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이전한 삼성전자, 중국발 영향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 일부 재휴업, 부품 수급 정상화 숙제
“확산, 장기화시 한국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영향 받을 것”

베이징현대차 공장 생산라인 모습(본사 DB)
중국발 생산·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관련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베이징 현대차 공장 생산라인 모습으로 기사 속 특정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본사DB) /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휴대전화 생산국인 중국 공장이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관련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주요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물량의 70%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해당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중국 스마트폰 공장을 닫기 시작했다. 인건비 상승과 중국 내 점유율 하락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 스마트폰 업계 긴장 속, 삼성전자 상대적인 '안도의 한 숨'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을 끝으로 중국 철수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가 공장을 옮기면서 협력사들도 따라 움직였다. 현재 이들의 스마트폰 생산 거점은 베트남과 인도다. 그 결과 최근 중국 공장 가동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최근 상황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글로벌 경쟁사인 애플과 화웨이 등은 보다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애플 아이폰은 대부분의 물량이 중국에서 납품된다. 아이폰 제조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폭스콘과 페가트론 등도 우한을 비롯한 중국 각지에 공장이 있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투자 참고 자료를 통해 “예상보다 중국 현지 공장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내수 판매 비중이 높은 화웨이도 타격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동기 대비 20% 정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5% 수준의 감소세가 전망된다.

◇ 국내 자동차 공장 다시 ‘스톱’ 부품 수급 정상화 숙제

국내 완성차 업계도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공장이 재가동된 10일 이후 정상화를 기대했으나 중국발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 등의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국내 공장도 일부 멈춰섰다.

현대차 울산 1공장은 지난 5~12일 가동을 중단했다가 13일 재가동됐으나 18~20일 다시 휴업했다. 울산 2공장도 21일 하루 휴업한다. 울산 2공장은 인기차종 GV80과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며 울산 1공장은 코나와 벨로스터 등을 생산한다.

17일까지 휴업할 예정이던 기아자동차 광명 소하리 공장과 광주 3공장 역시 계획대로 가동을 재개하지 못했다. 소하리 공장은 17일까지 휴무 후 가동 재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휴업을 19일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광주 3공장은 19일까지 휴업할 예정이었으나 21일까지로 연장했다. 완성차 업체가 생산 일정을 늦추면서 부품을 공급해야 할 협력업체들도 긴장 상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8일 '코로나19 사태의 주요국 경제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장기화되어 중국산 중간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현지 진출 기업과 수입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국가별 중간재 수출 규모 및 비중을 고려하면 미국, 한국, 일본, 독일 등의 순서로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경고다. 이 보고서는 ‘가능성은 낮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현재 자동차 산업 등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KIEP측은 후베이에서 수입되는 자동차 부품의 수입 지연에 대해 희망적인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KIEP는 “중국의 대한국 자동차 부품 수출 중 후베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신속한 통관조치 지원 및 기업들의 적극적인 수입선 전환 노력이 병행됨에 따라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산업별 상황에 따라 중국발 영향이 미치는 차이가 일부 존재한다고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전 산업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다. 이에 각 기업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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