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 소독제보다 비누,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 킬러
고체·액체 막론하고 효과 비슷, 오래된 비누에도 세균 없다
핸드 드라이어 사용시 주의 필요, 제대로 씻고 나서 말려야

한국수자원공사가 ‘유네스코(UNESCO) 수돗물 국제인증제도’ 사업에 참여한다. (픽사베이 제공) 2018.8.1/그린포스트코리아
보건·방역 전문가들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전 세계 보건·방역 전문가들이 일제히 손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물론이고 세계 보건기구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등도 마찬가지다. 손을 가장 깨끗하게 하려면 무엇으로 씻어야 할까?

손에 묻은 바이러스를 씻어내는 원리는 이렇다. 코로나 등 많은 바이러스는 지방질 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비누와 물이 (바이러스의 보호막 역할을 하던) 지방을 녹이면서 바이러스를 없앤다. 비누의 계면활성제가 바이러스 막 지방질과 결합해 물에 씻겨 내려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물로만 씻으면 효과가 덜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에탄올 손 세정제도 비슷한 원리로 바이러스를 없앤다. 다만 흐르는 물에 손을 씻어 바이러스를 흘려보내는 방법과 달리 손에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손씻기가 어려운 경우에 차선책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 공중화장실에 놓인 오래된 고체비누, 써도 될까?

지난해 9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발표한 ‘손 위생용품 종류별 세균 제거 효과 결과’조사에 따르면 세균 평균 감소율은 고체 및 액체비누가 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손소독제 95%, 접객업소용 물티슈 91%, 흐르는 물 30초 91%, 흐르는 물 15초 8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으라’는 권유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고체비누보다 물비누가 위생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11일자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 보건부가 고체비누에서는 세균이 자라 다른 사람으로 쉽게 퍼질 수 있다는 이유로 액체비누를 권장했다.

공중화장실 등에서 오래 보관된 고체비누를 사용하는데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치권에서도 일부 국회의원들이 주민 선호와 청결도 등을 감안해 공중화장실에 물비누 설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물비누 역시 보관 용기가 오염되는 등 관리를 소홀히하면 세균이 증식할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손은 무엇으로 씻어야 할까. 지난 2018년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 공중화장실에 비치된 비누와 새 비누를 이용해 각각 손을 씻고 청결도를 확인한 결과 양쪽이 비슷한 결과로 나타났다. 비누에는 세균이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사용한 비누로 병이 옮을 수도 있을까? 뉴욕 타임스에 게재되었던 리처드 클라스코 박사 칼럼에 의하면, 대장균이나 포도상구균 등 병원균 50억 마리로 오염시킨 손을 새 비누로 닦은 뒤 다른 사람에게 비누를 건네 씻게 한 결과 병원균이 비누를 통해 전염되지 않았다.

다만, 공공장소에 설치된 핸드 드라이어의 세균 위험 지적한 목소리가 있다. 영국 리즈대학 의과대학 마크 윌콕스 박사가 '병원감염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공중화장실 핸드 드라이어가 종이 수건을 사용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세균을 많이 발생시켰다. 논문은 손을 제대로 씻지 않은 채 말리면 핸드 드라이어 주변에 세균이 머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씻기의 올바른 방법. 비누 거품을 내서 위와 같은 과정을 꼼꼼하게 거치는 게 좋다 (그래픽: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손씻기의 올바른 방법. 비누 거품을 내서 위와 같은 과정을 꼼꼼하게 거치는 게 좋다 (그래픽: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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