCFCs를 퇴출한 선진국의 경우 이미 대체물질인 HFC계열과 CO2계열, 이소부탄(Iso-butane, C4H10) 등 친환경발포제를 적용한 단열제 제품이 보편화, 규격화되어 있지만, 국내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건축부문에서 온실가스감축을 위해 패시브하우스, 제로에너지빌딩 등 녹색건축정책이 추진됨에 따라 단열재의 두께가 두꺼워 지고 있으나, HCFCs와 같은 지구온난화물질을 사용한 단열재를 사용으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꼴이다.

양이원영 의원은 “기후위기 상황에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HCFCs로 인해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조속히 허술한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일원화해 HCFCs를 조기 퇴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투자와 규제강화 필요하며 국정감사를 통해 관련 대책을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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