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매장/그린포스트코리아
다이소 매장/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플라스틱은 지구에 존재하는 가장 편리한 소재다. 10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 역사를 뛰어넘을 만큼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긍정적으로는 산업전반의 판도를 바꿔놨고, 국가 경제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슈가 더 크다. 플라스틱 폐기물과 그로 인한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을 심화시키면서 국민들의 삶과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에 각종 환경단체와 정부 및 기업들은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나 캠페인을 펼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눈치다.

최근 코로나19가 불러온 참사인 '일회용품이 더 안전하다'라는 잘못된 정보가 국민들로 하여금 일회용품을 더 쓰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일까.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을 하고 있는 환경단체들의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주위의 생필품시장은 여전히 플라스틱으로 도배되어 있다.

◇ ‘1000원 숍’ 다이소 환경 관점에서 볼 때 ‘글쎄?’

이른바 '1000원 숍'으로 불리는 다이소 매장은 2001년 국내에 처음 생기면서 현재 전국 1350개 점포에 달하며, 연간 10억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3만개의 상품종류를 취급, 매출은 올해 2조원(지난해 대비 13% 증가)을 기록했다.

이는 많은 소비자들이 다이소의 저렴한 가격 제품들을 선호했다고 해석 할 수 있는 수치다.

다이소 매장 내 대부분의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1회성 용품과 플라스틱 소재 용품들로 적게는 100원부터 10000원정도 수준의 가격으로 형성돼 있어,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기에는 부담스럽지 않는 편이다.

실제로 각 지역의 다이소 매장 3군데를 방문한 결과 대략 물컵은 1000원, 비눗갑 1000원, 바가지 2000원부터 5000원, 악세사리 용기통 등은 3000원 선으로 판매되고 있었으며 2층(다른코너) 역시 플라스틱 공화국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80%이상이 플라스틱 제품들로 채워져 있었다.

◇ 1회용품과 플라스틱 판매...‘규제사각지대’

가격이 저렴한 만큼 그 내구성에 대해서는 '싼게 비지떡'이라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있으며, 여기에 일부 제품에서는 납 등의 유해성 물질이 검출돼 식약처에서 전량 회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다이소의 물품들은 쉽게 사고 쉽게 버려진다.

다이소에서 만난 학생 김(19)씨는 '무엇을 사러 왔냐'라는 질문에 "면봉, 악세서리 통, 거울을 사러 왔다"라고 대답했다. '자주 다이소를 이용하냐'라는 질문에는 "자주 오는 편인데 이유는 같은 제품을 사러 온다. 오늘 사러온 거울 같은 경우는 전에 산 거울 손잡이가 금방 부숴져서 또 사는 것"이라며 "2000원이라 버리고 똑같은 제품이나 다른 제품을 또 사는 거다. 별 부담 없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다이소는 환경이슈 속에서 가장 무방비하게 방치되어 있는 것 같다. 최근 유해물질이 다이소 제품에서 나왔다는 것도 크게 이슈화 되지 않았다"며 "모두들 플라스틱을 쓰지 말자고 입모아 얘기하고 있지만 반대로 플라스틱 판매에는 아무런 규제도 없이 버젓이 많은 제품들을 판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단체들이 플라스틱 제품을 쉽게 사지 못하고, 쓰지 못하도록 인식을 심어 둬 봤자 소비자들은 지나가다가 다이소에서 저렴한 플라스틱 컵 하나를 쉽게 살 수 있다"며 "이렇게 많은 플라스틱 제품들을 진열해 놔도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이 부분은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다‘고 말했다.

또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환경문제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도 정부도, 기업도 어떤 대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유감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1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고 있지만 1회용품과 플라스틱 판매가 주를 이루는 다이소가 규제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 상황에 대해 다이소 관계자는 “당사 판매 제품은 국가에서 지정한 시험 및 규격에 통과한 안전한 제품”이라며 “철재, 도기, 유리 등 다양한 재질을 사용한 유사 상품을 개발, 소비자가 플라스틱 상품의 대체 상품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이소 매장/그린포스트코리아
다이소 매장/그린포스트코리아

◇ 4단계 걸친 검수에도 유해성물질 검출 가능성

다이소는 2019년 환경연합이 발표한 생활화학제품 성분 공개에서도 방향제 등의 제품에서 벤진알코올 등 23종의 알레르기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개된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알레르기물질이 함유된 것이다. 또한 체스 장난감에서 납이 검출되는 등 유해성 물질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다이소 측은 여러 단계에 걸쳐 품질검수를 한다고 밝혔으나 상품 MD가 시장조사 단계에서 검수를 할뿐 판매물품의 성분조사 등 실질적인 검수시스템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소 관계자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유통회사로, 제조는 하지 않는다"며 "상품MD가 시장조사를 시작으로 상품선택, 협력업체 조사 등을 거쳐 상품을 출시하는 등의 소싱 절차를 거친다"고 말했다.

유해성, 품질저하,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계속해서 야기 시키고 있는 다이소의 플라스틱 제품들이 계속해서 소비자들에게 쉽게 노출 되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한 문제 의식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 환경 논란 속에도 소극적인 친환경 행보

지속적인 반 환경 논란 속에도 다이소의 친환경 행보는 소극적이다. 기자가 방문한 다이소 매장 어느 곳에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친환경 및 유기농 제품관련 코너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저렴함을 앞세운 기업 특성 상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친환경, 유기농 등의 제품을 판매할 경우 가격 단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다이소 측은 친환경 상품관련 질문에 "일부 매장에서 옥수수 전분 추출물로 만들어 생분해가 가능한 다시백, 바이오매스 소재를 섞어 만들어 생분해가 가능한 위생백, 위생장갑, 지퍼백 등 친환경 상품 40여 종을 구성해 친환경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며 "또 다른 일부 매장에서는 소비자봉투를 생분해성 봉투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 테스트를 거친 후에 다이소 전 매장에 확산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는 다이소에 진열 판매되고 있는 상품 개수에 비교해 볼 때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박정부 다이소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에게 신뢰 받는 기업으로 가기 위해 가격은 저렴하고 품질은 기대보다 뛰어나게 하겠다"며 경영비법을 소개했으나 친환경의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다이소의 활동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대부분이 사회공헌 활동, 불량제품 회수, 공정한 유통, 가격혁신, 지역사회 기여와 같은 현물 제공 위주의 캠페인들이다.

하지만 버려지는 플라스틱, 무차별하게 사용되는 비닐봉투, 규제에 대한 환경적인 영향에 대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다이소의 청사진을 지켜봐야할 때다.

vitnana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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