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서울과 제주서 日정부 규탄 1인 시위·항의서한 전달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대표가 26일 제주 주한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국제포경위원회(IWC) 탈퇴 결정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12.26. /그린포스트코리아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대표가 26일 제주 주한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국제포경위원회(IWC) 탈퇴 결정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12.26.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욱 기자] 일본 정부가 26일 고래 남획 방지를 위한 국제기구인 국제포경위원회(IWC)를 탈퇴하고 상업 포경(판매용 고래잡이) 재개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가 이날 일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며 서울 주한일본대사관과 제주 주한일본총영사관에서 동시에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또 항의의 뜻을 담은 서한을 주한 일본대사관측에 전달했다.

일본의 상업적 고래잡이 재개 선언은 30년 만이다. 일본 정부는 전날 각의(국무회의)에서 IWC 탈퇴를 결정한 데 이어 이날 이같은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다음달 1일까지 IWC 사무국에 탈퇴 방침을 전하면 내년 6월30일 이후 상업적 고래잡이가 가능해진다.

일본의 탈퇴 결정은 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브라질 플로리아노폴리스에서 열린 IWC 총회에서 자신들이 제안한 상업적 고래잡이 허용안이 부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한국 정부를 대표해  참가한 해양수산부 대표단은 일본의 상업포경 재개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 한국과 함께 기권표를 던진 나라는 러시아뿐이다.

현대에 들어 포경선단과 작살포 등이 동원되면서 전세계 바다에서 대형 고래류가 급격하게 줄자 국제사회는 1946년에 국제포경규제협약을 체결하고 국제포경위원회를 구성해 고래 포획량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조처에도 불구하고 고래 남획이 계속 되고 대부분의 고래가 멸종위기에 처하자 IWC는 1982년 상업적인 포경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1986년부터 시행됐다.

1951년 IWC에 가입한 일본은 1988년부터 표면상으로는 이를 따랐지만 ‘연구 목적의 포경’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고래잡이를 계속해왔다.

이번 IWC 탈퇴로 일본은 자국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상업적 고래잡이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IWC 탈퇴 결정은 자민당과 아베 정권의 정치적 기반 지역과 관계 있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과거 상업 포경이 활발했던 홋카이도, 아오모리, 미야기현 등을 지역구로 둔 여당 의원들의 압박을 일본 정부가 수용해서 이뤄지게 됐다.

포경선의 거점이 있는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는 아베 신조 총리, 연안 포경이 번성한 와카야마현 다이지정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지지 기반이 있는 지역이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가 26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국제포경위원회(IWC) 탈퇴 결정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12.26 /그린포스트코리아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가 26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국제포경위원회(IWC) 탈퇴 결정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12.26 /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IWC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7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IWC와 IUCN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 세계에서 1380마리의 대형 고래류가 포획되었고, 일본이 과학포경으로 596마리를 잡았다. 또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가 상업포경으로 각각 432마리와 17마리를 잡았으며, 캐나다, 덴마크 그린란드, 미국 알라스카, 러시아 추코트카 등지에서 원주민들이 생존포경으로 333마리를 잡았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불법포획(poaching)으로 밍크고래 2마리를 잡은 것으로 보고됐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일본의 국제포경위원회 탈퇴와 상업포경 재개는 고래고기 식습관이라는 잘못된 전통을 가장해 실제로는 고래 학살을 계속하겠다는 망발이며, 지구의 해양생태계를 위기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일본이 돈벌이 목적의 고래잡이를 즉각 중단하고, 국제포경위원회 탈퇴를 철회하며, 국제사회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일본의 상업포경 재개가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든, 학살의 기억을 이어가려는 문화적 탐욕이든 간에 이는 고래를 잡아들임으로써 지구의 해양생태계를 위험에 빠트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돈벌이 목적의 고래잡이를 이어가려는 일본을 규탄하며, 일본이 모든 고래잡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한국 정부 역시 고래잡이에 대한 기회주의적 입장을 버리고, 보다 적극적인 고래보호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ook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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