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단 전 임원 "당시 기조실장이 이사장 사퇴 종용"
박 차관 "만난 자리에서 정권 교체기 관례 말했을 뿐"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사퇴에 당시 환경부 기조실장인 박천규 현 차관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 차관은 정권 교체 시기에 정부 산하기관장의 재신임을 묻는 관례를 얘기했을 뿐 사퇴를 종용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지난 1월 당시 청와대 특별감찰반이던 김태우 수사관 요청으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을 작성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라 불리는 이 문건에는 환경부 산하기관 8곳 중 임원 21명을 거론하며 각각 ‘사표제출’, ‘사표제출예정’ 등 동향을 담았다.

해당 문건에 이름이 나온 김현민 전 한국환경공단 상임감사는 27일 <그린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전병성 전 환경공단 이사장은 자신이 비정치인인 환경부 출신 인사인 점 때문에 사표를 쓸 생각이 없었다"며 “기조실장이 전화를 하니까 쓰게 됐다”고 밝혔다. 박천규 차관은 당시 기조실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그린포스트코리아
박천규 환경부 차관/그린포스트코리아

김 전 감사는 "지난 1월 공단 내에서 사퇴 문제를 놓고 임원 회의까지 열었다"며 "경영본부장 임기인 4월을 기준으로 이사회를 연 뒤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나가자는 식으로 의견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전병성 이사장에게 전화를 한 적은 없고 다른 계기로 만났을 때 그동안 관례상 정권이 바뀌었을 때 재신임 절차를 밟지 않느냐고 말했을 뿐”이라며 "그분이 본인 스스로 사표를 제출했다는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는데, (사퇴 종용 주장과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김 전 감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박 차관은 또 “(환경부 블랙리스트) 내용을 보면 실제 일어난 것과 차이가 많이 난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당시 환경공단 임원 7명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인물은 전병성 전 이사장과 김 전 감사 2명이다.


전 이사장은 지난 1월 사표를 제출한 뒤 지난 4일 장준영 신임 이사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11개월 가량 이사장직을 유지해 왔다.

김 전 감사는 임기인 9월보다 5개월 앞선 지난 4월 퇴임했다. 그는 퇴임 이유를 놓고 “자신을 임명한 사람(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과 유죄 선고까지 받았는데 감사직을 유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임원 5명은 임기 만료 후에도 후임자 부재 등의 이유로 임기를 연장해 재직했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전병성 전 이사장과도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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