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LG계열사 다수 포함...삼성전자 11년 연속 선정
기후변화 대응 앞장서는 ‘에코 금융사’ 리스트는?
한국전력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에너지 분야 수상

역사 이래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번영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탄소 배출 줄이려고 노력하는 기업 얘기 먼저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탄소상쇄 평화의 숲 식재 모습(한국서부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 대응에 힘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탄소상쇄 평화의 숲 식재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는 관계 없음 (한국서부발전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 대응에 힘쓴 기업은 어디일까. CDP한국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과 기후변화 분야 수상기업을 살펴본다.

CDP가 국내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200대 기업에 기후변화 관련 경영 정보를 요청해 분석한 결과, 기아자동차와 삼성엔지니어링, 신한금융그룹, 현대자동차, LG,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이노텍, LG전자 등 9개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 최고 수준인 리더십 A를 받았다.

CDP는 “A리스트 편입은 기후변화 대응 관련 세계적인 수준의 리더 기업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CDP는 물 경영 관련 내용도 함께 발표하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탄소 관련 내용 먼저 소개한다

CDP한국위원회는 지난 4월 28일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탄소경영 최우수 기업 5개만 선정하는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전자를 편입했다고 밝혔다.

5년 연속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편입되어 2018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신한금융그룹은 2년 연속 이 지위를 유지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LG, 그리고 LG이노텍은 각각 산업재와 IT 분야에서 '탄소경영 섹터 리더스'로 편입시켰다고 밝혔다

CDP는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과 물 경영 수준을 4단계로 평가한다. 공개, 인색, 경영, 리더십 단계로 나뉘며 리더십 A를 획득한 기업은 A리스틍 편입해 발표한다. 기후변화 분야에서 A리스트에 편입된 기업은 투자자에게 정보를 공개한 전세계 8361개 기업 중 182개 기업이며, 이중 우리나라 기업은 9개다. 관련 기업 명단은 아래와 같다.

기후변화 분야 수상기업 명단 (자료:CDP코리아 제공, 그래픽: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변화 분야 수상기업 명단 (자료:CDP코리아 제공, 그래픽: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 현대차그룹·LG계열사 다수 포함...삼성전자 11년 연속 선정

이번 평가에는 현대차그룹과 LG 계열사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 사업장별 온실가스 고효율 감축 설비 도입, 아산공장·울산공장 태양광 패널 설치, 아산공장 무방류시스템 등 중장기적인 환경경영 강화 활동 등을 인정받아 탄소경영과 수자원 부문에서 최고 등급인 리더십A를 받았다.

기아차는 친환경차 판매를 통한 친환경차 시장 확대 주도, 생산공정 고효율 모터 및 터보 냉동기, 공조기 개선 등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투명한 탄소배출량 정보공개, 구체적인 탄소경영 추진 등 선제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평가에서 현기차 모두 최고의 성적을 받으며 지속가능경영의 모범이 됐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향후에도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가치사슬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및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 수준으로 줄이는 동시에 고효율 가전제품을 활용한 외부에서 탄소감축활동을 통해 획득한 탄소배출권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유일하게 기후변화대응 부문 리더십A를 획득했다. 최우수기업 5개사를 가리는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도 3년 연속 선정됐다. 육불화황(SF6) 가스를 분해할 수 있는 감축설비 설치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3년 연속 연간 120만톤(t) 넘는 온실가스를 감축시켰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냉동기 스마트 컨트롤 시스템도입, 겨울철 차가운 공기를 이용한 냉수 제조 등도 시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탄소경영 최우수 기업으로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에 발 맞추어 국내외 금융기관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탄소정보 공개를 통해 유용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저탄소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오랫동안 이름을 올린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올해로 11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중장기 재생에너지 확대 선언을 발표하고 재생에너지 사용과 확대를 지원하는 단체 BRC에 가입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중국 전 사업장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우리나라에서는 태양광 및 지열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재생에너지 활용 방안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그린피스 국제사무총장은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에너지전환이란 시대적 흐름에 걸맞은 중대한 결정”이라고 반겼다.

△ 기후변화 대응 앞장서는 ‘에코 금융사’ 리스트는?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IKB기업은행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한 친환경 경영 비전 ‘에코(ECO) 트랜스포메이션 20·20’에 따라 탄소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 비전은 2030년까지 녹색 산업에 20조원을 투자·지원, 온실가스 배출량 20% 절감을 목표로 하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존 환경 경영활동을 한층 발전시킨 ‘그룹 기후변화 대응원칙’을 선포하는 등 ESG 경영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의 지속가능 경영 추진을 통한 실질적 성과가 그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올해도 대한민국의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환경산업 투자 및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고객에게 인정받고 사회로부터 인정받겠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은 전 계열사의 환경데이터를 집계·관리하고 국제 기준에 맞춘 환경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 KB증권 등 주요 계열사들은 환경경영인증(ISO14001)을 취득했다. KB금융그룹은 올해까지 그룹의 환경경영인증 비율을 98%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은 본점과 영업점 전등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폐기물, 온실가스 등 환경데이터 현황을 건물별로 파악하는 등 에너지 절감효과를 높이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실제 KB금융그룹의 직접·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16년 14만4050CO2t(씨오투톤)에서 2017년 13만1501CO2t, 2018년 13만1015CO2t으로 꾸준히 줄었다. 에너지 사용량도 2016년 26만 2839MWh에서 2018년 24만 227MWh로 줄었다. KB금융그룹은 지난 3월 신설한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ESG경영활동에 한층 속도를 낼 방침이다.

(좌측부터) 양춘승 CDP 상임 부위원장과 김진홍 한난 안전기술본부장, 장지인 CDP 한국 위원장이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대응 노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은 어디일까.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이 각각 5,6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양춘승 CDP 상임 부위원장과 김진홍 한난 안전기술본부장, 장지인 CDP 한국 위원장이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한국전력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에너지 분야 수상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전력은 4년 연속, 한국지역난방공사는 5년 연속 선정됐다. 한국전력은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탄소정보 공개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온실가스 감축 사업 발굴, 미활용에너지원 열 연계, 에너지 신사업 추진, 온실가스 저감·활용 기술 연구개발, 국내외 저탄소인증 취득 등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 5년 연속 수상은 고효율 열병합발전 기반의 에너지 생산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를 추구해 온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도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한국 동서발전과 남동발전도 자발적 참여 부문을 수상했다.

자발적 참여 부문에는 풀무원도 이름을 올렸다. 풀무원은 2018년 기준으로 2008년 대비 제품 1톤 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32%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풀무원은 재해 제로, 물,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제품 확대의 4대 환경안전 추진방향을 설정하고, 202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할 계획이다. 또한, 친환경 포장을 전 제품으로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풀무원은 "이번 수상은 환경에 미치는 기업활동 영향을 줄이기 위한 풀무원의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의 성과가 인정받은 결과”라며 “풀무원은 사람과 자연을 함께 사랑하는 글로벌 로하스(LOHAS)기업으로서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절감, 물 사용 절감,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 환경경영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자신의 저서 ‘2050 거주불능 지구’에서 “빙상 붕괴가 시작되는 분기점은 기온이 지금보다 2도 정도 상승했을 때로 추정되며, 탄소 배출을 당장 중단하더라도 21세기가 끝날 즈음에는 2도 수준의 온난화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소를 배출하는 면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즉 인류의 산업 활동이 지난 30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30년 동안 동일한 상승 곡선을 그린다면 21세기가 끝날 즈음에는 오늘날 기준에서 살만한 지역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노력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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