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용균씨 교육 담당한 동료 “사고 현장, 너무 끔찍해 말로 표현할 수 없다”

YTN은 김용균씨가 사고로 숨진 뒤에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운송설비에 안전장치는 전혀 마련되지 않은 건 물론 2인 1조 근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고 고발했다. (사진=YTN 캡처)
YTN은 김용균씨가 사고로 숨진 뒤에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운송설비에 안전장치는 전혀 마련되지 않은 건 물론 2인 1조 근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고 고발했다. (사진=YTN 캡처)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운송설비를 점검하다 참변을 당한 김용균씨의 직장 동료 이성훈씨가 라디오에 출연해 사고 당시 참혹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김씨가 입사할 때 교육을 담당한 이씨는 “용균이가 컨베이어 벨트 밑에 끼어 있는 걸 어떻게 꺼내서 인공호흡이라도 하려고 몸을 잡는 순간 걔 OO가 없어졌다는 걸 확인했다”면서 “너무 사건 현장은 처참했다. 너무 끔찍해서 정말 말로 표현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씨는 작업 현장의 환경이 위험천만하기 그지없었다고 말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컨베이어의 고무벨트 무게만 20톤이 넘어요. 채 50㎝도 안 되는 밑 부분에 고장이 나거나 이물질이 생기면 사람이 들어가서 손으로 (이물질을) 빼거나 긴 글갱이 같은 걸로 빼야 하는데, 글갱이가 벨트에 말려들어가 삽이 부러지고 철근이 다 휠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씨는 설비 개선에 대한 요구를 원청회사인 한국서부발전이 모두 묵살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고 후 입단속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그는 “(회사 관계자가 내게) 전화해서 ‘밑에 있는 애들 입단속 잘해라. 그리고 기자들 만나면 인터뷰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뭘 얘기 나오면 그거 가지고 확대 재생산하는 사람들이 기자들 아니야? 걔네들은 이쪽 사정을 잘 모르니까 엉뚱하게 얘기 들을 수도 있잖아, 그렇지?’라는 언급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씨는 회사 생활을 관두겠다고 했다. 그는 “생각해보라. 내 눈 앞에서 그 어린애가 컨베이어 벨트에서 끼어서 죽은 모습을 봤는데 이 회사를 더 이상 어떻게 다니겠나. 현장이 너무 무섭고 끔찍해 밤에 불 끄고 자지도 못한다. 현장이. 지금도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조금 더 (용균이를) 붙들고 자세히 가르쳐줬으면 이런 사고가 안 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이 든다”라면서 죄책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김씨가 3일간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됐다면서 “3개월도 짧은데 3일만 교육했다. 3일도 말이 3일이지 팀장이나 실장이 빨리 현장에 투입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일주일도 아닌 3일이 뭐가 아쉬워 투입하라고 그렇게 독촉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씨는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또 사고가 날 거라고 했다. 그는 “동료들도 지금 여기서 일하다간 또 사고가 날 거라는 걸 100% 확신한다”면서 “여기 있는 애들 나이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들이잖나. 안전 조치나 개선사항이 반영되지 않는 이상 이런 사고를 떠안고 걔들은 또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김씨 유품에 컵라면이 있었던 까닭에 대해선 “말 그대로 밤에 나가서 12시간 시간에 쫓겨 일을 하다 보면 그거(컵라면)라도 하나 먹고 한다”면서 “그것조차도 먹고 나갈 시간이 없어서 그냥 끼니를 건너뛰고 일하는 경우도 다반사”였고 말했다.

그는 “용균이한테 한마디하고 싶다”면서 김씨에게 “용균아, 목소리 들리지? 너도 거기서는 먼지 뒤집어쓰지 말고 이제는 거기서 편히 쉬어. 어머니, 아버지는 내가 위로해드리고 보살펴드릴 수 있게끔 해줄게. 용균아, 미안해. 너무 미안해, 용균아. 잘 지내, 거기서”라고 가슴 절절한 편지를 보내 청취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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