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마크 확인, 생리대 제품 구입해야 할 것

 
한 대형마트 생리대 매대/그린포스트코리아
한 대형마트 생리대 매대/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28일 주기로 평균 35년, 약 460회. 회당 출혈 7일 동안 하루 평균 5개를 쓴다고 가정할 시 1만 2000개. 

한 여성이 평생 사용하는 생리대 개수다. 생리대는 2000일 넘게 생식기와 예민한 피부에 닿게하면서 사용 수 밖에 없는 필수품이다. 이에 특히 생리대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드릴 수 밖에 없다. 점막에는 혈관이 많고 약물 침투도 일반 피부의 최대 42배 까지 높은데다가 생식기관과 가까워서 독성 물질이 흡수 된다면 성 호르몬을 교란시키거나 추후 임신 시 태아의 발달장애까지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3년전 생리대 화학물질 안전성 논란으로 생리대 파동을 겪고나서 여성 소비자들의 생리대에 대한 불신의 벽은 더욱 높아졌다. 이후 국내외 생리대 관련 기업들은 너도나도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천연", "유기농" 생리대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소비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천연생리대과와 일반생리대는 구별해야 할까.

◇ 생리대 파동...3년 지난 지금?...여전히 논란 있어, 여성 소비자들 생리대 불신은 높아가 

2017년 3월 여성환경연대가 국내 생리대 10종에서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고 밝히면서, 생리대 속 유해물질이 인체에 흡수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이전부터 특정 생리대를 사용하면 생리불순이나 가려움, 생리통 등 부작용을 호소해오던 터였다.

식약처는 몇 번이고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그 의구심을 사라지지 않았다. 이처럼 별 대응 없이 방관하다가 수개월이 지나서 각종 단체에 뭇매를 맞고 나서 제품 666종을 조사했다. 이후 식약처는 "VOCs 검출량이 우려할 정도는 아님"이라고 발표했지만 환경부의 일회용 생리대의 건강영향 예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생리관련 증상(생리통, 외음부통증, 가려움증, 생리량변화)과 외음부 증상은 생리대 사용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2만명에게 한 생리대 건강 영향조사 결과는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여성들의 문제제기 뒤 약사법 개정에 따라, 식약처는 2018년 10월부터 생리대 모든 성분 표시제를 실시하고 VOCs 저감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한 점이 있다. 품목신고서에 들어간 성분에 한해 표시하기 때문에 판매·제조 업체가 허위 기재하면 소비자가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산 일회용 생리대 ‘나트라케어’의 국내 수입·판매 업체가 11년간 자연 성분이라고 허위 신고하고, 소비자에게도 허위 광고했다고 발표했다. 18개 제품의 품목신고 자료에 접착제로 ‘초산전분’(식물성분)을 썼다고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합성고무의 일종이자 일반 생리대에서 쓰는 화학합성 성분인 ‘스티렌 블록공중합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생리대 방수층 성분으로 바이오필름을 쓰고도 폴리에틸렌필름을 쓴 것처럼 허위 신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새로 추가된 성분인 바이오필름은 식약처의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받아야 하는 성분이다. 

위와같은 상황에 여성소비자들은 3년전 생리대 파동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반응이다. 

4년 넘게 나트라케어를 써온 오모씨는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생리대 파동 이후 그나마 나트라 케어가 성분이 좋다고 해서 써왔는데 완전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다"며 "이래서 어떤 생리대든 믿고 살 수 있겠냐. 국내 제품은 더욱 신뢰가 안가"라고 격분했다. 

◇ 100% 천연생리대...안전할까?

앞서 실제로 여성의 몸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자연 유래 성분, 화학 첨가물이 없는 제품들에 여성 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화학성분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 면 생리대나 생리컵 등이 유행처럼 사용 됐지만 사용과 관리의 어려움과 휘발성유기화합물 기준법에 의해 위의 두 제품들도 유해물질이 발견됐다. 

국내 유통되고 있는 생리대 제품들의 겉포장을 살펴보면 유기농 순면커버, 무표백, 인증마크 등 제품별로 유기농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더 헷갈린다는 입장이다.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그게 100% 친환경 유기농 생리대일 수 는 없다. 이에 소비자들은 인증 마크와 성분을 조금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국내 천연 생리대라고 불리는 제품들은 식약처가 말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기준법에만 해당이 되면 '천연'이라고 칭할 수 있다. 표백, 면의 종류, 함유된 성분 등은 천연이라고 칭하는 기준의 목록에도 들어가있지 않다. 이렇기 때문에 국내서 유기농이라는 인증 코드를 받아도 100% 친환경은 아닌 것. 

서울대학교 화학물질 한 연구원은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해외와 다르게 국내에서는 생리대에 대한 법 자체가 얕다. 해외의 경우는 염소, 성분, 면의 종류 등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천연, 유기농이라는 인증을 받을 수 있다"며 "심지어 국내에서는 생리대 파동이 일어난 이후에 그나마 천연이라고 칭할 수 있는 기준법도 생겼다. 그마저도 천연이라기 보다, 그나마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정도로 해석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국내 생리대가 안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소비자들은 꼼꼼히 살펴보고 그에 따른 생리대를 구입하면 된다. 화학물질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는지와 면의 종류는 어떤 건지 등에 대한 부분을 참고해서 선택하는 것이 내몸을 지키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문정 가정의학과 원장은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생리대 전성분 표시가 시행됐어도 국내 소비자들의 45%는 잘 확인하지 않고 생리대를 구입한다.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원재료에 남아있거나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독성 물질은 성분명에 표기되지 않으니까 제조공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생리대 구입시 확인해야 할 인증 마크
생리대 구입시 확인해야 할 인증 마크

◇ 생리대 안전하게 고르는 방법? 마크 확인 필수 

생리대를 안전하게 고르는 방법으로 △유기농 원료 확인하기다. 잔류 유기염소 농약 오염가능성이 최소화 되는 OCS인증 기준에 맞게 길러진 원료를 사용한 제품인지 확인해 보자. 또 △유기농 마크를 확인해 보자. 유기농 마크는 △OCS △더마테스트 △코튼내추럴/FDA 다. OCS는 유기농으로 재배된 섬유로 만들어졌다는 인증이다. 더마테스트는 독일 피부과학연구소 더마테스트에서 전문가들이 발급해 주는 마크다. 코튼 내추럴 마크는 100% 순면으로 된 제품에만 발급하며 FDA 마크는 모두가 잘 아는 것 처럼 미국 내 의약품이나 의약외품의 제품 기준을 지켜 등록하고 판매한다는 의미다. 

또 △TCF마크 확인이다. 이 마크는 친환경 표백방식으로 면이나 펄프를 가공할 때 염소는 물론 염소계열의 화합물로 아예생기지 않게 하는 완전 무염소표백을 제조 공정에 사용하고 있다는 표시다. 이어 △sap free △PEFC다. 각각은 고분자 흡수체 같은 화학흡수체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것과 친환경 펄프를 이용했고 추척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증해주는 마크다. 

문 원장은 "내몸에 가장 닿게 되는 생리대를 구입할때 꼼꼼하게 확인해보고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며 "특히 생리대에 대한 부분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이에 생리대를 구입할때 위의 마크와 함께 안의 전성분 표를 살펴 보고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생리대 매대에 있는 제품들/그린포스트코리아
대형마트 생리대 매대에 있는 제품들/그린포스트코리아

◇ 마트 생리대 코너 가봤더니...순면은 비싸? 일반쓰는 이유에 "1+1이나 증정해줘서"

국내에서는 생리대를 대형마트나 H&B 등의 생리대 매대에서 볼 수 있다. 강서구 한 대형마트 생리대 매대 앞에서 소비자 이씨(32)를 만났다. 그에게 생리대를 고르는 기준에 대해 묻자 "1+1이나 증정품 혜택을 주는 제품을 주로 산다"고 말했다. 천연이나 순면생리대는. 이라는 질문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워서.."라고 짧게 대답했다. 

직접 제품들의 가격을 확인할 결과. 그도 그럴것이 친환경, 순면, 유기농 같은 문구가 적힌 생리대는 일반 생리대 보다 가격이 많게는 2배까지 차이가 났다. 또 유기농 카테고리를 놓고 봤을때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보다 해외 상품이 많은 것으로 보여졌다. 또 일반 생리대 처럼 1+1이나 증정용 같은 할인 혜택도 적었다. 

앞서 식약처가 발표한 생리대 방출 물질 검출 실험에서, 유해성 문제를 놓고 환경부가 생리대와 생식기 건강에는 연관성이 있다고 발표한 결과봤을때, 국내 소비자들은 천연생리대 인증마크에 대한 정보부족과 높은가격이라는 문턱앞에 막혀 어쩔수 없이 1+1, 할인혜택을 많이 주거나, 증정품을 껴주는 일반 생리대를 구입할수 밖에없는 현실에 봉착되어 있다. 

실제, 2017년 VOCs가 검출됐지만 유해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식약처의 발표로 문제가 된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생리대는 소비자 3000명이 집단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소송 내용은 대부분 릴리안을 써서 생식기 건강이 나빠졌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때 당시 여성단체는 "여성의 건강을 중심으로 생리대 시장이 무해 하다는 뚜렷한 입증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었던 점이 유감 스럽다"며 "생식기 건강이 생리대에서 올 수 있다는 걸 알고 앞으로는 순면을 쓰겠다. 국가와 기업 정부 모두 나몰라라 한다. 이는 모든 여성들이 알아야 할 숙제"라고 말한바 있다. 

앞서 식약처를 생리대 제품에 전 성분을 표기하도록 의무화 했다. 

◇ 생리대 가격 일반과 천연, 최대 3배까지 차이나

매대에 꽉 들어찬 생리대의 성분을 확인해봤을때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국내 인증마크와 천연 올가닉(순면)에 해당되는 제품들도 눈에 띄게 보였다. 

순면일 수록 가격은 최대 3배까지 올라갔는데, 매대에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피앤지의 일반 위스퍼는 개당 140원 꼴이었고, 같은 회사의 순면생리대는 개당 330원이었다. 순면커버를 사용한 제품이 약 2배 이상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일반 생리대는 개당 98원 꼴, 순면은 213원이었다. 더 안전해 보이는 해외 제품의 경우나 국내 생리대 스타트업들의 제품들은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났다. 
한 해외 유기농생리대는 개당 700원 꼴이었고, 해외 인증마크까지 다 받은 국내 스타트업 생리대는 586원이었다. 해외나 국내 스타트업의 제품들은 모두 위의 해외 인증마크를 대부분 받은 상태의 제품이었다. 

앞서 이씨(32)에게 유기농생리대를 구입한다면 무엇을 고려할 거냐는 질문에 "국내 제품 보다는 해외제품을 선호할 것 같다. 탐폰 등의 유명한 브랜드를 따졌을때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생리대에 대해 더 엄격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며 "유기농을 써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가격은 크게 중요하지않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달에 하루 8개씩 7일을 쓴다고 가정하면 한달 기준 한명이 약 31000원이라는 금액이 일반 생리대를 이용할 때보다 더 드는 셈이다. 

생리대 가격 관련 업계 관계자는 "생리대는 대형기업들이 80%이상 대부분 제조 판매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변동되거나 바뀌지 않았다. 다만 생리대 파동 이후에 순면을 제조 하려고 하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크게 늘었다"며 "순면, 유기농, 천연 생리대 등이 정착 된지 언 3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기농에 대한 국내 생리대는 보급과 제조 기준에 따라 다소 비쌀 수 밖에 없을 것같다. 또 생리대는 여성소비자들이 주기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천연이나, 유기농 시장 보다 대중적인 제품을 더 확실하게 만들자는 취지가 묻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천연 생리대의 가격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자 2018년 부터 다양한 생리대 스타트업들이 유기농 제품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며 "대형마트, H&B같은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 국내 유통사에서 해외 제품들을 공식 적으로 유통하면서 천연 생리대의 가격 자체가 많이 평균으로 잡히고 있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마 대기업들도 생리대 파동 같은 문제가 계속 사회적으로 문제 됨에 따라 위기를 느끼고 천연 소재에 대한 생리대 제품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생리대 제조업체 5개 사인 깨끗한나라, 엘지유니참, 웰크론헬스케어, 유한킴벌리, 한국피앤지는 생리대 제조 생산 유통의 약 80%이상을 차지한다. 좋은느낌, 위스퍼, 순수 등 대부분의 생리대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강남의 한 H&B매장의 직원은 "과거에는 유한킴벌리나 깨끗한 나라 제품들만 들어왔지만 2018년 정도부터는 스타트업들의 제품들도 많이 입점 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가격이 1만원대가 넘어가도 해외 순면 제품이나, 스타트업들의 제품을 구입하는 빈도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안소영 여성환경여대 사무처장은 ‘​월간 복지동향’​을 통해 “고가의 유기농 생리대 구입이나 반영구적인 면 월경대, 월경컵 사용을 개인의 선택과 책임으로만 미뤄서는 안된다. 불평등한 사회문화와 경제 시스템 내에서 개인적인 선택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화학물질이나 플라스틱을 최소화해 여성과 생태계 건강을 해치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책임이 기업에 있고, 이를 지원할 제도와 시스템을 마련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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