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황제 임요환 “컴퓨터 전혀 할 줄 모른다” 고백
게임 황제 임요환 “컴퓨터 전혀 할 줄 모른다” 고백
  • 채석원 기자
  • 승인 2019.01.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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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에서 포커플레이어로 변신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임요환 (사진=임요환 페이스북)
프로게이머에서 포커플레이어로 변신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임요환 (사진=임요환 페이스북)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프로게이머에서 포커플레이어로 변신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임요환이 ‘컴맹’이라고 고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e스포츠의 개척자이자 선구자로서 ‘테란의 황제’로까지 불린 임요환은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어렸을 때 집에 컴퓨터가 없었다. 10대 넘어갈 때까지도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아직까지 컴퓨터를 할 줄 모른다”면서 “게임만 할 줄 안다”고 했다.

임요환은 “보통 어렸을 때 컴퓨터가 있는 애들은 컴퓨터 학원에 가서 도스를 배우고 컴퓨터 조립도 하고 다 해보잖나. 난 컴퓨터조차 만져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없었다"며 “난 친구 집에 공부하러 갔다가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배웠다”고 했다.

임요환은 정석대로 살지 않았던 게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난 교과서대로 살면 살지 못하다. 오히려 더 늦게 따라간다”면서 “습득하는 능력은 굉장히 남들에 비해 떨어지는 대신 모든 걸 완벽하게 습득하면 뭔가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응용하고 더 다른 생각을 한다. 그런 것에 좀 특화돼 있다”고 밝혔다. 임요환은 공부는 느린지만 공부한 걸 자기 방식으로 활용하는 데 능한 덕분에 다른 선수들과 생각하는 각이 다르고 전략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내게 정석대로 살고 하라고 하면 아마 꼴등을 할 것”이라며 “그래서 학창 시절에도 성적이 꼴등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포커플레이어로선 한국에서 1, 2위라고 밝힌 임요환은 세계랭킹 200위 안에 들어가는 게 단기 목표라고 했다. 그는 “올해 세계 랭킹이 700등대다. 이렇게 5년 만에 성적이 제일 잘 나왔는데도 700등대다. 아시아권에서 놀았기 때문”이라면서 “올해는 아시아권 대회 성적이 좋으면 바로 미국이나 유럽의 월드대회에 출전해 200등 안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어준 : 저희가 작년, 작년이라고 하니까 먼 것 같은데 한 달여 전부터 시작한 코너입니다. 교과서 밖의 사람들. 교과서에 없는 길을 스스로 만든 사람들이 있죠. 지난 시간에는 저희가 골프, 기억나시는지 모르겠는데 교과서에 없는 스윙을 한 최호성 골퍼. 책으로 골프를 분이죠. 그분 이야기를 했고, 오늘은 굉장히 유명한 분입니다. 게임을 하시는 분들 중에 이분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임요환 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임요환 : 네,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테란의 황제. 요즘도 하십니까?

임요환 : 가끔 합니다.

김어준 : 가끔 합니까?

임요환 : 네, 어쩔 수 없이. 많은 분들이 제가 게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하는 분들이 많아서 개인 방송으로 가끔씩.

김어준 : 개인 방송. 왕년의 스타, 그런 콘셉트로 나가셔서. 1세대시잖아요. 그렇죠? 이게 몇 년도입니까, 그때? 소위 돈을 받고 게임을 하기 시작하신 게? 프로로

임요환 : 그건 2000년도. 그때부터 시작했습니다.

김어준 : 월드컵도 하기 전이네요, 2000년.

임요환 : 대회를 참가하기 시작한 건 99년부터고요, 월급을 받기 시작한 건 2000년도입니다.

김어준 : 그게 1세대죠, 소위? 프로게이머가?

임요환 : 아예 1세대는 아니고, 약간 늦은 1세대. 1.5세대라고 하죠. 1세대는 신주영, 이기석. 여러분들도 아실 그런 이름들.

김어준 : 그때 월급이 얼마나 됐어요, 2000년도에?

임요환 : 첫 월급 탄 게 제가 150만 원이었습니다.

김어준 : 나쁘지 않았네요. 생각해 보면 하루 종일 게임만 하고 있는데 150만 원이면.

임요환 : 그때 제가 한창 전성기 때였고 모든 데를 휩쓸고 있을 때라서 좀 많이 쳐준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상금은 얼마나 됐어요?

임요환 : 그때 상금이 보통 한 2천만 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 1등 하면.

김어준 : 20대 초반이죠, 그때가?

임요환 : 그렇죠. 21살? 22살? 그 정도 됐습니다.

김어준 : 20대 초반에 대회 한 번 우승해서 2천만 원이면 엄청난 거 아닙니까?

임요환 : 엄청나죠. 그런데 그 당시에는 제가 소속된 데가 있기 때문에 좀 서로 이렇게 좀….

김어준 : 나눴어요?

임요환 : 네, 나누기도 해야 되고. 서로서로 파이 키우기를 했죠.

김어준 : 상금 2천만 원 받으면 한 절반은 가져가셨어요, 그때 혹시?

임요환 : 그때 당시에는 5 대 5였죠.

김어준 : 그러면 그때 한 해에 상금으로 벌어서 본인이 월급하고 가져가는 게 연봉으로 치면 어느 정도 됩니까? 억대 연봉이 됩니까?

임요환 : 프로게이머 하고 월급 받으면서 최고로 많이 받았던 첫 해가 한 8천만 원 정도?

김어준 : 1억이 안 됐어요?

임요환 : 정확하지는 않아요. 한 8천만 원 정도. 왜냐하면 WCG에다가 방송 대회 우승 두 번에 준우승 한 번, 이런 거 다 치면 그 정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 : 첫 해에 8천만 원.

임요환 : 그때 당시에는 상금이 크지 않았어요. 지금이야 엄청나게 크죠.

김어준 : 20대 초반에 8천만 원이면 적은 돈은 아닙니다만, 황제라고 불렸는데 돈은 많이 못 버셨네요.

임요환 : 그건 대기업들이 e스포츠에 들어오기 전의 일이니까 그 정도면 엄청나게 컸던 겁니다.

김어준 : 맞습니다, 기존에 생각해 보면. 이 시간에 못 일어나시죠, 원래?

임요환 : 자야 되는 시간이 맞죠. 5~6시 정도 돼야 잠자리에 오르니까. 제가 어제 12시에 잤거든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1년에 손에 꼽는 날입니다.

김어준 : 자, 그래서 1세대가 되셨고. 테란을 운영하는 방식도 교과서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방식이었고. 혹시 집에 그때 게임을 그렇게 하셨으니까 대단한 장비들이 있었습니까?

임요환 : 심지어 컴퓨터조차 없었습니다.

김어준 : 집에 없었어요?

임요환 : 네. 어렸을 때부터 오락실 문화잖아요. 오락실에서 살고 그래서 부모님들한테 엄청나게 많이 혼나고 맞고 그랬는데….

김어준 : 아, 그래서 컴퓨터를 안 사 주셨어요, 아예?

임요환 : 제가 10대 넘어갈 때까지도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아직까지 컴퓨터를 할 줄 몰라요. 게임만 할 줄 압니다.

김어준 : 테란의 황제인데 집에 컴퓨터가 없고 컴퓨터를 일반적으로 운영할 줄 모른다.

임요환 : 컴퓨터 고장 나면 누가 고쳐 주러 와야 돼요. 제가 못 고쳐요.

김어준 : 이거 다른 데 가서 이야기하신 적 있어요?

임요환 : 컴맹이라는 건 많은 분들이 알 겁니다.

김어준 : 그런데 어느 수준의 컴맹인지 잘 모르는데 아예 컴퓨터 운영을 난 못한다. 키고 게임만 잘한다는 거네요.

임요환 : 그렇죠. 게임만 할 줄 알아요.

김어준 : 부모님이 게임만 할까 봐 컴퓨터를 안 사 주셔서.

임요환 : 보통 어렸을 때 컴퓨터 있던 애들은 컴퓨터 학원가서 도스나, 저도 잘 모르는데 그런 거 막 배우고 조립하고 다 해 보잖아요. 저는 컴퓨터조차 만져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기회가 없었어요. 제가 스타크래프트를 처음에 배운 곳도 친구네 집에 공부하러 갔다가 스타크래프트를 배워서 맨날 거기에 출근하듯이 가서….

김어준 : 부모님이 게임을 할까 봐 컴퓨터를 아예 안 사 줬는데, 그래서 집에 컴퓨터가 아예 없었는데. 부모님의 반대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겁니다. 결국은 게임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됐잖아요.

임요환 : 결국 자기들이 하고 싶은 거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렇죠. 그런데 거기서 끝났으면 저희가 안 모셨을 텐데 최근엔 프로 포커플레이어가 되셨어요. 이것도 진짜 교과서에 없는 거거든요.

임요환 : 시작한 지 한 5년하고 한 3개월 정도 됐죠.

김어준 : 포커플레이어가 되신 계기가 뭡니까? 포커는 원래 그냥 우리나라에서 오락 수준으로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도박이라고 하게 되면 인식도 굉장히 안 좋고. 도박 이전의 게임 정도, 개인이 즐기는. 그게 우리나라 인식인데. 물론 저도 프로 대회를 본 적이 있어요, TV에서는. 미국 같은 데서는 TV 중계도 하죠. 굉장히 인기 있죠.

임요환 : ESPN이라는 스포츠 채널에서.

김어준 : 그렇죠. 스포츠 채널에서 아예 중계도 하죠.

임요환 : 시청률 2위입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요. 그게 왜 재미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잘. 그걸 중계로 보면서 굉장히 많이 즐기죠.

임요환 : 거긴 문화예요, 하나의.

김어준 :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임요환 : 심지어 할리우드 스타들도 대회에 참가합니다.

김어준 : 알겠어요. 그런데 우리는 아니잖아요.

임요환 : 그렇죠, 우리는 아니죠.

김어준 : 애초에 어떤 계기로 프로포커플레이어가 되신 겁니까?

임요환 : e스포츠에 나올 때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제가 e스포츠에서 나오기 전에 1년 동안 지도자를 했습니다. 한 6개월은 코치, 6개월은 감독, 이렇게 하다가….

김어준 :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좋았습니까?

임요환 : 첫 감독 맡고 성적 낸 거로는 한 3등, 4등 정도 했으니까 나쁘지는 않은 그런 정도였는데. 감독을 하면서 좀 느낀 게 많아요. 제가 저를 정상까지 올리는 노하우는 잘 터득을 했어요. 그런데 그 노하우를 좀 다른 행보를 걸었던 저의 선수들한테 가르쳐 주기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더라고요.

김어준 : 왜 그래요?

임요환 : 저를 키우는 노하우니까, 그건. 제가 살아온 노하우고, 제가 게임을 했던 노하우니까. 그 선수들은 좀 다른 세대이고 다른 게임을 준비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제 노하우가 통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럼 이제 그 선수들한테 맞는 노하우를 찾아 줘야 되는데 그럼 저한테 좀 여유가 있어야 돼요. 그런데 제 마음속에서 아직 선수로서의 열정이 꺼지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김어준 : 왜 안 되지, 이 선수들이?

임요환 : 나는 이렇게 했는데 애들한테 이렇게 알려 주면 당연히 받아들이고 잘할 줄 알았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김어준 : 자기한테 굳은 패턴대로 해요, 그냥?

임요환 : 그 선수들에 맞는 노하우를 찾아 줘야 되는데. 그래서 이게 좀 더 나한테 시간이 필요하고 여유가 있고 준비 기간이 좀 있어야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김어준 : 지도자로서는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

임요환 : 결정적으로 선수로서의 열정, 아직도 플레이어를 하고 싶은.

김어준 : 누군가하고 게임으로 붙어서 싸워서 이기고 싶고 그런 승부욕이 아직도 내가 넘치는구나.

임요환 : 그렇죠. 게임을 보여 주고 싶은 거죠, 팬들한테. 그래서 결정적으로 이게 제 발목을 잡더라고요, 지도자로서.

김어준 : 승부욕이 아직 남아 있었군요. 그럴 나이죠.

임요환 : 그렇다고 게임을 계속 하자니 나이도 많고 피지컬도 많이 떨어져서 승률이 많이 떨어질 거란 말이죠. 그래서 생각한 게 저보다 먼저 은퇴를 한 팀 동료였던 선수, 그 선수가 먼저 포커를 시작한 지 한 5년 정도 됐더라고요. 그래서 그 선수한테 포커에 관한 비전 같은 걸 듣고 본격적으로. 어차피 피지컬이 필요 없고 한번 배워 두면 멘탈로 들어가서 머리만 잘 쓰면 되는 거거든요.

김어준 : 그게 그런 머리가 따로 있는 것 같긴 해요, 분명하게. 물론 게임이라는 게 교과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다 보면 패턴이라는 게 존재하는데 그 패턴을 깨부수고 자기만의 패턴을 하는 선수로 유명하셨는데, 그때 당시에. 그러니까, 전략이라고 할까요? 게임에 임하는 전략, 이게 남달라야 사실은 이런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플레이를 해야.

임요환 : 제가 처음에 시작할 때 정석대로 살지 않는 그런….

김어준 : 교과서 밖의 사람들. 자기 마음대로 산다는 거죠.

임요환 : 저는 교과서대로 살면 살지 못해요, 오히려. 더 늦게 따라가고. 왜냐하면 제가 습득하는 능력은 굉장히 남들에 비해 떨어져요. 대신 모든 걸 완벽하게 습득을 하면 뭔가 다른 사람보다 더 빨리 응용을 하고 더 다른 생각을 하고 그런 거에 좀 특화되어 있거든요.

김어준 : 공부는 느린데 공부한 다음에 그걸 자기 방식으로 활용하는 데 굉장히 능하시구나.

임요환 :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생각하는 각이 다르고 전략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거죠.

김어준 : 그게 보통 무섭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남들이 안 하는 방식으로 하려면.

임요환 : 그런데 저보고 정석대로 살아라, 정석대로 해라, 하면 저는 아마 꼴등 할 거예요. 그래서 학창 시절에도 제가 꼴등을 했었고.

김어준 : 학창 시절에 꼴등을 했다는 건 학교에서 성적이 꼴등이었다는 거예요?

임요환 : 그렇죠.

김어준 : 꼴등도 쉽지는 않아요.

임요환 : 그 쉽지 않은 걸 제가 이루어 냈습니다.

김어준 : 이게 포커플레이어가 남의 패를 읽어야 되는 거잖아요.

임요환 : 그렇죠. 계속 서로의 액션을 보고 이 선수가 어느 정도 레인지로 어느 정도 핸들을 갖고 있겠다고 예측을 해서 제가 이기고 있으면 최대한 많이 칩을 빼앗아 올 수 있는, 제가 지고 있으면 최대한 적게 주고 끊는. 이런 리딩 능력을….

김어준 : 확률 게임이잖아요.

임요환 : 네, 그렇죠.

김어준 : 확률 게임인데 상대가 나한테 이렇게 패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예상하는 걸 뒤집어서 뛰어넘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임요환 : 예, 계속 지켜봐야 돼요. 테이블에 앉아서 저 선수가 어떻게 플레이를 했는지.

김어준 : 그게 어떻게 기술이죠, 그런데?

임요환 : 그러니까 서로의 상대 카드가 보이지 않잖아요.

김어준 : 보이지 않죠.

임요환 : 활용할 수 있는 건 모든 걸 활용해야 돼요. 저 선수가 강하게 막 계속 공격적으로 나올 때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카드는 똑바로 놨는지 약간 비켜 놨는지.

김어준 : 그런 것도 중요해요?

임요환 : 1%라도 정보를 얻기 위해서 계속 관찰을 해야 돼요. 관찰하고 통찰하고 이런 모든 부분을. 그리고 플레이 스타일도. 혹시라도 플레이하다가 쇼다운까지 나와서 카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나오면 꼭 봐 둬요. 이 카드로 이 사람이 이렇게 플레이를 했구나, 이렇게 플레이를 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구나, 어떤 몸짓을 하는구나.

김어준 : 아, 그런 걸 읽어요? 보디랭귀지를?

임요환 : 이게 아주 미미해요. 게임에는 승률을 올리는 데 한 1% 정도도 안 들어갈 정도지만 뭐든지 이런 걸 알아 두면 플레이할 때 좀 더 참고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죠. 제가 나중에 그 선수랑 플레이를 한다? 그러면 그런 걸 다 생각해 두는 거예요.

김어준 : 저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어떤 패가 있을 때 눈을 찡긋 해, 라든가 이런 걸….

임요환 : 이 사람은 블러핑을 어느 정도 확률로 하고 있다. 아니면 이 사람은 제대로 된 카드로만 쓰고 있다. 좋은 카드만 쓴다, 나쁜 카드도 쓴다. 이런 걸 전부 다 읽어 놔야 돼요.

김어준 : 재미있는 스포츠네요.

임요환 : 어느 정도 포지션에서 자주 나오고.

김어준 : 완전 멘탈 게임이네요.

임요환 : 이 선수는 멘탈이 약하다, 열 받아서 지금 하는 거다. 이런 게 다 도움이 되거든요, 결국은. 테이블에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되기 때문에 이런 걸 다 알아 두면 상대하기가 편하죠.

김어준 : 서로. 상대가 임요환 씨에 대해서 읽은 패턴 같은 걸 들어 보면 재미있겠네요.

임요환 : 그렇죠. 저는 오히려, 그런 걸 테리라고 하는데 역테리를 줘요.

김어준 : 페이크 모션.

임요환 : 제가 좋은 거일 때 편안하게 플레이를 했다면 그다음 좋은 거일 때는 되게 막 불편한 자세로 플레이를 한다든가.

김어준 : 아, 일부러.

임요환 : 이게 되게 오랫동안 장시간 플레이해야 되기 때문에 조금 지치거든요. 그럴 때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고 싶다? 그러면 마스크나 선글라스 같은 걸 끼고 편하게 플레이를 하는 거죠.

김어준 : 표정을 읽지 못하게?

임요환 : 그렇죠. 아무것도 뭐 신경을….

김어준 : 마스크도 써도 되고, 선글라스도 껴도 돼요?

임요환 : 다 해도 됩니다.

김어준 : 가면은요?

임요환 : 가면도요. 조커 분장을 하고 플레이를 하는 사람도 있어요.

김어준 : 아, 진짜요?

임요환 : 네, 큰 대회에서는.

김어준 : 서로 표정을 읽지 못하게?

임요환 : 그냥 자기 만족이죠, 그건. 그냥 자기가 약간 테를 어느 정도 플레이어들한테 준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은 주로 가리죠, 얼굴을. 선글라스나 마스크나 그런 걸.

김어준 : 오신 게 올해 아시아 포커 투어에서 종합 2위를 차지했어요. 그리고 챔피언십에 우승했습니다.

임요환 : 제가 포커플레이어를 시작한 지 한 5년이 좀 넘었는데 그동안 작은 대회, 사이드 대회들만 우승을 해 왔다가 작년에….

김어준 : 5년 만에 이런 대회 우승하는 게 흔한 일입니까?

임요환 : 쉽지는 않죠. 그런데 웃긴 건 한번 참가해서 바로 메인 이벤트에 우승하는 선수들도 있어요. 거의 뭐…. 진짜 운이 좋은 케이스인데.

김어준 : 그리고 나서 또 우승하지는 않죠?

임요환 : 거의 우승 못 하죠. 그리고 우승했던 좋은 기억 때문에 공부를 많이 안 하게 되고.

김어준 : 아, 오히려?

임요환 : 공부를 별로 많이 안 했는데 자신감에 차오르는 선수들은 오히려 망하는 지름길이죠.

김어준 : 이런 포커 챔피언십 대회 한 번 우승하면 얼마나 됩니까? 상금이.

임요환 : 그때 우승할 때 상금이 한 6천만 원 정도 됐고요. 아시아권 대회이기 때문에 그렇게 상금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월드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우승하면 한 100억에 상당하는 상금이 주어집니다.

김어준 : 100억이요?

임요환 : 네.

김어준 : 열심히 하셔야 되겠네요, 이거. 한 번 우승하는데 100억이에요?

임요환 : 제가 올해 세계 랭킹이 한 700등대예요. 이렇게 5년 만에 성적이 제일 잘 나왔는데도 700등대예요. 이건 아시아권에서 놀았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월드에서, 라스베이거스나 유럽에서 주로 큰 대회가 많이 하는데 그런 대회를 주로 참가하는 사람들은 거의 상위권이죠. 그래서 제가 올해는 정말 아시아권 대회 성적이 초반에 좋으면 바로 미국이나 유럽의 월드대회로 좀 나가서 올해 목표로는 한 200등 안에 들어가는 게.

김어준 : 200등 안에 들어가려면 상금이 어느 정도 됩니까?

임요환 : 한 해에 한 5~6억 정도는 찍어야 200등 안에 들지 않을까 싶네요.

김어준 : 5~6억. 상금만으로.

임요환 : 네.

김어준 : 우리나라에 프로포커플레이어들이 많아요?

임요환 : 그렇게 많지 않아요. 아시아권 대회에 한 300명 정도가 참가를 한다면 그중에 한 15명 정도가 우리나라 선수예요.

김어준 : 15명밖에 안 됩니까?

임요환 : 네.

김어준 : 우리나라 선수들 랭킹 중에 가장 높습니까?

임요환 : 거의 1~2위 정도 하죠.

김어준 : 그러니까요. 굉장히 특이한 분이에요. 남들은 즐겁자고 하는 간단한 게임을 교과서에 없는데 직업으로 삼아서, 또 잘해요. 이상한 분이에요.

임요환 : 그런데 이게 직업이 정말 좋은 게 피지컬적인 부분이 전혀 필요 없고, 한번 머릿속에 입력하고 경험을 계속 쌓게 되면 평생 직업인 거죠. 제가 노인이 돼도 할 수 있어요. 60대, 70대, 80대까지 제가 거동만 할 수 있으면 언제든지 플레이할 수 있는 게 포커입니다.

김어준 : 한 번 더 모셔야 될 것 같아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임요환 선수였고요,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jdtimes@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