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등급 1~5단계, 1등급 제품 5등급 대비 에너지 3~40%절약
10%할인 가능,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아시나요?
환경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방법, 에너지 덜 쓰고 덜 배출하기

환경과 경제를 각각 표현하는 여러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환경은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만 실천이 어렵고, 경제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왠지 복잡하고 어려워 이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과 경제를 함께 다루는 용어들도 많습니다. 두 가지 가치를 따로 떼어 구분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영역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많아져서입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경제도 살리자는 의도겠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가 ‘환경경제신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들어는 보았는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고 소비자들의 생활과 어떤 지점으로 연결되어 무슨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단어들을 하나씩 선정해 거기에 얽힌 경제적 배경과 이슈, 향후 전망을 묶어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네 번째 순서는 우리 집 냉장고에도 붙어있는 스티커이자, 1등급 제품 구입하면 가격도 할인해준다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입니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가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시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에 맞춰 해당 제품 등에 대한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는 에너지효율이 우수한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구매가의 10%를 환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을 시행중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에 대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삼성전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부쩍 다가온 더위에 에어컨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전자랜드는 올해 6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월 동기간(5월 1~14일)과 비교하면 55% 성장한 숫자다.

업계에서는 빨라진 무더위에 에어컨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고, 으뜸효율가전제품 환급사업으로 최고효율등급 에어컨을 구매하면 경제적인 이익도 기대할 수 있어 에어컨 판매가 늘었다고 분석한다. 으뜸효율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뜻한다.

에너지소비효율은 구체적으로 뭘 뜻하고, 또 어떻게 매길까.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에너지소비 효율등급 표시제는 “일반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있으며 상당량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제품을 대상으로 에너지효율등급 표시를 의무화하여 고효율제품의 생산·기술개발 촉진 및 소비자의 원천적 에너지절약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 1992년부터 시작됐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보급률이 높은 제품을 대상으로 에너지소비 효율등급 라벨을 부착하고 최저소비효율기준 미달제품에 대해서는 생산·판매를 금지함으로써 생산 또는 수입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에너지절약형 제품을 생산·판매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 효율등급 1~5단계, 1등급 제품 5등급 대비 에너지 3~40%절약

효율등급은 1단계부터 5단계까지다. 1단계가 가장 효율이 좋고 5단계는 낮은 효율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블로그에 밝힌 바에 따르면, 1등급 제품이 5등급에 비해 에너지가 30~40%정도 절약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 “1등급 제품이 5등급 제품에 비해 3~40%의 에너지를 절약할 정도”라고 밝혔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스티커에는 소비 전력량과 이산화탄소배출량 등이 적혀있다. 1년간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전기요금도 적혀있다. 이곳에 표시되는 소비전력은 일반적인 가동시간을 기준으로 삼는다. 냉장고는 하루24시간 계속 켜진 상태를 기준으로 삼고 전기밥솥은 월 36.5회, 세탁기는 월 17.5회, TV는 하루 6시간 등이다.

일례로 2018년 4월 기준 1등급을 받은 국내 한 가전사의 320L 냉장고는 월간소비전력량이 16.1kWh로 전기세가 연간 3만 1000원 정도 소요된다. 이산화탄소는 시간당 9그램 배출한다.  물론 이보다 더 많거나 적게 사용하는 경우, 그리고 사용환경 등에 따라 실제 전기요금은 이와 다를 수 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표시된 등급이 같아도 실제 에너지소비효율은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최근 기준이 강화되어 과거에는 1등급이었으나 지금은 2등급 이하인 경우가 존재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7년 전기밥솥, 냉장고, 공기청정기, 냉온수기 등 4개 가전제품의 에너지효율 1등급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2017년 이전까지는 1등급 비중이 전체의 30% 또는 1·2등급 비중이 50%가 넘었으나 효율 기준을 강화해 1등급이 10% 이내가 되도록 조정했다. 이후 2018년 TV등에 대해서도 기준을 높였다. 해당 기준은 과거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강화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만들어진 1등급 제품은 에너지 효율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고 봐도 좋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스티커에는 소비 전력량과 이산화탄소배출량 등이 적혀있다. 1년간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전기요금도 적혀있다. (그래픽:최진모 기자,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그린포스트코리아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스티커에는 소비 전력량과 이산화탄소배출량 등이 적혀있다. 1년간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전기요금도 적혀있다. (그래픽:최진모 기자,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블로그)/그린포스트코리아

◇ 10%할인 가능,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아시나요?

정부는 에너지효율이 우수한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구매가의 10%를 환급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을 시행중이다. 고효율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환급 대상 가전제품은 10종이다.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이른바 3대 전통 가전이 포함됐다. 아울러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공기청정기, 진공청소기와 제습기, 전기밥솥과 냉온수기가 환급 대상이다. 환급을 원하는 소비자는 가전제품을 구입한 다음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된다. 홈페이지에서 환급 대상 제품 모델명 검색도 가능하다.

조건에 맞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환급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환급액 예산이 1500억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예산이 모두 소진되면 12월 31일 전에도 환급 혜택이 끝난다. 환급금액은 한 사람당 최대 30만원까지다. 300만원짜리 제품 구매하든, 500만원짜리를 구매하든 최대 환급액은 같다. 예산에 따라 모든 소비자가 한도액을 꽉 채워 환급받으면 50만명까지 받을 수 있다.

‘으뜸효율’이라는 이름처럼 10종의 해당 제품군 중에서 에너지효율이 가장 높은 제품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제품별로 적용기준 시행일도 확인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기준완화 여부 때문이다.

◇ 인간이 환경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방법, 에너지 덜 쓰고 덜 배출하기

대부분 1등급이 환급 대상이지만 1등급 제품이 적으면 예외도 있다. 일반세탁기는 2등급, 벽걸이를 제외한 에어컨과 진공청소기는 3등급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 가전제품 겉면 스티커에는 에너지 효율 등급이 표시되어 있다.

효율 등급과 함께 확인해야할 것은 스티커에 적혀있는 ‘적용기준시행일’이다. 적용일은 제품마다 다르다. 냉장고는 2018년 4월 1일, TV는 2017년 1월 1일이다. 해당 제품이 환급 대상인지 여부는 소비자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소위 ‘인기제품’이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지적도 있다. TV를 교체하기 위해 제품을 알아보고 있다는 한 소비자는 “마음에 드는 제품들은 대부분 환급 대상이 아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도 시행 초기 KBS가 온라인 가격비교사이트에서 TV 인기상품을 확인한 결과 상위 30위 제품 중 1등급은 1개에 불과했다.

일부 인기 제품군들이 환급대상이 아니어서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결혼을 앞두고 가전제품을 일괄 구매하려고 준비중인 한 소비자는 “식기세척기나 에어프라이어, 의류관리기처럼 최근 인기 많은 제품들은 환급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조치가 어디까지나 소비 촉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려는 취지에서 시행된만큼 그런 부분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한다.

인간이 환경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에너지와 제품, 서비스 등을 전반적으로 덜 쓰고 덜 뻐리는 것이다. 에너지소비효율은 이런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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