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그는 이 사진과 함께 다음 글을 올렸다.  황제보석 논란에 있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회장이 떡볶이를 먹다가 들켰다. 그의 변호인이 이런 말을 하였다. “일반 국민 중에는 (재벌이) 떡볶이 먹는다고 불쌍하게 보시는 분도 있다.” 그의 말에 믿음이 안 간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사무실에서 자장면을 배달해 먹는 일이 잦았다. 그를 불쌍하게 여긴 사람은 없다. 떡볶이 먹은 거 가지고 약자 코스프레 하지 마시라. 좋아하면 당당하게 드시라. 재벌이든 아니든 각자의 취향과 기호는 존중되어야 한다. 나는 떡볶이가 맛없다. 이건 내 직업상의 음식 품평이다. 내 기호로 읽어도 된다. 그럼에도 떡볶이를 먹는다. 편의점 컵떡볶이도 먹는다. 직업 때문이다. 심지어 외국 여행지에서도 먹는다. 어떤 맛을 내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내 입맛에 맞는 것만 챙겨 먹을 수 없다. 나야 재벌도 아니고 직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떡볶이를 먹지만, 먹고 싶은 것 다 먹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먹을 것이 그것밖에 없어 먹은 것도 아니면서, 떡볶이가 맛있어서 먹은 것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이를 불쌍하다 할 사람이 대체 누가 있겠는가. (사진은 베트남 떡볶이)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그는 이 사진과 함께 다음 글을 올렸다. <황제보석 논란에 있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회장이 떡볶이를 먹다가 들켰다. 그의 변호인이 이런 말을 하였다. “일반 국민 중에는 (재벌이) 떡볶이 먹는다고 불쌍하게 보시는 분도 있다.” 그의 말에 믿음이 안 간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사무실에서 자장면을 배달해 먹는 일이 잦았다. 그를 불쌍하게 여긴 사람은 없다. 떡볶이 먹은 거 가지고 약자 코스프레 하지 마시라. 좋아하면 당당하게 드시라. 재벌이든 아니든 각자의 취향과 기호는 존중되어야 한다. 나는 떡볶이가 맛없다. 이건 내 직업상의 음식 품평이다. 내 기호로 읽어도 된다. 그럼에도 떡볶이를 먹는다. 편의점 컵떡볶이도 먹는다. 직업 때문이다. 심지어 외국 여행지에서도 먹는다. 어떤 맛을 내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내 입맛에 맞는 것만 챙겨 먹을 수 없다. 나야 재벌도 아니고 직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떡볶이를 먹지만, 먹고 싶은 것 다 먹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먹을 것이 그것밖에 없어 먹은 것도 아니면서, 떡볶이가 맛있어서 먹은 것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이를 불쌍하다 할 사람이 대체 누가 있겠는가. (사진은 베트남 떡볶이)>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떡볶이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떡볶이 광고엔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떡볶이가 맛이 없다는 말을 한 건 광고에 이미 출연한 뒤였다고 말하고 “보통의 광고이면 나는 그 회사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다. 보통의 광고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황교익은 “그 프랜차이즈 회사는 내 이름이 걸려 있는 음식의 매출에 일정의 금액을 떼어내어 결식아동돕기 성금을 냈다. 그 마음이 고마워 광고 사진을 찍었다”면서 “여러 음식 중 떡볶이를 놓고 찍자고 해 그때 ‘나는 늘 떡볶이는 맛없다고 말하니까 알아서 해요’란 말을 분명히 했다. 그 회사는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주는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매출에 도움이 될 만한 모델을 섭외할 뿐이다. 광고 모델도 그 상품과 서비스에 강한 기호도가 있어 섭외에 응하는 것이 아니다. 광고 상품과 서비스에 광고 모델의 기호를 결합시키면서 광고를 소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황교익은 “그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떡볶이를 들고 있는 내 사진을 아직도 걸어두고 있다. 내가 떡볶이가 맛없다고 해도 그 회사의 매출에는 영향이 없다. 정상적인 일이다. 다른 떡볶이 가게들도 내 말과 상관 없이 떡볶이를 여전히 잘 팔고 있을 것”이라면서 “대체 뭐가 문제인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날조된 ‘짤’만 보고 내게 심각한 도덕적 문제가 있는 듯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도덕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하다. 너무 건강해서 문제”라면서 “결식아동 돕기이면 떡볶이는 물론이고 닭강정 광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떡볶이가 맛없다면서 왜 떡볶이 광고는 하셨어요?” 답을 여러 차례 하였음에도 무한반복되는 질문이다. 다시 정리하겠다.

먼저, 떡볶이는 맛없다는 말에 화를 내는 것이 정상적인 감정인가부터 살펴보자.

1. 떡볶이는 나도 먹는다. 여러분도 맛없다면서 먹는 음식이 있지 않는가. 내 입에 꼭 맞는 음식만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2. 여러분 입에는 맛있는데 그걸 누가 맛없다고 하면 화가 나는가. 가령, 자신이 좋아하는 라면이며 순대며 족발에 대해 누군가 맛없다 하면 화가 나는가. 나는 화가 나지 않는다. ‘당신 입맛은 그런가 보네’ 하고 만다. 이게 보통의 감정이다.

3. 왜 ‘떡볶이는 맛없다’는 말에 화가 나는 사람들이 존재할까. 그건 ‘당신 입맛이고’ 하면 그뿐인데 왜들 이럴까. 떡볶이는 맛없다는 말에 화를 내는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해보기 바란다.

다음은 떡볶이 광고 문제이다.

1. 광고주는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매출에 도움이 될 만한 모델을 섭외할 뿐이다. 광고 모델도 그 상품과 서비스에 강한 기호도가 있어 섭외에 응하는 것이 아니다. 광고 상품과 서비스에 광고 모델의 기호를 결합시키면서 광고를 소비할 필요는 없다.

2. 그럼에도 광고 모델은 광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자신의 부정적 기호를 나타내면 안 된다.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몇 배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나도 다수의 광고 모델을 한 바가 있어 이런 계약 내용에는 익숙하다.

3. 내가 나온 떡볶이 광고는 한 프랜차이즈 매장에 붙는 사진 광고이다. 홈피에도 썼다. 순서가 이렇다. 이 떡볶이 광고가 식당에 붙고 나서 한참 후에 “떡볶이는 맛없다”는 말을 수요미식회에서 하였다. 보통의 광고이면 나는 그 회사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다. 보통의 광고가 아니라는 말이다.

4. 그 프랜차이즈 회사는 내 이름이 걸려 있는 음식의 매출에 일정의 금액을 떼어내어 결식아동돕기 성금을 내었다. 그 마음이 고마워 광고 사진을 찍었다. 여러 음식 중에 떡볶이를 놓고 찍자고 하여 그때에 이 말을 분명히 하였다. “나는 늘 떡볶이는 맛없다고 말하니까 알아서 해요.” 그 회사는 괜찮다고 하였다.

5. 그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떡볶이를 들고 있는 내 사진을 아직도 걸어두고 있다. 내가 떡볶이가 맛없다고 하여도 그 회사의 매출에는 영향이 없다. 정상적인 일이다. 다른 떡볶이 가게들도 내 말과 상관 없이 떡볶이를 여전히 잘 팔고 있을 것이다.

6. 대체 뭐가 문제인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 아닌가.

7. 날조된 짤만 보고 내게 심각한 도덕적 문제가 있는 듯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도덕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하다. 너무 건강해서 문제이다. 결식아동돕기이면 떡볶이는 물론이고 닭강정 광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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