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11억장 사용… 비닐 사용량 꾸준히 늘어
“생산자·정부·시민이 함께 노력해야 줄일 수 있다”

일회용품 폐기물은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일회용품 폐기물은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3일 ‘세계 1회용 비닐봉투 안 쓰는 날’을 맞아 세계 각지에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2008년 스페인의 국제환경단체 ‘가이아’가 제안해 올해는 미국, 프랑스 등 40여 개국에서 진행되는 이 캠페인은 쉽게 쓰고 버려지는 1회용품 사용을 하루라도 줄여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국내에서도 서울시와 자원순환사회연대가 공동으로 ‘1회용품 없는 장례 문화 만들기’ 같은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비닐봉투 공화국'이라 불릴만큼 많은 사용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연간 1인당 비닐봉투 사용량은 410장이다. 전체 연간 사용량은 211억장에 달한다. 2010년 기준 유럽연합(EU) 주요국의 1인당 비닐봉투 사용량을 보면 핀란드는 우리의 100분의 1 수준인 4장에 불과하다. 그리스가 250장, 스페인 120장, 독일 70장, 아일랜드 20장 수준이다.

비닐봉투 연간 생산량은 과거와 비교해 급격히 늘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25억장 생산된 비닐봉투는 2015년에는 216억장으로 증가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 추정치에 따라 국내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량(211억장)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274만톤이 발생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1년에 단 하루라도 비닐봉투를 쓰지 않아 약 5200만장의 비닐봉투를 절약한다면 약 67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자원순환사회연대 측은 “비닐봉투 제작에 필요한 원유로 환산하면 약 95만1600ℓ 수준”이라며 “이는 200ℓ들이 드럼통으로 4758통에 해당하는 원유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1인당 사용량 400장이 넘는 비닐봉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환경부는 자발적 협약을 맺는 등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발적 협약 효과도 나타났다.

전날 환경부가 발표한 제과업계 파리바게뜨·뚜레쥬르와의 ‘1회용품 사용 줄이기 협약’ 결과를 보면 비닐봉투 사용량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시행일에 맞춰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5월까지를 비교한 결과, 1억4158만3395장에서 3033만3656장으로 1억1124만9739장(78.6%)의 감량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올해 1월부터 시행된 무상제공금지의 효과를 보면 2018년 1월부터 5월까지와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의 사용량의 경우, 9066만2492장에서 1478만7996장으로 7587만4496장이 감소해 83.7%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김이서 그린피스 다이나믹이슈 캠페이너는 “우리가 편리상 사용하는 비닐봉투는 발명된 지 50년 밖에 안 됐지만, 분해에는 500년이 걸린다”면서 “생산자가 생산을 줄이면서 직접 수거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다하고, 정부는 통합적으로 문제 해결책을 시행에 나서야 할 뿐 아니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시민들의 실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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