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목재에서 나오는 끈적한 리그닌 오일, 점도 감소시켜 산업 활용
석유 대체연료 대량생산 가능, 바이오연료로 온실가스 감축 기대

온실가스 감축을 가장 많이 한 기업으로 선정된 대한항공의 보잉 787-9 항공기(대한항공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연구진이 폐목재 유래 오일로부터 항공유급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 항공유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대응하는 대체 연료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대한항공 항공기 모습.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는 관계 없음. (대한항공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국내 연구진이 폐목재 유래 오일로부터 항공유급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 항공유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대응하는 대체 연료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청정에너지연구센터 하정명 박사팀이 폐목재로부터 항공유급 연료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폐목재에서 나온 오일은 점도가 높아서 석유 대체 연료로 전환하기 어려웠다. 앞으로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오는 2027년으로 예정된 항공유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대응하는 대체 연료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목재나 풀과 같은 식물체에는 리그닌이라는 성분이 있다. 해당 성분은 식물체의 20~40%를 치자하는데 펄프를 생산하는 제지 공정에서 폐기물로 대량 배출된다. 이 리그닌을 열분해하면 오일을 생산할 수 있는데 점성이 끈적해 산업용으로는 활용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제지 공장에서는 리그닌 폐기물을 고품질 연료나 화학제품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낮은 품질의 보일러 연료 등으로 활용해왔다.

KIST 하정명 박사팀은 리그닌 오일 점도를 낮추는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수첨 분해’를 활용해 리그닌 오일을 제조하고 제조된 오일을 기존의 끈적한 오일과 7:3 비율로 섞어 점도를 7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이를 통해 점도를 기존 750cp에서 110cp로 줄였다. 참고로 물의 점도가 1cp고 식용유가 80cp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110cp는 산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제조된 혼합 오일을 활용하면 연속 공정에 의한 석유 대체 연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KIST는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 생산된 연료는 항공유처럼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어는점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서 바이오 항공유로 활용하기 적합하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KIST 하정명 박사는 “디지털 혁명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택배 물량 급증으로 종이 상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종이의 생산량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기존의 화학 반응 방법으로는 제지 공장에서 대량 발생하는 리그닌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연료로 활용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성과로 인해 폐기물로 취급되는 리그닌으로부터 항공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하 박사는 “이로 인해 2027년부터 엄격히 시행될 항공유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등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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