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ESG 관심 있지만, 개념 모호하고 평가방식 달라”

전국경제인연합회,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 ESG 인식조사 “매출 500대 기업 CEO 10명 중 7명(66.3%) ESG 관심” “개념 모호, 낮은 사업연관성, 제각각 평가방식...전략 수립 어려워”

2021-04-06     이한 기자
국내 500대 기업 CEO 중 상당수가 ESG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개념이 모호하고 평가방식이 달라 관련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국내 500대 기업 CEO 중 상당수가 ESG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개념이 모호하고 평가방식이 달라 관련 전략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최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ESG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관심도는 66.3%로 나타났다. 매우 높다고 답한 사람이 36.6%, 다소 높다고 답한 사람은 29.7%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제품, 철강, 반도체, 일반기계·선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건설, 숙박·음식업 등에서 관심이 높았다.

◇ ESG 경영 구체적 연간목표 세웠다...31.7%

하지만 관련 경영전략 수립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29.7%가 'ESG의 모호한 범위와 개념'을 꼽았다. 이와 더불어 자사 사업과 낮은 연관성(19.8%), 기관마다 상이한 ESG 평가방식(17.8%), 추가비용 초래(17.8%), 지나치게 빠른 ESG 규제도입 속도(11.9%) 등이 언급됐다.

ESG 경영의 구체적인 연간목표 수립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1.7%가 '수립했다', 39.6%는 '수립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열 곳 중 일곱 곳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거나 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업종은 모든 응답 기업이 이미 수립을 완료했거나 수립 예정이라고 답했다.

ESG 위원회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45.5%가 설치(17.8%)했거나 할 예정(27.7%)이라고 답했다. 위원회 구성원의 경력은 전직 기업인(24.1%), 회계 전문가(20.7%), 교수(13.8%), 전직 관료(6.9%) 순이었다. 별도 ESG 전담조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절반가량인 53.5%가 이미 마련(23.8%)했거나 마련할 계획이 있다(29.7%)고 답했다.

다만 관련 전문인력 채용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8.9%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건설,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반도체, 도소매업 일부 기업에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가 필요한 이유로는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기업 이미지 제고 목적' 43.2%, '국내외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 20.8%, 'ESG 규제부담 때문' 18.0%, '투자자 관리(개인?기관)를 위해' 15.3% 순이었다.

◇ "ESG에 따른 매출액? 차이없다...33.7%"

ESG에 따른 매출액 증감 전망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차이 없다'는 응답이 33.7%, '0~5% 증가' 25.7%, '5%~10% 증가' 17.9%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 열 곳 중 네 곳 가량은 10% 이내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다만 ESG 경영을 추진하면서 관련 투자 등 추가적인 비용 소요가 불가피한 관계로 수익에 대한 효과는 매출 증대 전망과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Social) 분야 활동의 주요 대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비자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항목별 응답 순서는 소비자(31.7%), 지역사회(19.8%), 근로자(18.8%), 협력사·경쟁사(16.8%), 일반국민(12.9%)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창고업, 숙박·음식업, 도소매업에서 소비자라는 응답이 많았다. 한편 철강, 일반기계·선박, 반도체 업종에서는 근로자라는 응답이 많았다.

분야별 질문에서 환경 부문의 주요 관심분야는 환경 친화적 생산(26.7%), 기후변화 대응(25.7%), 환경 리스크 관리(21.8%), 환경 친화적 공급망 관리 (16.8%)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과 관련한 준비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보통이다(37.6%), 비교적 잘 준비됐다(21.8%), 잘 모르겠다(17.8%), 미흡하다(12.9%), 매우 미흡하다(6.9%), 매우 잘 준비됐다(3.0%) 순으로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철강,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는 비교적 잘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석유화학·제품, 숙박·음식업, 일반기계·선박 업종 등에서는 준비가 미흡한 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탄소중립 준비 사업으로는 대기오염물질 저감설비 및 관리시스템 개발(31.7%),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15.8%),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연료전환(12.9%), 전기배터리 소재 투자(7.9%)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은 101곳이며 응답률은 20.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