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업체 ‘자발적 협약’ 등 친환경 포장재 적극 도입
비용부담·인식문제 등으로 일부 업체 여전히 ‘미온적’

배송업체들의 과대포장으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박스 속에 박스가 또?” 배송 업체들의 과대포장으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쓰레기 대란 이후 ‘과대포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상품 배송업체들의 과대포장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여론 속에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의 경우 친환경 포장재 도입에 여전히 늦장을 부리고 있다. 당연히 비용부담 때문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택배 물량은 무려 25억4278만개로 집계된다. 국민 1명당 평균 49회의 택배를 이용한 셈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택배상자뿐만 아니라 비닐테이프, 비닐완충제, 아이스팩 등 다양한 1회용품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런 포장폐기물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중 3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니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 9일 환경부와 3개 유통·물류업체(CJ ENM 오쇼핑, 롯데홈쇼핑, 로지스올)는 '유통 포장재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으로 과대포장을 줄이고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재사용 가능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비닐 테이프와 완충재를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CJ ENM 오쇼핑의 경우 상암구장(9126㎡) 약 7.2개 규모의 플라스틱을 줄였고, 롯데 홈쇼핑의 경우 상암구장 약 2.2개 규모의 플라스틱을 줄였다. 로지스올의 경우 수차례 사용할 수 있는 운송용 상자를 마련해 탄소배출량을 약 89% 줄일 수 있었다.

마켓컬리가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새벽배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켓컬리도 친환경 포장재 도입에 참여했다. 샛별배송 포장에 사용되던 기존 플라스틱 지퍼백을 사탕수수와 옥수수에서 추출한 천연소재 지퍼백으로 교체해 사용한다. 장기적으로 상품의 위생도를 유지하면서도 부분적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비닐테이프를 없앴다. 친환경 접착제가 부착된 날개가 박스 상·하단에 있는 배송박스, 일명 날개박스를 도입한 것이다. 이 박스는 비닐 테이프를 사용할 필요가 없이 날개만 접으면 포장이 가능하다.

이처럼 자발적 협약 등에 의해 정부와 업체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친환경 포장재 도입 부담이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업체를 상대로 무작정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당장 친환경 포장재 도입이 어려운 업체들은 직접 포장재를 수거하는 서비스를 진행하기도 한다. 분명 포장재 제작 비용보다 수거 비용 부담이 더 적지만 수거서비스 역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업체들의 인식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쉬운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등이 일회용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배송시장의 일회용 포장재 사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것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경기 군포시에 거주하는 정모(37)씨는 “새벽배송 등은 필요할 때 바로 주문하고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배송이 되니 매우 편리하다”며 “하지만 대형마트 등에서는 속비닐 하나 사용하기도 어려운데, 이런 배송업체 제품은 박스마다 포장지가 너무 많아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 포장재 감량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계기로 업체들은 △테이프리스 박스·종이 테이프·종이 완충재·물로 된 아이스팩 등 친환경 포장재 사용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하는 물류 시스템 구축 △자체 개발 상품 중심으로 맞춤형 적정 포장 설계를 적용해 과대 포장 방지 △포장공간비율과 포장횟수 감축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정부가 시행할 예정인 협약 내용의 현장 적용성 평가에도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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