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배출부터 재활용수거까지 맹점 산재
이슈 따라 ‘뒷북’ 정책...‘생활 속 실천’ 무색

플라스틱 빨대는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재활용되지 않는 폐기물이다. (송철호 기자) 2019.9.5/그린포스트코리아
플라스틱 빨대는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재활용되지 않는 폐기물이다. (송철호 기자) 2019.9.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6일은 ‘제11회 자원순환의 날’이었다. 매년 9월 6일인 ‘자원순환의 날’은 ‘폐기물도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높이고 생활 속 자원순환 실천의 중요성과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환경부가 2009년부터 지정한 날이다.

하지만 생활 속 실천을 강조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하기를 권장하는 환경부의 바람과는 달리 분리배출부터 재활용 수거까지 곳곳에서 맹점이 목격되고 있다. 산업 폐기물 처리 문제까지 생각하면 자원순환 정책이 과연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플라스틱 빨대가 1회용품 규정 품목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플라스틱 빨대는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재활용되지 않는 폐기물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도 빨대 사용을 억제하거나 무상제공 금지 대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1회용품 규정 품목에 빨대가 왜 들어가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에 환경부 관계자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억제하거나 무상제공 금지 대상으로 관리하지 못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들의 자발적 협약 등으로 빨대 사용을 줄여가고 있다”며 “그동안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 사실인데, 해양동물의 플라스틱 빨대 피해 등이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플라스틱 빨대를 1회용품으로 규정하자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빨대가 당연히 1회용품이라고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그 당연한 사안을 이슈가 되기 전까지 정책적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자원순환의 날에 ‘모두가 함께 생활 속 실천’을 강조하고 국민들은 열심히 플라스틱 빨대를 씻어서 분리배출하고 있는데 너무 허무하다.

경상남도 공무원, 수산 관련 단체, 지역주민이 바다 대청소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경상남도청 제공)
경상남도 공무원, 수산 관련 단체, 지역주민이 바다 대청소(스티로폼)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경상남도청 제공)

스티로폼 재활용의 문제도 정부의 ‘의지’를 의심토록 만든다. 

오염되거나 스티커 등의 이물질이 붙어있는 스티로폼은 수작업으로 분류 후 폐기된다. 그 중 선별된 스티로폼을 분쇄기에 넣어 작은 입자로 분쇄하는데 이렇게 분쇄된 스티로폼을 녹여 인고트(INGOT) 덩어리로 가공해 재활용한다.
 
하지만 유색 스티로폼은 재활용 수거업체에서 꺼리고 심지어 수거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스티로폼이 흰색이면 녹였을 때도 흰색 인고트 덩어리가 나와 재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유색 스티로폼의 경우 그 수가 많지도 않고 섞어서 녹였을 때 검은색 인고트 덩어리가 나와 재활용이 어렵다는게 재활용 업계가 수거를 꺼리는 이유다.

유색 스티로폼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또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심각성이 크게 노출되지 않고 별다른 이슈가 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방치되는 것일까? 유색 스티로폼이 많지 않다면 그것만 별도로 수거해 재활용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심각성이 크지 않고 이슈가 되지 않으면 정책의 변화는 없다. 과거 정부들의 문제인지, 정부기관의 고질적인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적극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전문성까지 떨어져 무엇을 질문해도 속 시원한 답변을 듣기가 쉽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환경문제에 있어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심각성이 노출되면 정부가 그나마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적극적인 실천을 강조하면서 죄책감은 국민 모두와 공유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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