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규모 전염사태 근본원인 ‘생태계 파괴’
​​​​​​​“환경・생태계 보호에 대한 인식 전환 이뤄져야”

백도명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우측)가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20.4.7/그린포스트코리아
백도명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우측)가 발언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20.4.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94%의 넘는 국민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가 발생한 근본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 등을 꼽은 사람이 많았다.

8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긴급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의견과 경험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도출해 향후 관련 정책에 국민들의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매우 필요’ 68.4%, ‘다소 필요’ 26.1% 등 응답자의 94.5%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 계층에서 필요하다는 응답이 90%를 웃돌았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5.5%에 불과했다. 

‘매우 철저하게’ 45.0%, ‘어느 정도’ 49.1%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94.1%에 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도 전 계층에서 90%를 넘겼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못하는 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5.9%에 그쳤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언제 감염자 숫자가 크게 늘어날지 안심할 수 없다는 보건 당국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조사결과라고 전했다. 

응답자의 32.4%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했다. 금전적 손실・업무수행 지장 등 경제적 부작용(37.7%), 신체리듬손상・마스크 사용 불편함 등 신체적 부작용(30.9%), 고립감・스트레스 등 정신적 부작용(21.2%),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10.3%) 등을 겪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1/3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응답자의 49.5%는 한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상세하게 공개하는 것은 추가 감염 확산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보는 응답자의 비율은 88.3%에 달했다. 인권과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응답한 사람(7.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긴급 국민의식조사 결과' (최진모 기자) 2020.4.7/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긴급 국민의식조사 결과' (최진모 기자) 2020.4.7/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사회의 여러 인권 침해적 요소들이 사회적 약자이자 사회적 소수자에게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가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더라도 인권침해적 소지를 최소화하려는 노력과 관심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한국 사회에 가장 시급한 대책은 무엇인지 물은 질문에서 나타난 응답자들의 생각도 궤를 같이했다. 유사한 재난 상황에 대비한 의료체계 등 시스템 구축(25.8%), 생태계의 과도한 개발을 막고 보호하는 대책(25.0%), 평수 위생관리를 실천하는 생활습관(24.2%),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15.0%) 등이 시급한 대책으로 꼽혔다.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전염병 사태가 불거진 근본 원인으로는 야생동물 서식지의 과도한 파괴와 인간의 접촉(37.3%)을 꼽은 사람이 많았다. 그 뒤를 감염병 대책과 위생관리체계 실패(31.6%), 너무 많은 인구집단 밀집생활(8.3%), 급격한 기후변화(5.4%) 등이 이었다. 

근본원인이 기후변화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의 비율은 84.6%, 과도한 생태계 파괴 때문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의 비율은 84.0%에 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코로나19 사태가 국민들이 ‘기후 변화’와 ‘과도한 생태계 파괴’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이번달 4일과 5일 이틀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실시됐다.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RDD 휴대전화(80%)와 유선전화(20%),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른 생명체와 나의 삶이 떨어진 것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값비싼 장비를 갖춰도 고소득자여도 감염병 위험에서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만큼 각자의 보건이 아니라 전체 생태계를 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수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운영위원은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도 계속 이야기하는 게 이웃이 건강해야 내가 건강하다는 캐치프레이즈”라면서 “모든 피조물들이 건강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인간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삼을 수 있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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