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그린뉴딜 발표…저탄소 사회 위해 에너지 분야에 11.3조원 투입
발전사들, 신재생에너지 국내외 보급 박차
자체적인 그린뉴딜 계획 세워 추진하기도

세계 최초·최대 규모인 대산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한화에너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대산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한화에너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정부가 지난달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확대하는 ‘그린뉴딜’을 본격 추진한 가운데, 국내 발전사 역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대표하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확충은 물론 정부가 역점 산업으로 육성 중인 수소 산업까지 정부와 보폭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그린뉴딜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자체적으로 추진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발표하는 등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정부 그린뉴딜 발표…에너지 분야에만 11.3조원 투입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16일 정부의 뉴딜의 한 축인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발표된 그린뉴딜 전략은 크게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등 3대 분야에서 총 8개 추진과제를 담았다. 2025년까지 총 73조4000억원(국고 42억7000원)을 투자해 65만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229만톤(202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의 20.1%)의 온실가스를 감축토록 할 계획이다.

특히,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른바 ‘저탄소 경제’가 중요시되면서 급부상한 에너지 전환 정책이다. 종래 화석연료 중심에서 탈피한 에너지 전환 패러다임은 그동안 언론 및 학계, 환경단체 등의 목소리를 통해 수차례 언급된 바 있다.

정부 역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높이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약 2년 8개월 전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정부의 그린뉴딜 발표 중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은 그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신재생에너지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적극적 연구개발(R&D), 설비 투자 등으로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시대를 준비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2년까지 총사업비 4조5000억원(국고 3조6000억원), 일자리 1만6000개를, 2025년까지 누적 총사업비 11조3000조원(국고 9조2000억원), 일자리 3만8000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생에너지 보급도 그 어느 때 보다 가속화 한다. 정부는 태양광·풍력 설비는 2022년까지 26.3GW, 2025년까지 42.7GW로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19년 기준 누적 설치량이 12.7GW인 것과 비교하면 각각 3년 동안 지금까지의 설치량을 웃도는 수준으로 확충하겠다는 셈이다.

국내 태양광과 풍력 설치량이 2019년 기준 각각 연간 2~3GW, 0.2GW인 것에 비하면 30% 이상 증가한 목표치다. 이는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발전용량을 54.2GW로 확대하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종료시점 보다 5년 앞두고 약 78.9%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역점 산업으로 추진 중인 수소 산업 역시 종래의 기초연구 수준에서 벗어나 2026년까지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소생산부터 저장·활용까지 전(全)주기 원천기술 개발하고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해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까지 울산, 전주·완주, 안산 등 3개 수소도시를 조성하고 3년 뒤 새로운 수소도시를 추가 조성한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과 그 후속조치인 그린뉴딜이 잇달아 발표되자 국내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발전사들 역시 그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미 착수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가 하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환경부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국내 발전사들,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총력’

그 행보 중 가장 눈에 띄는 발전사는 한국동서발전이다. 동서발전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당진시의 에너지전환 특별시 비전에 따라 종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태양광발전소로 변경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당진에코태양광 발전소다. 발전용량은 태양광 9.8MW, 에너지저장장치(ESS) 24.5MWh로 연간 1만3000MWh의 전기를 생산해 총 35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서발전은 충남 서산시에 있는 대산산업단지에서 세계 최초·최대 규모인 50㎿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하기도 했다. 한화에너지, 두산과 공동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 대산그린에너지(주)를 설립하고 건설을 추진한 이 발전소는 2만㎡ 규모 부지에 연간 40만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충남 지역 16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원료로 활용하는 이 발전소는 이전까지 버려지거나 태워버렸던 부생수소를 활용해 대규모 사업화에 성공한 세계 최초 연료전지 발전소다.

한국중부발전 역시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 25% 달성을 목표로 에너지 전환사업 및 연구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부발전은 그린뉴딜 정책에 맞추어 MW급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카이스트와 한국풍력산업(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한전기협회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0년 제1차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MW급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개발과제에 선정됐다. 이에 6월 29일 본격적인 연구, 실증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연구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 기조에 따라 해상풍력 발전단지 부지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도입 필요성에 따라 추진된다. 부유식 풍력시스템을 설계하고 설치 및 운영방안을 도출하여 부유식 해상풍력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중부발전은 한화에너지와 함께 미국 네바다주(州)에서 추진 중인 볼더 태양광 3단계 발전사업 전력구매계약(PPA)을 네바다 에너지(NV Energy)와 체결했다. 태양광 128MW와 ESS 232MWh 규모로 네바다주 내 연간 3만6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국내 업체로써 최대 규모의 해외 태양광 연계형 ESS사업이다.

중부발전은 본 사업을 통해 미국과 유럽 선진시장 중심의 해외 신재생 사업전략 실행을 본격화해 2022년까지 태양광 1GW 및 풍력 1GW 자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과 캘리포니아 ESS 사업 및 텍사스주(州) 태양광 발전사업을 적극 추진해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신재생 및 ESS 사업 분야 확장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당진에코태양광 발전소 준공식 모습. (한국동서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당진에코태양광 발전소 준공식 모습. (한국동서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정부 정책 부응…발전사들 자체 계획 발표로 '그린뉴딜' 앞당겨

저탄소 사회로 이행을 위한 그린뉴딜이 정부의 중점 정책으로 부상하자 발전사들 역시 이에 합을 맞춰 관련 투자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대한민국의 신(新) 성장동력으로 여겨지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도 함께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남부발전은 5년간 그린뉴딜에 약 1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달 29일 남부발전은 ‘KOSPO 뉴딜 전략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KOSPO 뉴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추진위원회는 그린 뉴딜을 포함해 디지털 뉴딜, 휴먼 세이프티 뉴딜의 3개 분과를 구성하고 9대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그린 뉴딜 분과에서는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분야의 과제를 발굴하고 실행해 깨끗하고 스마트한 에너지 대전환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남부발전은 국내외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중장기 사업 개발에 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는 물론, 신규사업 추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동서발전 역시 지난 3일 ‘동서발전형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그린뉴딜 분야에서는 신재생 및 수소 산업에 2025년까지 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설비용량 4.3GW를 확보할 방침이다. ‘K-Solar 1000(태양광 1000MW)’과 ‘K-Wind 2000(풍력 2000MW)’이라는 신재생 브랜드를 개발해 지역사회와 이익공유, 국산 기자재 사용, 중소기업 산업생태계 조성 지원, 해상풍력발전 기술 선도 등 특화된 신재생 사업을 추진한다.

여기에 같은 기간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지역거점 수소 산업 트라이앵글(강원-충청-울산)도 구축한다. 이를 위해 수소 생산, 유통, 저장, 소비의 전주기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농어촌 LNG공급 등 생활형 SOC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친환경 산업 육성 등 해외 주요국들이 저탄소 경제·사회로 이행하는 가운데, 향후 정부와 발전사들이 국내 에너지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중부발전이 한화에너지와 함께 미국 네바다주(州)에서 추진 중인 볼더 태양광 발전사업 3단계 사업부지 전경. (한국중부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중부발전이 한화에너지와 함께 미국 네바다주(州)에서 추진 중인 볼더 태양광 발전사업 3단계 사업부지 전경. (한국중부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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