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빛나(오른쪽)기자
최빛나(오른쪽)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 최빛나 기자] 지난 8일 서초구의 한 칵테일바 '리퀴드소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명이 나왔다는 소식에 세간이 들썩였다. 평택 와인바에서 13명이 감염된 사례에

이은 소규모 집단사례의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본 기자는 숨을 크게 한번 쉬고, 이 글을 통해 자수하려한다.  코로나19의 확진자가 10537명, 사망자가 217명, 검사진행 13391명에 달하는 경이로운 숫자가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내 주위 사람은 없어, 그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은 국민들에게 현 사태에 심각성을 전달하기 위함이다. 

(사건의 '서막')
본 기자는 4월 5일 저녁 8:30분 경 친구와 함께 리퀴드소울을 방문했다.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눴다. 우리에게 리퀴드소울은 '유흥업소'라고 할만한 곳도 아니다. 그 곳이 생기는 과정을 봐왔고, 그냥 지나가다가 한번 쯤 들를 법한 가벼운 동네 바니까. (유흥업소라고 지칭하는 몇 네티즌 때문에 마상을 입었다) 어쨋거나, 그날 우리는 종업원이나 다른 테이블과의 어떠한 소통도 없었다. 10:30분경 남성 종업원에게 결제를 한 뒤, 화장실을 들렸다가 헤어졌다. 

그리고 3일이 지났다.

(서초구 재난문자의 '알림') 4월 8일 서초구 집단재난문자에 따르면 서초구 확진자3명 동선에서 모두 리퀴드소울이 나왔다. 확진자들은 3월 30일 부터 그 곳을 방문을 했다. 종업원 3명중 남성 직원이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일은 더 커졌다. 4월 5일 함께 한 공간에 있었던 남성 직원이 확진자였기 때문이다. 철렁했다.

첫번째 든 생각은 솔직히 'X됐다'였다. 함께 그 곳에 방문한 글로벌 대기업에 다니는 H씨는 8일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동선 다 밝혀지는거 아니냐. 큰일이다. 우리도 피해자지만, 빠른 대안을 찾자"라고 했다. 나도 그 것이 가장 두려웠다. 딱히 밝혀진다고 해서 댓글 부대의 표적이 될 만한 사건은 일도 없었지만 말이다. 또 시국이 시국인지라 4월 5일 이후는 거의 집이나 미팅, 카페에 있었지만 혹시나 모를 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을까봐 더 두려웠다.

(발 빠른 '움직임') 이에 우리는 8일 저녁부터 움직였다. 발빠른 대처만이 우리의 동선을 보호해 주고, 앞서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15년 우정의 친구가 '크로스' 를 외치며 대응안을 찾기 시작했다.
 
(재난 문자를 받은 당일, 4월 8일 PM 8:00) 당황한 강남구민 H씨는 8일 24시간 운영 중이라는 잠실운동장 워크쓰루 진료소를 검색해 그 곳을 먼저 방문했다. '5일 서초구 리퀴드소울에서 확진자와 한공간에 있었고, 그에 검사를 받으러 왔다'가 그 날의 골자였다. 먼저, 이동하던 중에 리퀴드소울 종업원 중 어떤 사람이 확진자 인지 알기 위해 리퀴드소울로 전화를 했고, 남성 종업원인 것까지 확인을 했다.
 
(4월 8일 PM 8:30) 잠실운동장 워크쓰루 진료소의 관계자는 "이 곳은 해외입국자만 가능하니, 관할구에 있는 검사소로 가라"고 말을 흐렸다.

(4월 8일 PM 9:00) 이에 검색을 했지만, 관할 구청 검사소는 8시까지 운영한다 해 24시간 운영하는 삼성의료원으로 간다.
 
(4월 8일 PM 09:30) 삼성의료원 측은 "여기는 중증 환자만 취급한다. 1399에 전화해서 '중증환자 확인을 받은 자'만 검사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검사를 꼭 받고싶다면 12시간을 기다려라. 검사 비용은 50만원이다"고 말했다. 즉 38도 이상, 기침과, 폐가 이미 썩어 가고 있는 사람이 관할 구청에서 인정 받아야 당일 삼성 의료원에서 검사가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중증환자은 입증할 만한 자료도 기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중증환자 확진을 받고 오라는 삼성의료원의 말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4월 8일 PM 10:00) 중증환자의 기준은 누가 정해주냐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관할 구청과 1399에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확진자와 같이 있었고, 이랬다, 저랬다' 등. 근데 마치 사건을 우리가 풀어주고 있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되물었던 내용이 더 많았다. '누구랑, 몇명이 같이 있었냐' 등. 의아 했지만 연락을 준다길래, 일단 기다렸다. 리퀴드소울 종업원 확진자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도 우리가 정보를 알려줬다.
 
(4월 8일 PM 11:00) 관할 구청은 "내일 보건소에 가서 검사 받으시면 됩니다"였다. 내일? 한시간 남았는데...만약 H씨와 본 기자가 삼성의료원에서 말한 것처럼 '중증환자'는 아니지만 열이 38도 정도 됐고, 코로나 증상이 엇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면 폐의 10%이상이 망가지고 있음을 약 12시간 정도 더 느끼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참고, 구청 보건소가 여는 9시에 맞춰서 가야 한다는 뜻이다. 
 
남성종업원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준 탓에 오히려 관할 구청에서 다음날 아침 댓바람 AM 8:00 부터 감사하다는 전화와 함께 이것저것 질문을 받았다.
역추적을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 4일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관할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그 다음날 부터 약 200명의 사람들이 리퀴드소울을 다녀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문의가 쏟아졌다고 한다.
 
(4월 9일 AM9:00) 서초구청 선별진료소에 방문 검사를 받았다. 물론 8일부터 H씨와 함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혹시 모를 것에 대비해, H씨와 본 기자는 가족과 그간 만났던 모든 사람들에게 자가격리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활동은 삼가해달라는 연락을 돌렸다.(걱정과 질타 등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4월 11일 AM10:00) 음성판정을 받았다. 안도 했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2주간 격리하고 있다. (현재 진행형)

여기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본 기자와 H씨는 많은 것을 느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로 사망하고 있는 이때, 한국의 뛰어난 대처 능력이 미국이나 유럽에 '귀감'이 된다는 기사가를 읽어보니 약간 창피해졌다. 

국가의 대처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고, 정보전달은 심지어 느렸다. 또 각 부처의 속사정을 들여다 보니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더 나아가 봄날씨로 고삐 풀린 국민들은 코로나19의 경각심을 잃은채 꽃구경 하러 야외에 나가고 있다. 여기에 총선까지 앞두고 있다.

진짜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총선끝난 후 감염자가 갑자기 폭발하고, 이에 안일하게 생각했던 고삐 풀린 국민들은 집단감염에 노출되고 패닉 상태에 이르게 된다면 한국은 더 큰 국면에 맞딱드리게된다. 거기에서 오는 현타, 지금 보다 더 허술한 대안이 있을까.

(현실파악)
코로나 기사를 조금 썼다고 자부했던 본 기자도 현실에 닥쳐 보니 당황해서 어찌해야 할 방법을 몰랐다. 이에 H씨와 4월 5일 하루를 혹시 모르는 것에 상황에 대비해 스스로 검사를 빠르게 하겠다는 우리의 신념에 결과에는 허탈함이 남았다.

국민들은 어떠할까. 카톡, 문자? 취약계층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확진자의 동선이 나와있는 재난문자를 꼼꼼히 보지도 않거니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다고 한들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 또 이에 따른 정확한 홍보가 없다. 1399만이 답이 아니다.

코로나에 국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에 대한 영상, 교육, 캠페인까지 코로나 19 대책 교육의 확산이 시급하다. 

현 한국은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드라마틱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현실은 그렇지 않는데 말이다. 이번 코로나19로 현타를 맞은 본 기자가 '제발'부탁 하자면, 국민들은 경각심을 가지고 집에 박혀 있어라. 또 국가와 정부는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사람들이나 확진자와 접촉을 한 국민들이 어떤 방법과 절차를 통해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판단하도록 돕는 영상과 교육이 범 국가적으로 필요하다. 이와같은 홍보영상과 교육은 남녀노소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에 전파되어야 한다. 누구든 이 시국에 코로나 19로부터 나와 내 가족, 국가까지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전문가 되기다. 전문가를 만드는 건 국가의 몫이다.

이상, 코로나19 '음성판정' 받은 기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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