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해상국립공원 및 남해안 일대 해안가 쓰레기 실태 조사
“해안 쓰레기 장기간 쌓여, 일부 해변 제외하고는 그대로 방치”
“해양 환경정화 제도와 조직 마련, 정기적 수거 시스템 필요”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 7월과 8월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한 남해안 일대 쓰레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바닷가 곳곳에 수많은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녹색연합은 해양 환경전화를 위한 제도와 조직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 7월과 8월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한 남해안 일대 쓰레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바닷가 곳곳에 수많은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녹색연합은 해양 환경전화를 위한 제도와 조직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 7월과 8월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포함한 남해안 일대 쓰레기 실태를 조사한 결과 바닷가 곳곳에 수많은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녹색연합은 해양 환경전화를 위한 제도와 조직 마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유명 해수욕장의 경우는 여름철 개장을 앞두고 해안정화 활동을 이미 진행한 곳이 많았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중 갈곶리와 매물도, 소매물도, 여수시의 오동도가 조사 대상이었고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은 화태도 지역을 조사했다. 그 외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해수욕장 중심으로 무작위 조사했다.

녹색연합은 “조사 대상지 모두 해안쓰레기가 장기간 방치돼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안가에 밀려온 상태 그대로 띠를 이루어 널부러져 있거나, 수 차례의 정화 활동 이후에도 모아둔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아 다시 바닷가로 흩어져 재오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해수욕장 해변가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는게 녹색연합 설명이다. 당시는 태풍의 영향이 없었던 시기로 녹색연합은 “일상적인 해안쓰레기 적치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스티로폼, 페트병, 목재 등 쌓여있는 바닷가

이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쓰레기의 종류는 스티로폼과 페트병, 목재, 냉장고, 이불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했다. 가장 많은 것은 스티로폼으로 된 어구와 플라스틱 페트병이었으며 스티로폼은 잘게 부서져 정화가 완료된 해수욕장 해변의 모래와 섞여 있었다.

특히 해상국립공원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색연합은 “국립공원 매물도는 해안에서 쓰레기를 직접 소각한 흔적도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갈곶리 해안가에서는 기름통이 방치되어 기름 오염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육상 국립공원의 경우 쓰레기를 오랫동안 적치하거나 태우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고 녹색연합은 밝혔다. 문제는 해수욕장으로 이용되거나 기암절벽 등으로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해안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쓰레기 적치 상황은 유사하다는 것. 녹색연합은 “해상국립공원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적나라한 사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사례를 보자. 거제 갈곶리 함목명품마을에는 쓰레기가 쌓여있다. 이곳은 국립공원에서 지정한 17개 국립공원 명품마을 중 하나다. 함목명품마을 몽돌해수욕장은 휴가철에는 해수욕장 이용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몽돌해수욕장 맞은편 해안은 국립공원 지역인데 마모된 스티로폼과 오래 적치된 쓰레기로 자갈 해안 전체가 푹신할 정도다. 녹색연합은 “스티로폼과 쌓인 쓰레기더미 위에서는 잡초들이 자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이곳에는 기름통, 플라스틱 의자를 포함한 온갖 쓰레기들로 넘쳐나고 있다. 녹색연합은 “오래동안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방치한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쓰레기를 망에 모아 두고도 수거하지 않아 바닷물이 들고 나며 계속해서 쓰레기들이 마모되고나 분해돼 다시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녹색연합은 “도시와 유사한 정기적 수거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름통이 방치되어 기름띠가 생긴 거제 갈곶리. (녹색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녹색연합은 “도시와 유사한 정기적 수거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름통이 방치되어 기름띠가 생긴 거제 갈곶리. (녹색연합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국립공원공단·환경부 서로 책임 미뤄, 시스템 도입 필요”

녹색연합에 따르면, 해양쓰레기들은 분해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종이는 분해되는데 1개월, 로프는 3~14개월, 대나무는 1~3년, 페인트칠 한 나무는 13년, 통조림 깡통은 100년, 알루미늄 깡통은 200~500년이 걸린다. 그러나 해양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제품은 무려 500년 이상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해양쓰레기는 해양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해양생물들이 쓰레기를 먹이로 오인하여 먹게 되며 이는 해양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어망이나 로프에 스크류가 감겨 해상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발표에 의하면 2017년 우리나라에서 연간 발생한 해양쓰레기는 176,807톤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평상시 하천, 홍수, 해변 투기 등으로 발생되는 육지 원인 유입량은 67%, 폐어구, 선박생활쓰레기, 폐부자 등 해상 원인 유입량은 33% 정도로 파악된다.

문제는 해안쓰레기들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녹색연합은 “국립공원공단은 해안쓰레기 수거 책임은 해수부 권한이라고 주장하고 해수부 또한 국립공원의 1차 관리 책임은 국립공원공단에 있으며 공단이 지자체와 공조하는 방식으로 해안 정화활동이 진행된다며 서로 책임을 미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녹색연합은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더 이상 지자체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즉각 모니터링과 수거 및 정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새롭게 제정된 해양폐기물 법 12조와 시행규칙 17조에서는 해안폐기물의 수거와 관련 예산의 책임이 여전히 관할구역의 지자체에 맡겨져 있다. 지금까지 지자체의 예산과 인력으로 수거,처리의 한계를 확인했음에도 이에 대한 내용이 보완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수 년 째 방치된 해양쓰레기가 미세플라스틱으로 우리 식탁에 오른다”고 언급하면서 “도시와 유사한 정기적 수거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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