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릴 법원, 남녀 2명에 징역형 선고
호주서도 최대 4억원 벌금 부과 가능해

쇠사슬로 몸을 묶고 농성을 벌이는 채식주의자들 [빅토리아 동물 해방(Animal Liberation Victoria) 인스타그램 캡처
대형 도축장 앞에서 쇠사슬로 자신의 몸을 묶은 채 동물해방을 주장하는 채식주의자들의 모습 (사진=빅토리아 동물 해방(Animal Liberation Victoria) 인스타그램)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프랑스 릴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빅토리아주, 퀸즐랜드 주 등 세계 각지에서 육식을 반대하는 채식주의자들이 과격시위를 해 이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프랑스 현지언론에 따르면 최근 릴 형사법원은 정육점과 레스토랑 등에 난입해 불을 지르고 기물을 파손한 남녀 2명에게 각각 징역 10개월과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상점 업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도 명령했다.

급진 채식주의자들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사이 프랑스 동북부의 대도시 릴 일원에서 야간에 정육점과 생선가게, 음식점, 육류가공품 상점 등을 15차례 습격해 불을 지르고 기물을 파손한 뒤 "종(種) 차별 금지", "도살자들" 등의 문구를 스프레이 페인트로 써놓고 달아났다가 경찰의 수사 끝에 체포됐다.

이들은 각각 사회복지시설과 유치원에서 일하면서 육식에 반대하는 급진단체에 소속돼 활동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에서는 동물의 권리 보호를 주장하며 육식에 반대하는 채식주의자 중 일부가 급진화하면서 이같은 '정육점 습격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프랑스 전역의 정육점 업주 1만8000명이 가입한 육류소매상협회(CFBCT)가 내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호주에서도 채식주의자들의 과격 시위에 엄단 방침이 떨어졌다.

호주 정부는 빈발하는 채식주의자들의 과격 시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최근 일간지 디오스트레일리안을 통해 밝혔다.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급진 채식주의자들은 호주 축산업계의 동물 학대 실상을 폭로한 다큐멘터리 '정복'(Dominion)의 개봉 1주년을 맞아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퀸즐랜드주 등지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멜버른, 브리스번, 골번 등 전국 주요 도시 9곳의 도심과 대형 도축장 등에서 쇠사슬로 자신들의 몸을 묶은 채 "동물해방"을 주장했다.

멜버른 시내에서는 100여명의 시위대가 자신들의 몸을 자동차에 쇠사슬로 묶고 중심 도로를 점거하면서 5시간 동안 교통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10대 3명을 포함 주동자 39명이 체포됐다.

NSW주와 퀸즐랜드주의 대형 도축장과 축산농장에선 시위대가 무단으로 침입, 쇠사슬 농성을 벌였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과격 시위를 벌인 채식주의자들에 대해 "호주인답지 않은 부끄러운 행동"이라며 “각 주정부에 이러한 '녹색범죄'에 대해 최대한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신들의 몸을 농장과 도축장 시설에 쇠사슬로 묶는 과격 행동에는 최대 50만 호주달러(약 4억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피해를 본 농민들도 시위자들에게 법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위를 조직한 다큐멘터리 ‘정복'의 크리스 델포스 감독은 "동물 학대야말로 호주답지 않다"면서 "축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모든 정보를 공개한 후 전국적인 토론을 갖자"고 제안했다.

패트릭 허친슨 호주축산협회장은 "호주 축산업은 220억 호주달러(약 17조6000억원) 규모에 고용 인원만 5만5000명“이라면서 ”농장시설을 불법 침입하는 시위는 실제로 사업 운영에 큰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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