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단 구성원들 “내부 승진 없다” 불만
경영평가·청렴도 낙제, 쇄신 먼저란 지적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한국환경공단 신임 경영기획본부장과 기후대기본부장이 24일 임명된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공단 내부의 경영 공백 상태를 정상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환경공단에 따르면 경영기획본부장에는 박찬호 그린패트롤 측정기술개발사업단 사무국장, 기후대기본부장에는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선정됐다.

이로써 환경공단은 지난 4일 장준영 이사장이 취임한 데 이어 3주 만에 임원 2명의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국환경공단. (서창완 기자) 2018.12.20/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환경공단. (서창완 기자) 2018.12.20/그린포스트코리아

경영기획본부장 자리는 외부 후보 2명과 내부 후보 2명이 최종에서 맞붙었다. 기후대기본부장은 외부 후보 2명과 내부 후보 1명이 경합을 벌였다. 모두 외부 후보가 선임됐다.

환경공단은 올해 사실상 경영 공백 상태가 계속돼왔다. 전병성 전임 이사장이 지난 1월 사표를 낸 채로 11개월 가까이 이사장직을 유지한 탓에 임원 인선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경영기획본부장은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공석 상태였다. 전임 경영기획본부장이 지난 4월 임기가 만료된 뒤 4개월 더 업무를 보다가 퇴임했다. 신동석 기후대기본부장은 지난 2월 임기가 만료된 채로 연장 없이 10개월 이상 자리를 지켰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원 임기는 2년을 채운 후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지만 별도 연임 신청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박응열 자원순환본부장 역시 지난해 5월 임기가 만료된 채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환경부 출신인 박 본부장은 연임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는 ‘공공기관운영법’ 제28조5항에 따라 3년 7개월째 업무를 이어오고 있다.

환경공단 내부에서는 임원 자리가 외부 인사로만 채워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1노조인 환경부유관기관노조 한국환경공단 환경관리지부 관계자는 “임원 인사가 외부 인사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열심히 해도 승진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면서 “많이 바라는 것도 아니라 임원 총 7명 중 3명 정도만이라도 내부 인사로 채워졌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가 이뤄지면 환경공단 임원 7명 중 내부 인사는 최익훈 물환경본부장 1명만 남게 된다. 내부에서 선출됐던 기후대기본부장 자리도 외부로 교체되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공단 사람이야말로 이 분야에서 오래 일해온 최고 전문가인데 그 점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환경공단이 내부 승진을 추진할 만큼 대외적 신뢰도가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환경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상대평가에서 종합 부문 D등급을 받았다. 주요 사업부문에서는 최하위인 E등급을, 경영관리 부문에선 C등급을 받았다. 전년도보다 종합과 경영관리 부문은 한 단계, 주요 사업 부문은 두 단계 하락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도 5등급을 받아 환경부 산하 기관 중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종합평가와 외부청렴도 5등급, 내부청렴도 4등급으로 내외부 평가가 모두 나빴다. 이런 상황에서 공단 혁신을 위해 외부 인사로 임원진이 구성되는 게 나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정치권 등 외부 인사가 임원에 임명되면 오히려 외풍을 막고 정부, 시민단체 등과 협상력을 갖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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