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비대면 대출상품 출시 앞다퉈 출시…“잠개고객 확보”

은행권이 비대면 대출상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제공)
은행권이 비대면 대출상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은행권의 비대면 대출시장 선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잠재고객 확보를 위해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까지 동원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선 일제히 비대면 대출상품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날 NH농협은행은 신용대출 전 과정에 디지털을 도입한 ‘디지털 직장인 신용대출 통합 추천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비대면 대출모집에 나섰다. 

비대면 대출의 특징은 은행이 주체가 되어 심사를 하고 고객이 심사를 받던 기존 대면 대출심사의 높은 벽을 허물고 접근성을 낮춰 다양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NH농협은행은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 구축을 통해 고객이 주체가 되는 대출을 선보임으로써 고객 확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품가입 등의 금융거래는 고객이 은행에 먼저 정보를 제공해야하는 방식이었지만, 농협은행의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는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먼저 제공하고, 고객이 주체가 되어 금융상품을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면서 “고객중심 비대면 대출을 고객 접근성을 낮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전환을 통해 비대면 시장서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잠재고객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발 빠른 비대면 대출전환으로 경쟁력 선점 

하나은행의 경우 발 빠른 비대면 대출시스템을 적용해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대출 과정을 전면 비대면화한 ‘하나원큐신용대출’과 ‘하나원큐 갈아타기 신용대출’을 선보였다. ‘하나원큐신용대출’은 기존에 거래가 없던 고객도 휴대전화와 인증서만으로 24시간 365일 서류 제출 없이 원스톱 대출이 가능하도록 해 신규고객의 접근성을 낮췄다.

‘하나원큐신용대출’은 약 한 달 반 만에 5천억원의 대출 실적을 달성했으며 ‘하나원큐갈아타기신용대출’은 9개월 만에 4932억원을 달성했다. 이 중 60%는 기존에 하나은행 대출거래가 없었던 신규대출고객이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지난해 모바일 대출약정 손님 수 14만 명과 취급 금액 2조6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비대면 대출이 하나은행의 신규고객을 늘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우리은행, ‘카카오톡·카카오페이 유저를 고객으로’

우리은행은 비대면 대출상품 출시와 더불어 대형 핀테크 카카오페이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카카오페이와 ‘디지털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개 응용프로그램 개발환경(Open API)’를 활용해 비대면 대출상품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 카카오톡·카카오페이 앱 내 ‘내 대출 한도’ 서비스에 우리은행 비대면 대출상품 정보가 제공된다. 고객은 카카오톡에서 우리은행 비대면 대출상품의 한도와 금리를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를 우리은행 고객으로 유입할 수 있는 접근성을 확보한 셈이다.

양사는 앞으로도 비대면 대출 모집 서비스와 양사 신규고객 유치 등을 위해 적극 협업하기로 했다.

그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비대면 대출상품 ‘우리WON하는 직장인 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바쁜 직장인들이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로 간편하게 대출신청이 가능한 비대면 특화 대출상품이다.

◇기업은행, 은행권 최초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

IBK기업은행은 담보대출 심사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22일 기업은행은 핀테크 ‘탱커펀드’와 국내 최초로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을 적용해 영업점의 대출심사 요건을 완화했다. 

AI가 서류발급부터 가능여부까지 자동심사 해 직원이 주소만 입력하면 3분 만에 부동산담보대출 결과를 받아들 수 있게 됐다. 복잡한 절차가 생략되고 간편해진 만큼 보다 다양한 고객군을 유입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개인 사업자 전용 부동산담보대출 상품인 ‘i-ONE소상공인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며 비대면 대출을 확대했다. 

기업은행은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 등을 적극 활용해 비대면 대출을 늘리고 대출 프로로세스의 완전 비대면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대상 부동산을 상업용 집합건물, 공장, 토지 등까지 확대하고, 영업점 상담 외에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까지 확대해 가계대출 프로세스의 완전 비대면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 전 과정 비대면 담보대출로 화려한 부활

비대면 대출에선 케이뱅크의 활약도 눈에 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이후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며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15개월만인 지난 7월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한 비대면 대출 출시를 알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0일 은행권 최초로 전 과정 100% 비대면화한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아담대)’을 출시했다. 아담대는 소득정보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서류 발급 없이 한도와 금리조회가 가능하고 대출시행을 위한 소득증빙서류도 2가지(2년치 원천징수영수증 또는 갑근세 원천징수확인·등기권리증)로 줄이고 제출과정과 배우자 및 세대원 동의 절차도 모바일로 간단히 처리되도록 했다.

여기에 1.6%라는 파격적 금리를 내걸면서 고객을 유입하는데 성공했다. 아담대는 1차 예약대출 당시 일주일 만에 2만6천명 몰리면서 흥행을 입증했다.

◇신한은행, 소상공인 비대면 대출서비스 공급 앞장

신한은행도 비대면 대출상품 출시를 위해 협업과 기술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사회적책임경영인 ESG경영방침에 따라 비대면 소상공인 대출서비스에 적극적이다. 

신한은행은 전날 이날 관련 정보·예약 앱 야놀자와 손잡고 야놀자 제휴사를 위한 비대면 대출상품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야놀자의 빅데이터를 매출대금 선 정산 대출 등의 비대면 대출상품이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인천신용보증재단과 소상공인을 위한 비대면 보증서 담보대출을 출시하고, 17일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상품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원장을 공유해 대출 실행 이후 기관간 발생하는 작업 등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였다. 

동시에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출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은 소상공인 금융지원 대출 실행 건의 95% 이상이 비대면으로 집행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와이즈넛과 AI기반 관련 시스템을 연구·개발 중에 있다.

◇국민·카카오뱅크까지 비대면 대출시장 경쟁 지속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고객들이 영업점 방문 없는 신속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KB스타뱅킹과 인터넷뱅킹의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했다. 무서류 무방문 프로세스를 구축해, 고객이 서류를 내지 않아도 스크린스크래핑 기술을 통해 자동 제출되도록 하고 대출한도 및 예상 금리도 간단하게 확인 가능하도록 했다.

모바일 금융에 특화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바로 관리할 수 있는 ‘모임통장’과 26주 동안 매주 1,000원~1만원씩 증액되는 금액을 납입하는 ‘26주 적금’이 흥행하고 있다. ‘모임통장’은 6월말 기준 이용자 수는 660만명, ‘26주 적금’은 누적 개설건수는 560만좌를 넘어섰다. 

또 정책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과 개인사업자를 위한 100% 비대면 사잇돌 대출인 ‘개인사업자 사잇돌 대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신용대출’ 등 다양한 신용대출 상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은행권의 비대면 대출시장 선점 경쟁은 수익창출 효과보단 잠재고객 확보측면이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대출상품의 경우 수수료가 낮아 현재까지 수익이 발생하는 규모가 크진 않다”며 “잠재 고객군 확보를 위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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