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플리머스대 연구진, 탄소 방사성 폴리스트렌 가리비 노출 실험서 밝혀

조그만 조개 하나에 수십억개의 나노 플라스틱 들어 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실험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Pixabay)
조그만 조개 하나에 수십억개의 나노 플라스틱 들어 있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실험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Pixabay)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국내산 가리비, 굴, 바지락, 담치 등 조개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처음으로 검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이 패류 속살을 현미경으로 100배 확대했더니 구부러진 철사 모양의 스티로폼 조각과 네모난 모양의 미세 비닐 조각들이 발견됐다. 100g당 바지락에선 34개, 담치에선 12개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검출됐다. 국내산 패류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국민에게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패류에서 검출됐다는 건 해양 생물이 나노 플라스틱에 이미 오염됐다는 것을 뜻한다. 플라스틱은 미세화와 나노화 과정을 거쳐 분해된다.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자외선과 접촉하면 5㎜ 미만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그리고 종국엔 1㎛ 미만의 나노 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이처럼 작은 나노 플라스틱이 가리비 같은 패류의 체내에 수십억 개나 쌓일 수도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뉴스위크 등 해외 언론은 영국 플리머스 대학의 과학자들이 가리비를 탄소 방사성 폴리스티렌에 노출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가리비를 탄소 방사성 폴리스트렌에 여섯 시간 동안 노출해 수십억 개의 나노 플라스틱 입자가 가리비 몸 전체에 쌓이는 현상을 확인했다. 근육과 아가미, 신장 등에선 20㎚(0.00002㎜), 장내에선 250㎚(0.00025㎜) 크기의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이들 입자가 체외로 배출되는 데는 최소 몇 주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 크기 입자는 14일 후, 250㎚ 입자는 48일 후에야 사라졌다.

연구진은 미스플라스틱을 비롯한 오염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 데 이번 실험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실험에 사용한 폴리스트렌은 스티로폼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연구진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만 약 3억3500만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됐으며, 이 가운데 40%가 일회용이었다. 그러면 물고기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코틀랜드 헤리엇 와트 대학의 환경 독성학 교수인 테드 헨리는 “플라스틱 입자가 생물학적 막을 통해 흡수돼 내부 장기에 축적되는지 여부를 이해하는 것은 이들 입자가 해양 생물과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을 평가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헐대학 에너지환경연구소의 소장인 댄 파슨스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나노 입자가 가리비에 매우 빠르게 축적된 사실에 놀랐다”면서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노 플라스틱 섭취의 장기적인 영향과 함께 반복 노출, 복합 효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 카디프대학교의 생태학 교수인 스티브 오머로드는 실험 결과에 대해 가리비를 먹는 사람에게도 잠재적 위험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과학기술‘ 최신호에 게재됐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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