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중증 환자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 경증 환자 포함 바이러스를 다루는 데 사용할 더 많은 치료법 필요”

국내에서 유통중인 덱사메타손 (유한양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에서 유통중인 덱사메타손 (유한양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염증 치료제로 쓰이는 ‘덱사메타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BBC 등 현지 매체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주도로 진행된 ‘리커버리(RECOVERY)’라는 이름의 대규모 임상 시험 결과, 염증 치료 등에 사용돼 온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덱시메타손은 국내에서도 쓰이고 있는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물로 오래전부터 염증반응을 조금 줄여주는 목적으로 사용됐다. 이 약은 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등재돼 있으며, 대부분 국가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5파운드(약 7600원)면 구할 수 있다.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진은 2000명을 대상으로 덱사메타손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결과 연구진은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의 사망 위험률이 33%, 산소 치료를 해야 하는 감염자의 사망 위험률도 20%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영국 정부는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덱사메타손은 중증을 앓는 환자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이 약은 면밀한 임상 감독 아래에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덱사메타손은 호흡기가 필요 없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게는 유익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는 경증 환자를 포함해 이 바이러스를 다루는 데 사용할 더 많은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덱사메타손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스테로이드 계통의 흔한 약물로 오래전부터 염증반응을 조금 줄여주는 목적으로 사용됐다”며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덱사메타손이 염증반응을 줄여줄 수도 있지만, 면역(력)을 같이 떨어뜨려 다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제라기보다는 보조치료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좀 더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한지 이 부분은 임상 전문가들과의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WHO는 이날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던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임상 시험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지난 15일 이 약품의 긴급사용승인(EUA)을 철회한 바 있다.

minseonlee@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