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시민단체 등 5G 품질·요금 관련 꾸준한 문제제기
5G 품질평가 실시, 인프라 확대 및 5G알뜰폰 등 대책 마련

올 한해 미국 시장에서 5G 스마트폰 판매량은 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자료사진) 2019.7.12/그린포스트코리아
5G 상용화 1년이 지났다. 관련 기술과 서비스가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여전히 통신품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사진 속 제품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5G 상용화 1년이 지났다. 관련 기술과 서비스가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여전히 통신품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전국적인 커버리지가 아직은 부족하고 실내에서 잘 안터지는 경우도 있는데 요금제만 비싸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인프라와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안모씨는 지난해 5월 5G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유명 스타의 목소리를 알람으로 설정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능을 원했는데 그 기능을 쓰려면 5G전용 최신폰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안씨는 LTE전용 요금제와 단말기 할부금 등을 더해 한 달에 12만원 가량의 금액을 지불한다. 하지만 평소 스마트폰은 LTE우선 모드로 사용한다. 방이나 거실에서 5G신호가 잘 안 잡힌 경험이 있어서다. 안씨는 “빌라 옥상에서는 5G신호가 잘 잡힌다.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들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5G 통신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와 관련한 상징적인 장면이 있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5G 먹통 현상’을 호소하는 소비자 사례를 접수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것. ‘상용화 8개월이 지났음에도 5G 서비스 품질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 않았고, 가입시에 제한된 커버리지에 대해 명확한 안내를 받지 못해서 이 정도로 불편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분쟁조정 신청의 주요 취지였다

당시 참여연대에 따르면, 5G 서비스는 상용화 당시 LTE 대비 7%인 6만개의 기지국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사들은 2019년 연말까지 5G 기지국 20만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올해 2월말 준공신고 기준 기지국 수는 여전히 10만 8천개다. 기지국 수는 늘어났지만 애초 발표보다 더디고, 5G 상용화 시점이던 지난해 4월 기준으로 80만개가 넘었던 LTE 기지국 숫자와 비교해도 부족하다.

물론 서비스 초기화인 5G기지국 숫자를 이미 오랫동안 상용화된 LTE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5G기지국 숫자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수도권과 고속도로, 야외를 중심으로 설치되어 실생활에서 끊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 “LTE우선 모드 사용하는데 요금은 왜 5G?”

지난해 분쟁조정 신청 의사를 밝힌 5G 소비자들은 “커버리지 맵에 서비스 가능지역으로 표시되는데도 집이나 사무실 등 휴대전화를 주로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정작 5G 전파가 터지지 않아 LTE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LTE모드를 사용하는데 왜 5G요금을 내야 하느냐”는 불만도 함께 제기한 바 있다. 

개별적으로 분쟁조정을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참여연대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5G 서비스를 사용한 한 소비자는 잦은 불통에 여러 차례 통신사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해결되지 않았고 ‘해지를 원하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소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5G 불통으로 사용에 어려움이 있으니 위약금 없는 계약해지를 원한다”는 내용의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해당 사실을 통보받은 통신사는 위약금 없는 계약해지 대신 4개월간 사용 요금 32만원 전부를 보상금으로 제안했다.

분쟁조정을 진행하지 않고 보상금 제안을 받은 사례도 있다. 전북 익산에 거주하는 또 다른 소비자는 ‘11월이면 전국에 5G 망이 개통되어 불편없이 5G를 사용할 수 있다’는 판매직원의 말을 듣고 5G 단말기를 구입했다. 그러나 11월이 되어도 집 근처에서는 5G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 소비자는 올해 1월 판매직원에게 항의했고 6개월간 2만원의 요금할인을 제안 받았다.

통신 불통으로 불편을 겪은 또 다른 소비자는 여러 기관 등을 통해 통신품질 장애를 이유로 위약금 없는 계약해지를 요구했고 구입 대리점에서 위약금 없이 해지 후 LTE 서비스가 가능한 휴대폰으로 재가입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해당 통신사는 보상 사례에 대해 “5G 문제에 대한 보상이 아닌 고객 케어차원으로 진행된 사안”이라고 답했다. 참여연대는 이에 대해 “강성 민원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피해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또 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LTE에 비해 아직 부족한 5G 커버리지 모습. 참여연대가 올해 3월 31일 기준 각 통신사 홈페이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참여연대 이슈리포트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LTE에 비해 아직 부족한 5G 커버리지 모습. 참여연대가 올해 3월 31일 기준 각 통신사 홈페이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참여연대 이슈리포트 캡쳐)/그린포스트코리아

◇ 통신사 "인프라와 서비스 확대, 알뜰폰 사업자와도 협업"

5G 시장 규모의 성장세는 분명하다. 이동통신 3사는 올해부터 실감형 콘텐츠 등으로 5G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각사는 클라우드게임 서비스, 3D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인터넷 검색 결과를 AR로 보여주는 서비스 등 폭넓은 서비스 확대도 준비 중이다.

다만 이 가운데 소비자들의 품질 관련 불만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은 여전한 숙제다. 통신사들은 5G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중이며, 앞으로 통신망이 더 안정되면 관련 문제 등이 크게 해결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알뜰폰에 5G를 접목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 전국 유동인구 밀집지역과 교통 요충지, 대학가를 중심으로 ‘5G 클러스터’ 70곳을 구축했는데 올해는 240곳으로 3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5G 인빌딩은 공항, 백화점, 대형쇼핑몰은 물론 중소형 빌딩까지 포함해 총 2000여개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뜰폰과의 연계 계획도 밝혔다. SK텔레콤 김지형 유통2본부장은 30일 6개 알뜰폰 사업자에게 5G 요금제를 도매로 제공하고 5G 망을 알뜰폰에 본격 개방한다고 밝히면서 “5G 서비스를 더욱 많은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알뜰폰 사업자들과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 KT 5G사업본부장 박현진 상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참여연대 등의 주장에 대해 “세계 최초 타이틀로 시장을 개척하려다 보니 당장은 기대만큼 5G경험을 못 드리고 있어서 늘 고민”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5G관련 불만과 문제를 제기한 목소리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언제쯤 더 잘 터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노력중”이라고 답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올해 선보일 ‘5G 서비스 3.0’이 고객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보다 더 즐겁고 편안한 경험, 차원이 다른 감동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 시민단체 “5G실태조사와 보상기준 마련해야”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1월 28일, 5G를 대상으로 연 2회 품질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6대 광역시를 시작으로 3년간 단계적으로 확대해 조사하며, 이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공간을 중점으로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참여연대는 이 부분에 대해 “기지국이 설치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품질평가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어서 기지국이 설치되지 않은 지역임에도 5G 가입자 유치가 이루어진 사례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고, 4월 현재도 상반기 조사 방법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어 통신서비스 품질평가가 얼마나 현실을 잘 반영할지 의문”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5G 불통현상에 대한 실태조사와 보상 기준을 마련하고, 보편요금제 출시로 저가요금제 경쟁을 확대하며 분리공시제 도입으로 통신비 부담 등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신서비스가 고도화되고 모든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통신서비스’ 성격이 강해질수록 공공성 확보가 큰 화두로 떠오른다”고 주장했다.

5G는 상용화 2년차에 접어들면서 그 사용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2025년까지 5G 가입자가 전체의 18%(약 15억8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KT경영경제연구소는 2030년까지 5G와 직접 연관된 산업규모만 42조원으로 예측했다. 정부도 올해 5G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87% 늘려 잡았다. 5G 시장의 세계적인 확대 속에, 소비자 서비스가 빠르게 안정되어야 한다는 숙제가 여전하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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