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윤영상 교수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으로 ZIRLO 피복관을 실험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영남대 윤영상 교수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으로 ZIRLO 피복관을 실험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동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3세대 개량 핵연료 피복관의 산화 반응을 최초로 규명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화학연구실 임상호 박사와 영남대 윤영상 교수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물을 합착하고 있는 핵연료 피복관의 산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원전의 고온·고압 냉각수와 항상 접촉해 있는 핵연료 피복관의 안정성을 개선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연료 피복관은 부식에 강한 지르코늄 합금을 주원료로 이루어져 있어 원자로 내부에서 핵연료를 안전하게 둘러쌓고 있다. 하지만 고온·고압의 물과 핵연료의 열에너지에 노출되기 때문에 표면에서 산화가 발생하게 된다.

피복관의 산화 작용은 원전의 안전성을 저하하고 핵연료의 성능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피복관 설계단계에서부터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 요소다. 따라서 이번 연구로 밝혀낸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안전한 고성능의 피복관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연구팀은 국내 가압경수로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3세대 개량 핵연료 피복관인 ‘절로(ZIRLO) 피복관’의 수중 산화 반응을 실험했다. 실험 결과, 실온에서 물을 흡착하고 있는 피복관 표면이 산화를 거치면 지르코늄 금속의 비율이 줄어든다는 것을 관측, 산화로 인해 지르코늄 산화물이 생성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표면에 지르코늄 산화물이 생성된 ZIRLO 피복관을 고온으로 달구면 지르코늄 산화물이 분해되는 동시에 다량의 물이 탈착됨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산화됐던 피복관 표면이 다시 금속으로 변하는 현상을 관측했다.

연구팀은 해당 결과가 고온 환경 피복관 연구 해석자료로 사용될 수 있으며 원자력 재료개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인 피복관 산화 부식 해석 및 중대사고 연구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피복관 산화 반응 연구에서는 포항공대에서 운영 중인 원형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으로 물을 머금고 있는 ZIRLO 피복관의 미세한 표면구조를 분석해냈다.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은 시료에 X-선 등의 광원을 쏘아 방출된 광전자의 운동에너지를 측정해 시료의 산화 상태 및 구성비를 도출하는 기법이다. 연구팀은 이 기법을 통해 ZIRLO 피복관 표면에서 발생하는 작은 변화까지도 포착할 수 있었다.

임상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방사광가속기 기반 고해상도 광전자방출 분광법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피복관의 물 흡착 메커니즘을 분석한 최초의 결과물로 ‘안전한 원전’을 만들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4월호에 게재됐다.

물을 흡착하고 있는 ZIRLO 피복관의 지르코늄 성분비가 온도 변화에 따라 변화함을 보여주는 그래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물을 흡착하고 있는 ZIRLO 피복관의 지르코늄 성분비가 온도 변화에 따라 변화함을 보여주는 그래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kds0327@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