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측 "프탈레이트 함유량 공개도 어려워"

유해물질 문제로 일부 지품 자발적 회수에 나선 경동나비엔이 해당 상품의 유해물질 함유량을 파악하지 못해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공나비엔은 전수조사 어려움을 들어 추후에도 유해물질 함유량을 파악 및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경동나비엔 제공)2018.12.6/그린포스트코리아
유해물질 문제로 일부 제품에 대한 자발적 회수조치를 한 경동나비엔이 해당 상품의 유해물질 함유량을 파악하지 못해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공나비엔은 전수조사의 어려움을 들어 추후에도 유해물질 함유량을 파악 및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경동나비엔 제공)2018.12.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경동나비엔이 자사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이 검출될 수 있다며 해당 제품을 회수조치하고 발 빠르게 사과했다. 하지만 경동나비엔은 각 제품의 유해물질 함유량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소비자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6일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문제가 된 온수매트는 현재 회수중이다. 앞서 경동나비엔은 지난 3일 자사 온수매트 제품 일부의 원단이 법적 기준치를 넘긴 ‘프탈레이트’를 함유하고 있다며 자발적 회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회수 대상 제품은 지난 10월 4일부터 19일 사이에 출고된 슬림형 매트로 총 7690장에 달한다. 대개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경동나비엔은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이유가 협력업체의 과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슬림매트 원단을 제조하는 협력업체 중 1곳이 생산라인의 잔류 프탈레이트를 제거하기 위한 공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동나비엔은 최종 제조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발적 회수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동나비엔도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해당 제품이 시장에 나온 직접적인 원인이 본사에 있기 때문이다. 경동나비엔은 문제로 지적된 협력업체의 서류를 다른 업체 서류로 착각해 제품출고를 최종 결정했다. 경동나비엔측은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더 큰 문제는 경동나비엔측의 태도와 출고된 제품의 프탈레이트 함유량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회수조치 대상 중 모든 상품에서 프탈레이트가 기준치 이상 검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문제가 된 매트는 PVC 필름 양면이 코팅처리돼 있어 유해물질이 피부에 직접 닿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측의 해명에도 소비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육아 정보 공유사이트의 한 회원은 자신을 회수 대상 제품 구매자라고 밝히며 “일상용품에서 라돈 등 유해물질이 검출된 사례가 부쩍 늘어 불안하다”며 “경동나비엔 같이 큰 기업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 온수매트에 함유된 프탈레이트는 실제로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 유발물질로 분류된다. 식품 용기나 어린이용 완구제품 등 입에 들어갈 우려가 있는 제품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만약 프탈레이트에 피부가 직접 노출된다면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온수매트 같은 공산품에 대해서는 아직 관리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공산품 관련 기준이 없음에도 경동나비엔이 자진회수에 나선 것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상 침구류나 아동용 섬유에 관한 기준을 자체 품질 기준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에 따르면 화학첨가제인 프탈레이트를 0.1% 이상 함유해서는 안 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교환 대신 환불을 바라고 한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이번에 자발적 회수에 나선 것은 그야말로 리콜 조치”라며 “부품 등에 하자가 발생한 자동차의 무상수리 혹은 교환이 이뤄지는 것과 동일하게 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환불조치는 어렵다는 얘기다.

문제가 된 온수매트가 최대 두 달가량 소비자에 노출된 만큼 각 제품의 유해물질 함유량 확인이 중요하지만 앞으로도 공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동나비엔측이 가능한 빠른 시간에 제품의 회수를 마무리짓겠다고 밝혔지만 문제 제품에 대한 전수조사가 쉽지 않아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아직 제품별 유해물질 함유량 조사 여부를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다만 제품 수가 워낙 많은 탓에 구체적인 조사는 어려울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장은 신속한 회수조치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면서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회수 대상 매트에는 경동나비엔의 로고인 'KD'가 회색 박스 속 흰 글씨로 쓰인 게 특징이다. 이밖에 자세한 내용은 전담 상담번호(1661-4455)로 연락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경동나비엔 카카오톡을 이용한 상담도 가능하며, 업체 공식 홈페이지 및 나비엔 하우스를 통해서도 도움 받을 수 있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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