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왼쪽) 더본코리아 대표와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백종원(왼쪽) 더본코리아 대표와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프랜차이즈가 한국에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 대표인 백종원을 사실상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황교익은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 외식업체가 인구 1만명당 125.4개로 홍콩의 여섯 배에 이른다는 기사를 소개한 뒤 “한국에 외식업체가 너무 많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런데 더 늘고 있다”면서 “다른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고, 외식업계 내부의 수치만 보자면 프랜차이즈 사업체가 외식업체 과잉 문제를 심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식업체가 많은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가 너무 많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달리 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영업 행태를 비판했다. 황교익은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주를 모집하기 위해 달콤한 유혹을 한다. 본사에서 재료 다 주고 요리법 다 알려주며 마케팅도 본사에서 알아서 하니 식당 경험이 없어도 당장에 개업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면서 “물론 프랜차이즈의 장점이기는 하지만 적정 규모를 이미 넘어 모두가 죽겠다는 지금의 외식시장에 프랜차이즈가 시장의 부피를 키워나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과연 ‘상생의 길’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황교익은 “프랜차이즈 사업체는 제각각으로 ‘성장’을 앞세우는 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땅한 일일 것이나 자본주의 사회 구성원 전체의 안정된 경제 활동을 위해서는 그 ‘성장’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고, 그러라고 정부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익의 이 같은 주장은 본인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사실상 백종원을 겨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백종원이 대표로 재직 중인 더본코리아가 최다 브랜드를 보유한 가맹본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본코리아는 무서울 정도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늘려가고 있다.

‘2016년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에 따르 7개 주요 가맹본부 가운데 최다 브랜드를 자랑하는 더본코리아는 2013~2015년 기존 19개 브랜드의 가맹점 수를 482개에서 1057개로 119.3% 늘렸다. 홍콩반점이 100개에서 148개로 늘고, 2013년 2개에 불과한 ‘빽다방’이 415개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 수치도 3년 전 사정이다. 현재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수는 전국적으로 1400개에 이른다. 불과 3년 만에 가맹점 수를 30% 넘게 늘린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1700억원대로 알려졌다.

최근 백종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만 안다. 음식과 관련해 좋은 글을 많이 썼던 분이다. 그래서 한 음식 프로그램 프로듀서(PD)에게도 ‘내가 좋아하는 분’ ‘존경하는 분’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좋은 글을 많이 쓰는 음식 평론가인 줄 알았는데 그 펜대 방향이 내게 올 줄을 상상도 못했다”면서 황교익을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백종원은 황교익이 자기를 저격하는 글과 개인방송을 하는 데 대해선 “요즘 평론가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며 “왜냐면 처음 설탕과 관련해서 비판했을 때는 ‘국민 건강’을 위해 저당식품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차원으로 이해했지만 요즘은 자꾸 비판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종원은 “현재의 ‘백종원’은 보지 않고 예전 (설탕 과다 사용 이슈를 불러일으킨) 한 방송 프로그램의 재방송만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고 했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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