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운용, 1.5조원대 무역금융펀드 환매중단 선언
사태 일파만파 번져 라임과 은행 및 증권사 소송도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국내 1위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은행 등을 통해 유통된 대규모의 펀드에 대해 최근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금융당국은 이 펀드가 미국 발 '폰지사기'(다단계)에 연루됐으며 라임자산운용 측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 검찰 고발을 검토 중이다.

최근 라임자산운용(라임운용)은 1조5600억원에 육박하는 펀드에 대해 환매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개인 투자자가 납입한 9000억원도 함께 물려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이 펀드의 손실률이 7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 손실액 규모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임이 설정한 무역금융 펀드는 크게 '플루토 TF1호', '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 '아시아무역금융펀드' 등이다. 

라임운용은 무역금융펀드 6000억 원(개인 2400억 원)을 글로벌 무역금융투자 회사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IIG)에 투자했다. 

하지만 IIG가 폰지사기(신규 투자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형태의 다단계 사기) 의혹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자산 동결 조치를 받으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펀드는 손실이 나면 일반 투자자가 그  손실을 우선 부담하도록 설계돼 있어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이 이 펀드가 미국발 폰지 사기에 연루돼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판매를 계속했다고 보고 라임운용을 검찰 고발할 예정이다.

또 금융당국은 라임운용이 수익률을 조작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라임운용 측이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고, 투자받은 비상장 기업은 그 돈으로 라임운용이 보유한 부실 자산을 인수했다는 것이다.

통상 부실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전체 펀드의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라임운용이 보유한 자산은 부실기업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과 폰지 사기 연루 사태는 은행권으로까지 일파만파 비화하고 있다. 이미 해외 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로 고객의 신뢰를 잃은 은행권이 이번 사태가 발생하면서 신뢰 회복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감원에 의하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판매사들을 통해 유통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5조7000억원이다. 이 중 은행 판매분이 약 2조원대에 달한다. 펀드 상품 3개 중 1개가 통상 사람들이 예적금을 위해 찾는 은행에서 유통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소송전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라임펀드 투자자들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한누리는 라임운용과 우리은행 그리고 신한금융투자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및 사기 혐의를 두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형사고발과 함께 민사소송도 이어갈 전망이다.

자료 금융감독원(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 금융감독원(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신한금융투자는 폰지 사기에 휘말린 무역금융펀드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담보 통한 레버리지 대출 제공 등  종합서비스 제공)를 제공했다. 또 우리은행의 경우 이 문제의 펀드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했다.

이에 업계에선 DLF 사태에 이어 라임 사태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향후 금융회사의 프라이빗뱅킹(PB) 사업 영역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jhl@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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